2005-12-0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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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부동산 대책인 8.31 조치가 나온지도 10주가 지났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것이라고 하고, 시장에서는 매물이 사라지고 있다고도 합니다. 혼란스러운 현재 시장을 실제 자료를 가지고 분석해보겠습니다.

아기곰이 주로 활용하는 시세 데이타는 국민은행(구 주택은행) 것입니다. 물론 다른 부동산 사이트의 시세 및 호가도 매주 점검은 하고 있습니다만 국민은행의 것은 호가보다는 거래 위주의 보수적인 운용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은행에서 대출 한도를 책정할 때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은행측에서는 보수적으로 운용할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세 상승기에는 실제 시장 상황보다 시세가 낮게 표시된다는 단점은 있지만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려는 목적에는 충분히 맞는것 같습니다.

매주 지역별 평당 거래가 및 전세가가 발표되는데, 아기곰의 경우 서울시 24개 자치구와 경기도의 5개 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11월 11일에 발표된 11월 7일자 시세에 따르면 21개 자치구 및 신도시가 8월 31일보다 상승했고, 1군데 (광진구)가 보합, 그리고 7개 자치구 및 신도시(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분당 신도시, 금천구, 중동 신도시)가 하락하였습니다.

지난 9월말에 아기곰 시리즈 65탄에서 말씀드렸던 9개 하락, 1개 보합, 19개 상승과 비교하면 2개 자치구가 하락에서 상승으로 돌아선 것을 알수 있습니다.

물론 하락한 곳보다 상승한 곳이 3배나 많다는 것이 시장 전체가 상승장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하락한 곳의 하락율이 크고, 상승한 곳의 상승율이 미미한 경우 전체 시장은 오히려 하락세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 맞을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맞다”가 아니라 “맞을수도 있다”라고 표현한 것은 통계학적 측면에서는 맞지만, 시장 분석적 측면에서는 적절치 않기 때문입니다.

즉, A라는 지역이 2%내리고, B라는 지역이 1% 올랐을때 보통 언론이나 정부 발표에서는 산술 평균의 수치로 시장 가격이 0.5%내렸다고 표현합니다. 그러면 이 발표를 보는 수요자들은 B지역도 0.5%가 내렸을 것이라고 착각하게되는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과 실제 시장 상황이 왕왕 다를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단순 통계적 측면으로 보아도 현재 시장 상황은 8.31 조치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기간별 분석
기간별로 분석을 해보면, 9월 12일 0.12% 하락으로 시작되었던 시장의 반응은 10월 10일까지는 전주에 비해 조금씩이나마 하락을 그렸습니다. 그러나 10월중에는 바닥을 다지더니 10월 31일과 11월 7일 두 주 연속으로 0.16%라는 비교적 높은 상승율 그리며 시장가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5주간의 하락 분보다 2주간의 상승 분이 큰 누운 L자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8월 31일을 기준으로 누적 변동율을 살펴보아도 10월 10일 0.31% 하락을 바닥으로 점차 회복을 하다가 11월 7일에는 0.09%로 누적 변동율에서도 상승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단순 산술 평균치로보면 8.31 조치는 10주만에 그 약효를 다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역별 분석
그러나 이 정도의 분석으로는 현상을 파악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며, 오히려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마저 있습니다. 그러므로 29개 지역을 몇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서 분석해보겠습니다. 아기곰은 편의상 4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서 시장을 보고 있습니다.

제1그룹은 언론에서 소위 ‘인기지역’으로 부르는 지역입니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강동구, 양천구, 분당 신도시등 7개 지역이 포함되며, 평당 매매가가 1300만원을 초과하며, 평당 전세가는 600만원대인 곳입니다. 양천구만 제외하고는 6개 지역이 주택거래 신고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제2그룹은 광진구, 중구, 성동구, 영등포구, 마포구, 동작구등 6개 지역이 포함되며, 평당 매매가는 1천만원 이상, 평당 전세가는 500만원대인 곳입니다. 지역적으로는 제1그룹 주변에 위치하며, 주거 지역으로 이름난 곳들입니다.

제3그룹은 강서구, 관악구, 평촌 신도시, 동대문구, 성북구, 서대문구, 구로구, 은평구, 일산 신도시등 9개 지역이 포함되며, 평당 매매가는 700만원 이상, 평당 전세가는 400만원대인 곳입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곳으로 매매 회전율이 적고, 매매 수요보다는 임대 수요가 큰 곳들입니다.

제4그룹은 금천구, 강북구, 중동 신도시, 중랑구, 노원구, 도봉구, 산본 신도시등 7개 지역이 포함되며, 평당 매매가는 600만원 이상, 평당 전세가는 300만원대인 곳입니다. 소형 평수의 아파트가 많아 신혼 부부의 수요가 크며,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곳으로 임대 사업용 투자가 많은 곳입니다.

이들 중 8.31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곳은 제1그룹 지역입니다. 8월 31일 대비 11월 7일 현재 1.0%의 평당 매매가가 하락했습니다. 기간별로는 10월 10일에 누적기준 1.7% 하락을 바닥으로 시세 회복중에 있으나, 아직도 8.31 조치 이전 가격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평당 전세가는 4.9% 상승으로 4개 그룹중 가장 높은 상승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매매수요가 줄어든 대신 전세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이들 인기 지역의 매매 수요의 대부분이 투기적 수요라고 하는 정부 주장의 허구성이 여지 없이 들어나는 증거라고 할수 있습니다. 투기적으로 전세를 얻는 사람은 없죠.

