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3일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에서 재건축 초과이익을 환수해야 한 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정부는 오는 28일 부동산실무기획단회의를 열어 전문가 의견을 수렴 한 후 30일 고위당정협의에서 '8ㆍ31후속 재건축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당정은 23일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재건축 개발이익을 최고 50%까지 환수하되 지역 에 따라 환수비율을 차등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 개발이익 최고 50% 환수＝주택도시연구원이 지난 2월 열린우리당 부동산기획단 회의에서 제시한 개발이익 환수방안은 재건축사업에 따라 늘어난 용적률에다 땅값 을 반영해 '재건축 개발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개발이익 환수비율은 △전액 △25% △10~40% 누진적용 등 3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열린우리당과 정부는 이를 근거로 지난 23일 비공개회의에서 재건축개발이익을 최 고 50%까지 환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따라서 환수비율은 지역에 따라 10~50% 또는 25~50%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기획단의 한 의원은 "재건축 과열지구의 경우 개발이익의 최고 50%까지를 환수하고 과열 정도에 따라 환수비율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 했다.

당정은 이 밖에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사업절차 투명화 △재건축 사업승인권 조정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중이다.

◆ 쟁점은 뭔가＝개발이익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사업 전 시점'을 언제로 잡느 냐가 최대 논란거리다.

재건축사업승인 시점을 기준으로 하느냐, 기본계획수립 시 점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개발이익 규모가 크게 달라지고 부과대상도 크게 차 이가 난다.

열린우리당 부동산기획단 관계자는 "기본계획 수립 때부터 값이 급등하기 때문에 개발이익을 계산해 부담금을 철저히 물려야 효과가 크지만 일부 의원들은 재건축 사업승인이 난 시점부터 개발이익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담금 부과 방식도 당정간 의견조율이 필요하다.

용적률 증가분에 땅값을 반영해 개발이익을 계산하는 방법 대신 재건축에 따른 사 업이익 즉, 집값 상승분 자체에 부담금을 물려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정부측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재건축사업이익에 직접 부담금을 매기면 아파트 가격상승을 직접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재건축 후 가격이 하락하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대상지 역도 특정지역에 국한하면 조세저항은 줄일 수 있지만 지역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 될 수 있다.

또 일부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방안의 경우 위헌시비가 일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아직 합의되지 않는 부분도 있어 30일 고위당정협의에서는 재건축 개 발이익 환수의 큰 그림을 제시하고 구체적 시행방안은 추가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 장도 있다"고 전했다.

◆ 전문가들 "중복 규제 철폐해야"＝김경환 서강대 교수는 "개발이익 환수의 목적 이 주택시장 안정이라면 재건축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다른 규제는 풀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금도 용적률 규제와 소형평형ㆍ임대주택 의무비율 등을 통해 정부가 개발이익을 규제하고 있는 상태"라며 "만일 이런 규제를 풀지 않고 개발이익만 환 수하려 들면 재건축이 되지 않아 주택시장에 도움이 전혀 안된다"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도 "여러가지 중복규제는 오히려 주택공급을 억제 하는 부작용이 있다"며 "개발이익은 철저히 환수하되 주택공급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이 기회에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재오 기자 / 이진우 기자 / 홍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