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안에 버려졌던(?) 공간들이 입주민을 위한 요긴한 공간으로 속속 탈바꿈하고 있다.
분양 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건설사 간 분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 뼘의 자투리 공간이라도 활용해보려는 치열한 마케팅 전략의 결과다.
◆주변 조망 일품 옥상정원= 지난달 초 인천 청천동 우림아파트에 입주한 배정운(44)씨는 휴일에 25층 아파트 옥상 정원에 오르는 게 취미가 됐다.
맑은 날 북쪽을 바라보면 왼쪽으로는 북한산이, 오른쪽으로는 63빌딩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주변 계양산·원적산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이 아파트는 2개 동(棟)밖에 안돼 녹지 면적이 작은 편. 배씨는 “2개 동 6곳에 조성된 180평 규모의 옥상정원은 녹지가 좁은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을 정도”라며 “날씨가 따뜻해지면 옥상 정원에서 이웃들과 바비큐 파티를 열겠다”고 말했다.
이달 말 입주할 서울 역삼동 ‘대림e-편한세상’도 12개 동의 옥상마다 250~350평 규모 옥상정원이 설치됐다. 김광복(57) 재건축조합장은 “해발 90ｍ 전후의 옥상 정원에서 대모산과 관악산·아차산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이 일품”이라고 말했다.
김종욱 우림건설 이사는 “용적률이 높고 녹지 면적이 적은 도심 아파트에는 옥상 정원이 쓸모가 많다”고 말했다.
◆아파트 내부, 지하 주차장도 쓸모있게= 지하 주차장도 어둡고 삭막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작년 7월 입주한 동수원 월드메르디앙은 지하 주차장 내부 벽면에 폭포광장을 만들었다.
용인 구성읍 동일하이빌은 주차장 한쪽에 입주민을 위한 개별사물함이 설치됐다. 부산 사직동 쌍용스윗닷홈은 지하에 100평 규모의 멀티미디어센터 2곳이 들어선다.
집 안에도 버릴 공간이 없다. 최근 화성 동탄 롯데캐슬은 거실과 작은 방 사이의 자투리 공간에 조경시설·놀이방 등으로 쓸 수 있는 ‘포켓 발코니’를 선보였다.
공간 활용도가 높으면 집값도 비싸다. 역삼동 e-편한세상은 독특한 옥상 정원 등으로 인근 아파트보다 2000만원쯤 비싸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은 “같은 분양가라면 죽은 공간이 적어야 서비스 공간이 많아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05-11-23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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