비율에서뿐만 아니라 절대 금액면에서도 매매가 하락분 (평당 17만 4천원) 보다는 전세가 상승분 (평당 28만 3천원)이 더 큽니다.

전통적으로 실수요가 강한 제2그룹과 제3그룹은 이번 8.31 조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곳입니다.

11월 7일 현재 제2그룹은 1.1%의 매매가 상승율을 보였고, 제3그룹은 1.0%의 매매가 상승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세가 측면에서는 제2그룹은 2.2%, 제3그룹은 2.4%의 상승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2그룹이나 제3그룹중에서 8.31조치의 영향으로 집값이 내린 곳은 단 한군데도 없습니다.

이에 반해 서민 주거지라 할수 있는 제4그룹은 8.31 조치의 간접적 피해를 입은 곳입니다. 금천구와 중동 신도시가 8.31 조치 이전보다 평당 매매가가 하락을 하는등 전반적인 약세를 보여 7개 지역 평균 매매가가 0.2%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10월 10일 이후 다른 지역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이들 지역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세가도 1.9% 상승하는데 그쳐 4개 그룹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1그룹 대비 양극화는 조금 개선되었다 하더라도 중위권 지역과의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8.31 조치의 영향
실수요자든 투자자이던 시장 참여자 각각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해 낼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의 심리가 100% 반영되는 시장 가격이라는 성적표를 역으로 분석해 보면 시장 참여자의 심리를 어느 정도 추론할 수 있습니다.

8.31 조치가 발표된후 10주가 지난 이 시점에서 시장 가격만을 보고 판단하여 볼때, 8.31 조치중 가장 강력한 영향은 종부세의 확대와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방침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전자는 제1그룹에 후자는 제4그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1그룹중 강남, 서초, 송파 3개구의 경우 웬만한 30평형 이상은 종부세의 영향권에 들수 밖에 없고, 나머지 4개 지역도 40평대의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는 종부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투자 수익율이 떨어진다는 의식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해 종부세 대상 아파트가 거의 없는 제2그룹이나 제3그룹의 경우 8.31조치 발표때부터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4그룹의 약세 현상은 종부세라는 측면보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강화라는 측면에서 해석되어야 합니다. 아기곰이 그 동안 주장해온 ‘사과론’, 즉 ‘두개의 사과를 들고 있는 형에게 하나의 사과를 내놓으라고 하면 작고 덜 익은 사과를 내놓게 된다’는 가설이 다시 한번 증명되고 있습니다.

다주택자를 압박하면 압박할수록 이들이 제1그룹등 상위 그룹에 있는 매물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 제4그룹등의 매물부터 내놓게 됩니다. 이것이 양극화의 또 다른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고착되면 실수요자들도 이들 지역에 대한 매입을 꺼리고, 임대 수요만이 생기게 됩니다. 이들 지역의 매매가를 바춰주었던 것이 임대사업자들이었는데, 8.31조치에 힘(?)입어 발을 서서히 빼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이들 지역이 실거주에 불편하다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29개 지역중 가장 매매가가 저렴한 산본 신도시의 경우는 높은 녹지 비율, 넓은 도로등으로 살기가 편합니다. 특히 수리산 자락에 묻혀있는 8단지의 경우는 새벽에 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장관이어서 아기곰이 ‘노후에 가서 살까’하고 찍어 놓은 곳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신도시 분양시 비슷하게 출발하였던 분당의 시세가 산본의 두배가 넘는 것은 물론, 인근에 붙어있는 평촌 신도시의 시세가 30%나 더 비싼 것이 현실입니다. 산본은 대표적인 저평가 지역의 하나이지만 이런한 현상은 당분간 계속되어지리라 보여집니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정부에서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인이 제거되면 언젠가는 상당한 시세 차익을 거둘수도 있겠지요. 돈의 흐름이란 굉장히 냉정한 것이라서 수익이 예상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뚜렷히 구분하기 때문입니다.

향후의 투자 방향
10월 10일 이후 제1그룹의 시세가 상당히 빨리 회복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급매물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눈치만 살피고 있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전통적 인기 지역인 이 지역의 향방은 종부세의 한도와 관련이 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안대로 국회가 통과된다면 보합세는 당분간 더 이어지게 될것이고, 종부세가 여야 합의에 의해 수정된다면 시장 분위기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제2그룹이나 제3그룹의 경우 8.31 조치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만큼 그 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를 중심으로한 투자를 준비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투자수익율 면에서는 제1그룹 보다 높은 곳이 많습니다.

제4그룹은 불행하게도 현정부의 정책이 변하지 않는한 약세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현정부의 정책 목표가 어쩌면 서민이 최초로 내집 마련하는 곳의 집값을 싸게 만들어서 진입을 쉽게 하려는것에 있을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고위 당국자들이 이런한 언급을 한적도 있죠.)

전반적으로 볼때 10월 초를 기점으로 시장이 바닥을 친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전체 시장 자체가 하락세에 있는지 또는 상승세에 있는지에 지루한 논란을 벌이는 것은 무의미 합니다. 자기와 직접적인 이해 관계가 없는 스포츠 관전하듯이 시장을 보는 사람에게는 흥미거리가 될지는 모르나 실제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에게는 보다 미시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아기곰의 경우 전체 시장에 대한 흐름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글을 쓰고자 자치구 별로 분석을 하였지만, 실수요자의 경우는 동별, 아파트 별로 분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거대한 흐름안에도 많은 틈새 시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거시적인 흐름과 실제 시장의 흐름 모두를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투자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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