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촌(15)]‘젊은 부촌’ 수원 영통

수원 영통은 1.5기 미니신도시이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건설된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입주가 한창이던 지난 92년 사업이 시작돼 그로부터 5년이 지난 97년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조성됐다.

총 개발 면적은 98만6000평으로 인근 용인 죽전지구보다 조금 작지만 전체 거주인구는 9만 9500여명으로 30%정도 더 많다. 1기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초기 분양률이 다소 저조했고 입주 초반에는 교통 및 편익시설의 부재로 베드타운을 면치 못했다. 그랬던 이곳이 입주한지 10년이 다돼가면서 성숙한 뉴타운으로 변모하고 있다.

더 나아가 판교와 광교신도시 더블 호재와 오는 2008년 서울~용인 고속도로에 이은 2010년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호재 등으로 수도권 남부지역의 대표 부촌의 반열을 넘보고 있다.

평당 400만원대에 분양됐던 이 지역 아파트값은 중대형 평형의 경우 이미 평당 1100만원선까지 치솟아 명실상부한 수원의 고급 아파트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영통 1동 박래헌 동장은 "영통1동의 경우 전체 거주민 가운데 중대형 평형에 거주하는30%정도가 부유층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중심상업지구와 신분당선 영통역 예정지 등과 가까워 7단지 살구골 현대아파트는 이 지역 최고의 아파트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37평의 매매가가 5억원, 50평의 경우 6억 5000만원선으로 지난해말보다도 각각 5000만~1억원정도더 올랐다. 이어 청명산자락에 자리잡은 4단지 삼성래미안과 건영 단지가 최고의 반열에 올라 트리플 부촌으로 인식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중앙상업시설이 인접해 있는 등 편익시설이 제대로 갖춰지고, 삼성 연구단지 등 배후수요가 탄탄한 만큼 수원 제1의 주거단지로 확고한 위치를 잡았다”며 광교신도시 아파트가 평당 1200만~1300만원대에 분양되면 동반 상승할 여지가 많다"고분석했다. 실제로 남쪽으로 인접한 동탄신도시의 아파트가 평당 800만~900만원대에 공급되면서 영통과 신영통단지의 아파트는 재차 상승, 1000만원대를 웃도는 계기가 됐다.

이곳이 처음 부촌으로 불리기 시작한 때는 지난 90년대후반. 수원 토박이인 영통 주민 신모씨(50)는 "당시 매탄동현대와 삼성아파트, 권선동 등 구시가지의 단독주택에 거주하던 부자들이 대거 이주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촌이 형성됐다"고 회고했다.

김진표 부총리, 축구 국가대표 이운재 골키퍼 등이 현재 영통 4단지에 살고 있으며 송종국, 김도훈 선수 등도 한때 이곳 주민이었다. 중심상업지구내 국민은행 영통지점 이승식 VIP팀장은 "용인 흥덕, 파주, 남양주등지에서 토지보상을 받았거나 삼성 스톡옵션을 보유한 40~50대젊은 부호가 50%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정기예금이나 단기성 상품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고,대부분 부동산 투자 대기자금인 것으로 전해졌다.

1기 신도시와 적잖이 닮았으면서도 구별되는 영통지구만의 특징은 경희대생들과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살다보니 주민들의 평균 연령이 29.7세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는 점. 때문에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해 수원 지역 최대의학원가가 형성돼있다. 삼성 홈플러스 주변으로 삼성맨 등 직장인들과 어린이,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학원이 곳곳에 들어서 있으며 경희대에서 수원역 방향 대로변에는보습학원이 밀집해있다. 시청 부근에는 입시학원들이 많다.외국인 학교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와함께 구매력도 높은 편. 덕분에 삼성 홈플러스 수원영통 지점은 전국 매출 3위를 달리는 효자 점포이다. 삼성홈플러스 수원영통점 홍보판촉팀 김봉진 씨는 "다른 매장과 비슷한 규모인데도 충성도 높은 중산층 30~40대 맞벌이 부부들을 주고객층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을 겨냥, 즉석 먹거리나 유아용품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