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업체.市와 40억 보상 대신 공원조성 합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주민들이 4년여에 걸친 시위와 법정다툼 끝에 아파트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녹지'를 살려냈다.

특히 주민들은 법원이 조정권고한 금전적 보상 대신 녹지 보전을 끝까지 요구, 이를 관철해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 용인시와 성복동녹지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성복동 LG빌리지 주민 519명은 2003년 7월 광교산 줄기인 응봉산(해발 232ｍ) 자락에 아파트개발허가가 나자 녹지보존위를 구성, 지난 6월까지 212차례에 걸쳐 대책회의를 갖고 16차례에 걸쳐 연인원 7천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녹지보존위는 또 지난해 3월 용인시를 상대로 건설계획승인취소소송을 법원에 제기, 법정투쟁에 들어갔다.

1심에서 패소한 이후 곧바로 항소했고 서울고법은 지난 7월 "시행사인 ㈜일레븐건설이 주민들에게 40억원을 지급하라"며 조정권고했지만, 주민들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버텼다.

소송에 참여한 주민의 80% 이상이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녹지보전을 원했던 것.

결국 일레븐건설은 지난 10월 18일 아파트건설 예정지 6만8천435㎡의 24%인 1만6천530㎡에 공원을 조성해 용인시에 기부채납키로 주민들과 협의, 소송은 끝을 맺었다.

일레븐건설은 당초 공원조성 부지에 모두 822가구를 짓기로 했으나 177가구가 줄어든 645가구만 건설키로 했다.

임병준(65)성복동녹지보존위원장은 "공원조성 부지는 시가로 6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업체측이 막대한 개발이익까지 포기해 감사하다"며 "항소심 판결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 데 주민들이 한 목소리를 내 4년여의 투쟁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