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부동산 거래가의 2%인 취득세와 등록세를 1%로 낮추기로 한 거래세 감면 범위가 '1가구 1주택자'의 대체거래로 제한되고, 시행 시기도 내년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부동산 취득ㆍ등록세 인하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감세정책의 하나로 제시된 바 있다. 2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당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ㆍ등록세를 1%포인트 인하하기로 했으나 이를 모든 부동산 거래에 적용하기보다는 1주택자가 다른 주택을 구입해 옮겨가는 '대체거래'에만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양도세의 실질적인 인하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취득ㆍ등록세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주택 거래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행안부 관계자는 "최근 장기 보유 주택에 대해 양도세 감면을 발표했지만 이것이 실제 주택 거래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분석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두 사안의 연관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전면적으로 거래세를 감면하기는 힘들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무리한 거래세 감세는 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자체의 재정만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행안부 판단이다. 행안부는 "거래세를 1%포인트 줄이면 1조5100억원가량 지방세 수입이 감소한다"며 "주택 거래 활성화라는 취지도 달성하지 못한 채 지자체 재정만 악화시킬 수 있어 적용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취득ㆍ등록세가 지방세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2008년 예산 기준)은 32%에 달한다. 특히 행안부가 올 하반기로 예정했던 시행 시점도 미루기로 해 감면안의 폐기도 배제할 수 없다.

행안부 관계자는 "다각적인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일단 상반기 중 국회 처리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지방세법 개정안에서 거래세 감세 부분을 제외할 것"이라면서 "대운하도 국정과제에서 빠졌는데 거래세 인하도 여건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고 말해 그같은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행안부는 그 대신 올 7월부터 지방의 자주재원 확충을 위한 지방소득세ㆍ지방소비세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는 상반기 국회에 제출될 지방세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그동안 거래세 감소에 따른 지자체 손실보전 차원에서 이들 세금을 연계 도입하기로 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가 시급한 만큼 거래세와는 별도로 법 개정 절차를 밟기로 한 것이다.

소득세 중 누진 부분을 뺀 기초 부분을 지방소득세로 넘겨받거나 부가가치세의 10~20% 또는 소매ㆍ음식ㆍ숙박업 등 일정 세원을 지방소비세로 넘겨받는 대신 지방 세수가 늘어난 만큼 국고 보조 등을 덜 받는 내용이다. 행안부는 신설되는 세수 규모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행안부는 "기획재정부에서 반대하고 있지만 대통령도 두 가지 세금 신설의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강한 추진 의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