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확장은 아파트를 분양받고 나서 옵션으로 선택한 것. 몇 년 전 이 옵션을 선택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꼭 해야 하는 것’이라기에 거실과 주방, 아이들방 모두를 확장
했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공간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너무 썰렁
한 느낌을 주기 때문. 특히 주방 쪽은 휑한 느낌까지 더해 수납장을 겸한 낮은 붙박이 의자
까지 만들어야 했을 정도. 그럼에도 아늑한 느낌이 더해지지 않아 고민하다가 커튼과 침구를
하면서 알게 된 인테리어 사무실에 고민을 털어놨더니 디자이너가 그 사이에 커튼을 달라고
제안한 것.
처음엔 커튼을 다는 것이 너무 뜬금없어 보였다. 창에도 커튼이 있는데 뭐하러 또 커튼을 달
아야 하나 싶어서. 하지만 막상 해놓고 보니 중문을 단 것보다 훨씬 따뜻하고 로맨틱한 느낌
을 줘서 무척 만족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공간에도 모두 2중, 3중으로 커튼을 달게 되었다.
이 커튼은 방음이나 기타 등등의 이유보다는 장식적인 의미가 더 크다. 전체 커튼을 하지 않
고, 양쪽 일부만 커튼을 열었을 때처럼 만든 것이 그 이유. 그 작은 폭의 커튼 하나로 공간이
이렇게 아늑해질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 전체 커튼을 가장자리로 밀어둔 것처럼 끈을
묶어두는 것이 더 멋지다.
시공 현
1 커튼의 가로 사이즈는 80cm. 주름이 잡혀야 로맨틱한 느낌이 나기 때문에 140cm짜리
폭을 그대로 살려 만들었다. 커튼 사이즈에 맞는 봉을 사용, 천장에 달았다.
2 커튼은 의자에 앉았을 때 패브릭의 뒷면이 보이는 것이 싫어 광목을 한 겹 더 대서
2중으로 만들었다.
솔직히 거실 베란다 확장은 다소 후회된다. 하지만 아이들방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 않았다면 침대와 책상, 책장, 피아노까지 한 방 안에 들어가기
힘들었을 것.
확장한 베란다 쪽에는 창 밑까지 오픈 책장을 짜넣었다. 이 책장은 ‘ㄱ’자로 만들어서 수납
력을 높인 게 특징. 또 방이 좁기 때문에 가로로 긴 책상 대신 수납장 한쪽에 2인용 탁자
같은 책상을 만들었다. 이렇게 가구 배치를 하고 나자 침대의 위치는 지금의 자리가 아니면
갈 데가 없어진 것.
하지만 그렇게 침대를 두고 나니 공간이 붕 떠 보이는 게 영 정리가 되어
보이지 않았다. 베란다를 확장하면서도 한쪽에 있던 붙박이장은 그대로 남겨져 있었
기 때문에 그것이 드러나 보이는 것도 이상하고 이방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가벽을 세울까
고민하다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로 패브릭을 늘어뜨려 가벽 역할을 하게 하기로 결정. 패
브릭은 아이방에 딱 어울리는 문양으로 선택했다. 가리개 역할이 큰데다 패브릭의 모양도
그림처럼 예뻤기 때문에 주름을 잡지 않고 되도록 패브릭의 그림을 그대로 살려 시공한
점이 특징. 이것 하나로 침대가 한결 안정되게 위치하고 방의 포인트가 되었다.
가구 제작 및 패브릭 시공 현
1 좁은 공간에서는 주름을 잡으면 더 좁아 보이고 답답해 보일 수 있다. 주름 없이
설치하는 거라 패브릭의 무늬도 그림 같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요령.
2 커튼은 무늬 천에 광목을 덧대 두 겹으로 만들었다. 햇빛이 반사되면 무늬가 투과돼
무늬 자체도 흐려지고 방이 더 정신없어 보이기 때문. 게다가 뒤에서 보았을 때도
예뻐야 하므로. 또한 똑 떨어지는 느낌을 주려면 아무래도 패브릭 자체 무게가 좀 있어야 한다.
출처-팟찌닷컴 편집-프로방스집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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