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예고한대로 서브프라임과 한국의 부동산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올 상반기에 조금씩 드러났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위험도가 8월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외신의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란 일전에 어느 분이 써주신 것처럼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말하는 것입니다.
신용이 미흡하거나 우량하지 못한 자에 대해 주택 구매시 담보대출을 해준 것입니다.

이런 대출을 이용한 사람들은 갓 이민온 제3세계 사람들이거나 히스패닉 불법입국자 등 전통적으로 중하층 생활자입니다. 이들에게 주택을 담보로 대출한 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의 핵심입니다.

이들은 신용이 좋은 메이저 은행이나 주요 펀드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단지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줬습니다.

불과 2-3년전 한국 제1금융권에서 특정 우량 아파트에 대해 시가의 80-90%로 대출한 것과 비슷한 행위입니다.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우량은행의 론이 아니라 우리나라로 말하면 저축은행의 담보대출 같은 것입니다.

이런 담보대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넓습니다.
캐나다처럼 집 지을 곳이 한정된 땅덩어리의 나라가 아닙니다.

따라서 일정기간 상승한 뒤에 조정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미국 부동산 상승기가 일단락되고 조정기에 들어서자 이 위기가 불거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부동산의 상승 배경을 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얼마전부터 그린스펀 미연준리 전의장이 인플레에 대한 경고를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4-5년간 미국 부동산의 상승을 이끈 인물이 미연준리 의장인 그린스펀이었습니다.

미국은 사실 지난 30년간 약간의 조정기간을 빼놓고는 끝없는 호황이었습니다.

레이거노믹스로 알려진 레이건 재임 시절은 10년간 호황이었습니다.조지 부시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부시 전대통령 재임시절만 조금 정체했습니다.

이는 세계경기의 휴지기와 제1차 이라크 전쟁 등 때문입니다.

이어 등장한 클린턴 대통령 재임시절 미국은 유례없는 호황에 접어듭니다.

지난 96,97년에는 지나가던 개도 취직할 수있다는 말이 돌 정도로 호황이었습니다.이 기간중에 히스패닉의 불법입국도 매우 성행했습니다.

하지만 IT로 통칭되는 밀레니엄 거품이 꺼지며 클린턴 시대가 막을 내리자 미국은 급격한 경기냉각이라는 두려움에 직면합니다.이를 정면돌파하기로 마음 먹은 그린스펀은 반세기만의 최저금리로 금리를 인하합니다.그리고 부동산,즉 자산 상승을 부채질합니다.

그결과 미국의 부동산 가격은 2000년말 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도시 전지역에 걸쳐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이를 비집고 영업행위를 한 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같은 비우량 담보대출 행위입니다.

미국에 오래 사신 분을 잘 아시겠지만,미국에는 대체로 주택담보대출시 원리금 일정비율의 상환을 원칙으로 합니다.

하지만 워낙 부동산 값이 오르자 이자만 부담해도 대출을 무한정 해주는 모럴헤저드 행위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돈에는 눈이나 도덕이 없고 오직 돈밖에 없다는 금융권의 논리였습니다.발빠른 투자자는 치고 빠지기식 투자로 떼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3년전 한국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개탄하며 이를 문제삼겠다고 한 것이 이를 두고 한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발언 당시 국내 대부분 부동산 전문가들은 물론,정치권의 대학교수 출신 비례대표 의원들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국내경제를 망가뜨리는 발언이라고 문제시하겠다고 했었죠.
  
이토록 이자만 내도 되는 대출이 성행했던 것이 부동산 조정기에 들어서자 문제가 됐습니다.

집 값은 하락을 거듭하고 이자를 낼만큼 소득이 충분하지 못한 중하위 소득계층이 연체하기 시작합니다.조정을 넘어 부동산 가격이 속락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빌려준 원금에도 못미치는 부동산이 출현하기 시작한 게 올 여름입니다.

지금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 등 전통적 부동산강세 지역도 경매물건이 넘쳐납니다.

서브프라임 2차 위기가 터지자 영국의 중앙은행까지 나서 위기 진화에 나섰습니다.

드러난 금액은 1천억 달러 내외로 적을 지 몰라도 조기진화를 못한다면 연쇄고리처럼 맞물려 자국의 우량금융사는 물론 주식시장까지 망가질까 하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이는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지금 미국의 주식시장이 힘겨운 상승을 거듭하는 이면에는 경기냉각과 금융위기,이를 막으려는 미 정부와 세계 자본의  기싸움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봅니다.

미국은 IT버블 붕괴이후 급속한 경기냉각을 어느 정도 방치해도 지금쯤 굳건히 성장했을 텐데 왜 그린스펀을 내세워 이런 무리수를 두었을까.

