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안개속이다. 대내외 경제상황이 쉽게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도 앞을 내다보기 쉽지 않다.

매도자들 사이에선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지만 매수자들은 아직 더 두고 봐야겠다는 심리가 강해 매수세가 따라 붙질 않는다. 가격 차이만 벌어지고 있다.

제2롯데월드 확정된 송파구 오름세

지난해 말부터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 제2롯데월드 건설, 투지기역 해제 예정 등 호재거리가 발표될 때마다 기대감에 호가가 오르고 거래도 많이 이뤄졌다.

하지만 매수 대기자들의 자금줄을 죄고 있는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연일 미뤄지면서 다시 거래량이나 시세 움직임도 상당히 둔화된 상태다. 다만 정부가 최근 잠실에 제2롯데월드 건립을 확정하면서 송파구만 최근 호가만 오르고 있다.

목동은 지난해 말까지 쌓여있던 급매물이 소화된 뒤 가격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이 지역은 다음달 9호선 개통을 앞두고 일부 역세권 편입 단지, 중소형 아파트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강북은 하락세…거래 아직 겨울잠

강북 지역의 사정은 강남보다 좋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 강북지역은 노원·도봉·강북구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했다.

강남에 비해 아파트값이 저렴했고 재개발·뉴타운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던 것이다.

하지만 단기간 급등해 일부 거품이 있다는 지적과 지난해 가을부터 경제가 경색되면서 강북 지역은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선지 오래다.

서울 강남권과 함께 버블세븐에 속했던 용인·분당·과천·평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용인·분당은 지난해 집값 하락 영향으로 매매가는 물론 전셋값이 크게 내려 역전세난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현재 1~2월 저가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뒤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저가 매물이 소화되면서 가격대가 오르고 있지만 매수자들의 가격 저항이 만만치 않다.

관건은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매수세가 쉽게 달라붙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매수자들은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돼야 움직일 생각이지만 매도자들은 이미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매수자들과 매도자들간의 희망가격에 차이가 있어 거래시장이 활발하지 않다.전문가들은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돼야 매수세가 움직이면서 짙은 안개가 걷히지 않겠느냐"고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