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했던 서울 강남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의 가격은 서울의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싸다는 아파트는 호가 기준으로는 평당 5000만원을 육박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3월 17일 국민은행 자료에서는 강남구 개포 주공 1단지가 평당 5264만원으로 가장 비싼 아파트로 나타났다.

지난 2월에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도곡동 렉슬 43평형 아파트는 3월 들어 일주일동안 1억원이 올라 17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송파구에서는 제2롯데월드 건축 추진의 후광으로 몇 달 전 10억원 문턱을 넘었던 잠실 주공5단지가 13억원을 넘어 14억원을 넘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젠 단지 강남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가령 ‘주거중심형촉진지구’로 개발방안을 검토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 구시가지(목 2,3,4동) 일대의 경우 3~4층짜리 노후 다세대·다가구 및 단독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아직 개발초기의 구상단계인 데다 특별법 적용 여부도 확실치 않은 만큼 위험요인이 적지 않지만 이러한 ‘묻지마 투자’ 행렬은 줄을 섰다. 게다가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주변 군소단지의 중소형 아파트도 덩달아 일주일새 3000만~7000만원 이상 호가가 급등했다.

판교의 후광을 받고 있는 죽전지구를 포함한 인근 용인지역 아파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신봉동 LG자이 33평형은 작년만해도 4억원대였으나 올 들어 판교 기대감으로 호가가 5억원 선으로 뛰었다.

또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들도 뛰어난 조망권과 보안장치 등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되는 요소는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상승률(22.8%)보다 5배 이상 더 오른 수치다.

얼마 전 한 경제지에서 세계 최고로 비싼 주택이 어디인지를 조사했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 위치한 지상 80층짜리 쌍둥이 주상복합 건물인 타임워너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펜트하우스 한 채가 무려 337평 규모인 이곳은 우리나라 돈으로 평당 약 1억3300만원 정도다. 일본의 경우에도 도쿄 도심의 최고급 주거지인 ‘가든힐스’가 평당 6000만원을 호가한다.

이처럼 같은 도시 안에 있더라도

 

공급물량 희소성, 인기학군 등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우월한 입지조건과 주변환경, 입주자끼리 공존되는 커뮤니티 등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다른 지역의 부동산과 차별화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권과 양천구 목동, 일부 지역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역시 이러한 기분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택시장은 이처럼 강남권, 재건축 테마, 초고층 주상복합, 중대형과

신규아파트 중심의 집값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가격 차별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예컨대 2001년 이후 집값 상승률은 경제성장률의 4배를 넘어선 가운데 서울시 25개구 가운데 강남권 아파트 값은 평당 매매가가 2500만원을 호가하는 데 비해 강북권 아파트 값은 평당 800만원대에 머물러 집값 격차가 3배 이상 벌어졌다.

일부 지역의 지난 4~5년간 주택가격 급등세는 급기야 부동산 거품붕괴 우려를 낳았고 지역별, 평형별, 상품별 차별화 현상은 부익부 빈익빈, 소득양극화라는 사회문제를 부각시킬 정도다.

 

차별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소득증가, 도시화, 수도권 인구유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의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주거의 질을 중시하는 고급주택 수요, 명품주거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같은 주택이라도 소비의 효용가치, 주거만족도가 높은 완벽한 입지여건을 갖춘 지역,

고급 주거단지로 상향 이동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이 일부 인기 주택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대로 학군, 교통, 환경면에서 장점이 없거나 보통 이하의 주거여건을 갖춘 지역과 아파트 단지는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이나 모두 기회가 있으면 탈출하려고 한다. 중산층은 더 나은 지역으로, 저소득층은 주거비 절감을 이유로 하향이동을 꾀한다. 수요 감소와 수요의 질적 저하 때문에 집값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강남권 등 인기지역의 아파트 값은 향후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까?

부동산 경기를 전체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과 금리상승,

선진국 집값 거품붕괴 가능성 등으로 집값 및 땅값 상승세가 무한정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조만간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기회복을 앞두고 있고 430조원이 넘는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 주변에 대기하고 있어 부동산 가격의 급락, 폭락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블루칩 성격의 강남권 등 인기지역의 경우는 초과수요,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로 매물부족 속에 재건축 억제로 향후 주택공급 기능마저 마비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재건축억제 정책 등으로 단기적으론 투기적 가수요가 줄겠지만 신규 분양 및 새 아파트 입주물량도 함께 감소한다. 이에 따라 2003년 이후 정부의 강남권 집값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공급물량 및 매물이 줄어들면서 학군이전 수요, 직장이전 수요에다 소위 신분상승을 노린 중산층 수요와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고급주거 수요가 가세하면서 집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역별 라이프사이클상 향후 10년간은 강남권 집값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물론 ‘부동산 거품 풍괴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14일 발표한 ‘주택가격의 거품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가격이 숨가쁘게 오르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서울 한강 이남 11개 구의 아파트 가격은 이자율, 임대소득, 세금 등을 고려해 산출한 적정(균형) 가격에 비해 13.7% 높아 상당한 거품이 끼어 있는 것으로 발표했다.

5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1억원 가량은 거품이라는 이야기다. 부동산 가격이 지금은 머리 꼭대기에 이르지는 않았더라도 어깨 수준을 지난 것은 분명해 보이므로 이제부턴 향후 거품붕괴, 하락국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거품 붕괴론이 있기는 하지만 강남권 등 인기지역의 중대형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고급주택, 재건축 지분, 분양권 등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10년간은 서울 강남권, 용산과 뚝섬지역, 판교를 중심으로 한 용인지역 등 3개 권역 내의 아파트가 시장 주도주, 대장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 초고층 주상복합은 경기상황 및 정책변화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움직임으로써 ‘무풍지대’로 남을 것이다. 정부 규제대책이 이들 지역에서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규제의 힘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란 뜻이다.

 

서울 강북권을 강남처럼 살기 좋게 하거나 강남을 대체할 대규모 신도시를 만들기 전에는 강남권 집값을 떨어뜨리기는 어렵다.

앞으로 정부 규제가 계속 나올 경우 집값 상승을 억제하는 가운데 시장 차별화는 더욱 가속화하고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상응하는 투자전략과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특히 개발호재가 넉넉한 지역과 연계된 지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고급 주거지역으로 위상을 갖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 도곡동을 포함해 반포, 대치, 잠실 등이 가격을 주도하는 다(多)핵심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RE멤버스 대표 고종완님글.중앙 조인스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