첫번째로는 미국의 끊임없는 승리욕심이라고 봅니다.미국은 레이건의 전성시대를 앞세워 공산권 붕괴라는 국제정치질서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공산권이 도미노로 붕괴되자 이제는 유일한 가상 적인 중국이 등장합니다.

중국의 확장을 막고 미국의 지위를 굳건히 하기 위해 중국과의 헤게모니 쟁탈이 필연적이었습니다.제 개인적 의견을 피력한다면 미국은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부담을 갖고 강자로 인정하고 시작한 외교가 먼훗날에는 치명타가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남북한과 미중 4자회담을 미국이 스스로 인정한 것을 보면 이같은 추론이 가능합니다.

두번째는 앞서 언급했듯 부시의 욕심 때문입니다.부시는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아버지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버지처럼 이라크 전을 치렀고 이라크 점령에는 성공했으나 후속대책 불발로 국내외로부터 부시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이를 무마하고 자신의 임기중에 정치 경제적으로 강력한 미국을 건설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정부는 이와 달랐습니다.욕 먹더라도 금융을 규제하고 사회복지에 주력했습니다.이것이 실패일지 성공일지는 모르나 본인 개인적 욕심이 크게 개입되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이왕 떨어진 지지율,그 것에 얽매이지 않고 욕을 먹더라도 밀어부친 꼴이 됐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 현재로서는 결과적으로 잘한 행위가 된 듯 보입니다.사실 정부에서 금융규제를 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은 매우 어려웠을 것입니다.한국의 금융기관들은 아직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고,더욱이 정부의 규제조치가 한둘 느슨해진 사이 극심한 자사,자은행 이기주의에 빠졌던 게 사실입니다.

정부에서조차 손을 놓았다면 지금쯤 그 후유증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김영삼 정권의 반면교사이기도 합니다.

당시 한국호의 수장은 주가만이 경제현상의 전부인지 알고,국민소득 2만달러에 집착하며 원화환율 강세를 고수했습니다.

이로 인해 세계 투기자본의 아시아 공략이 시작되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모든 것을 내줍니다.그로 인해 지금 우리는 매우 힘든 길을 가고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습니다.

그렇다면 서브프라임 사태 등의 금융위기가 언제나 진정될까?
외신의 관측대로 최소한 1년 늦으면 2년입니다.이 위기가 해소되기전에는 다음 정권에서도 금융규제는 풀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이번 노무현,그 이전의 김대중 정권의 예를 보듯 욕을 먹는 것은 당대 정권입니다.

김영삼 정부가 망친 경제를 김대중 정부가 치유하기 위해 카드 남발이라는 무리수를 두었고,김대중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띄운 부동산 정책과 카드신용문제로 인해 노무현 정권이 원망을 들었습니다.이게 모든 핵심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은 진실이고 핵심이기도 합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해소되고 미국경기의 호황과 세계경제의 호황이 다시 시작될 기미가 보이면 그때는 한국의 부동산은 다시 상승할 것입니다.그 때가 되어서야 강남 용산을 비롯한 블루칩 그리고 옐로칩 할 것없이 레벨업이 될 수있다고 봅니다.

다만 한국의 부동산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계속 오르기 위해서는 한국의 경제가 성공하고 한국이 매력적 투자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을 것입니다.

상해나 싱가포르를 갈 필요도 없습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나 조호바루 등도 한번 보십시오.외국의 도움없이 외환위기를 자력 극복하고 미약하게 나마 성장궤도에 들어선 말레이시아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서양의 투기자본이나 서방의 요구대로 개혁 개방하지 않더라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외국에서 이를 알아주고 투자한다는 것,그 길이 외롭고 힘들더라도 그게 세상상이의 진실일지 모릅니다.

말레이시아가 자원부국이면 한국은 인력부국이고,남북한 경제협력시 자원부국이 되기도 하지요.

한국의 부동산 특히 블루칩들이 최소한 1년간은 쉽게 상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누누이 이야기 한 것은 이같은 국내외 사정 때문입니다.2년뒤 본격 상승하기 시작할 무렵에는 트렌드에서 쓴 것처럼 광역철도와 국지적 개발이 완료되거나 공사에 들어가 시장은 또 다르게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한꺼번에 오르기는 힘들어 보이나,유동성의 과다로 인해 크게 내리지 않을 것이며 국지적으로 상승하는 지역은 꾸준히 나올 것입니다.

투자인지 교체인지,안정된 블루칩인지 수익률인지, 최초 내집 마련인지 잘 가늠하시고 항상 부동산 시장을 주시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한트랜드/한상분 님, 2007.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