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판교이후 유망지역* 6곳을 주목하라

▲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서울 은평 뉴타운

‘판교 이후, 어디로 가야 하나?’ 올해 분양시장의 최대 승부처였던 경기도 판교 신도시 2차 분양이 끝났다. 이제 관심은 ‘판교 이후’로 쏠리고 있다. 판교만 바라보고 청약통장을 묵히기엔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탓이다.

최근 서울 은평 뉴타운과 경기 파주·운정신도시에서 불붙은 고(高)분양가 논란이 주변 집값을 자극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지난 8월 말부터 시작된 전셋값 상승도 매매가를 부추길 기세다. 정부는 각종 고강도 규제를 무기로 집값 안정을 장담했지만, 4분기(10~12월) 집값 전망은 안개 속에 있다. 청약통장을 언제, 어느 곳에 쓸지를 잘 저울질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다행히 입지여건이 좋은 택지지구나 신도시 분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2008년 시행 예정인 ‘청약가점제(무주택기간·부양가족수 등에 가점을 부여해 당첨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 혜택을 받는 무주택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은 적극 청약할 필요가 있다고 대부분의 전문가는 말한다. 판교 이후 유망 단지와 집값 전망을 전문가 7명에게 물었다.

우선 “내년까지 유망한 단지 3곳을 우선순위대로 꼽아달라”고 물었다. 전문가들은 줠경기 용인 성복·상현 줠서울 은평 뉴타운 줠용인 흥덕 줠경기 동탄 신도시 줠경기 성남 도촌지구 줠경기 파주·운정 신도시 등 6곳을 꼽았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꼽힌 곳은 경기 용인 성복·상현으로, 7명 모두 투자 유망 지역으로 선택했다. “판교와 가까워 판교 분양에서 떨어진 이들의 대체 수요가 몰릴 수 있고, 인근의 광교 신도시 개발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유였다. 6명이 꼽은 서울 은평 뉴타운이 그 뒤를 이었다.

“뉴타운 중 첫 분양이고, 녹지율이 높아 쾌적한 편”이란 이유가 많았다. 용인 흥덕지구와 동탄 신도시는 각각 3명, 성남 도촌과 파주·운정 신도시는 각각 1명씩 꼽았다. 내년 이후 유망 지역으로는 7명 모두 서울 송파 신도시와 경기 광교 신도시를 꼽았다. 입지나 규모 면에서 필적할 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었다.

4분기 집값 전망에 대해선 7명 중 5명이 ‘오른다’고 답했다. ‘1~2% 상승’이 4명, ‘3~4% 상승’이 1명이었다. 저스트알의 김우희 상무는 “이미 시장에서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된데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소폭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 실험도 부동산 시장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시장이 중소형평형 중심의 실수요 시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머지 2명은 ‘1~2% 하락’ 또는 ‘변동 없음’을 전망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내년에 시작되는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重課)조치를 피하기 위한 매물이 나오면서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부동산 전문가 7명 설문(가나다순)

▲ 내년 이후 유망단지는 7명 모두 광교 신도시와 송파 신도시 선택

①경기 용인 성복·상현

판교 신도시와 광교 신도시 중간에 위치, ‘후광(後光)효과’를 노릴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성복동은 대형 평수가 몰려 ‘용인의 강남’으로 부각될 수 있다. 서울~용인간 고속도로(2008년 개통 예정), 분당 정자동과 광교 신도시를 잇는 신분당선 연장구간(2014년 개통 예정)이 개통되면 만성적인 교통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신분당선 연장구간이 뚫리면 광교 신도시에서 서울 강남까지 33분대에 들어갈 수 있다.
민간 택지여서 전매제한·채권입찰제·분양가상한제 등에서 자유롭다. GS건설이 3000여가구를 10~11월쯤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주민과의 소송 문제가 걸려 있어 올해 분양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GS건설이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았으니 사업승인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내놓은 상태. 1심 판결이 10월 중으로 예정돼 있으나 항소심까지 갈 공산이 커 올해 분양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상현동에서 860가구를 내년에 분양할 예정이다.

②은평 뉴타운

서울 은평구 일원 105만평 규모로, 뉴타운 중에선 첫 분양 물량이 나올 곳이다. 일반 재개발과 달리 공공택지 개발처럼 기반시설을 갖추고 짓는다는 장점이 있다. 녹지율이 30% 내외로 2기 신도시인 동탄(24%)보다 높고, 북한산국립공원과 가까워 환경은 좋은 편이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서울 서북부권에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초 10월에 1지구 2000여가구를 일반분양하려다 고분양가(평당 최고 1523만원) 논란에 휩싸이면서 서울시가 분양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도시개발방식으로 개발돼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입주 이후 전매가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임대아파트 비중이 높아 분양아파트로만 구성된 1지구 B공구 13·14단지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건설해 공급하는 공공아파트를 공정의 80% 이상이 진행된 이후 분양(후분양제)키로 한 만큼 1지구 분양시기는 내년 9~10월쯤이 될 전망이다. 1지구 공정률은 현재 20%선이다. 그러나 후분양제를 해도 그 사이 금융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분양가가 낮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③경기 용인 흥덕지구

65만평 규모의 택지개발 지구. 수원 영통지구(100만평)와 광교 신도시(341만평) 사이에 위치해 있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영통·광교와 연결돼 전체적으로 500만평 규모의 주거벨트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용인고속도로, 신분당선 연장구간 개통의 혜택을 입을 수 있는 곳이다.

총 공급물량인 9180가구(단독 1233가구 포함) 가운데 올해 12월 경남기업이 2개 블록에서 913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올해 나오는 물량이 첫 분양이며, 내년에도 분양이 이어진다. 올 공급물량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입주 후에 전매가 가능하다.

④경기 동탄 신도시

▲ 동탄 신도시에 들어설 주상복합 메타폴리스 조감도

270만평 규모인 동탄 신도시에서 일반아파트 분양은 다 끝났다. 시범단지가 내년 초에 입주할 예정이다. 다만 동탄의 마지막 분양 물량으로 주상복합이 남아 있다. 포스코건설이 10월 중에 동탄 신도시 복합단지 내에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40~98평형 1266가구 규모다. 2만9000평 규모로 중앙공원과 가까운 곳에 들어설 예정. 스피드뱅크 김광석 실장은 “분당의 정자동과 비슷한 고급 주상복합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⑤경기 성남 도촌지구

주택공사가 성남 중원구 일원 24만2000평에 조성하는 국민임대주택단지. 입지가 좋아 ‘미니 판교’로 불린다. 분당 야탑역에서 차로 10분 이내에 닿을 수 있어 분당의 기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총 공급주택 5242가구 중 국민임대가 차지하는 비중(2759가구)이 절반 이상이다.

올 11월 처음으로 B1블록에서 30, 33평형 408가구가 분양된다. 상업용지와 초등학교 입지가 가까운 편이다. 청약저축 가입자만 청약할 수 있다. 내년에도 중소형 633가구가 공급될 예정. 올해와 내년에 나오는 중소형 물량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입주 후 전매가 가능하다.

⑥경기 파주·운정 신도시

최근 한라비발디 청약접수가 끝나 올해 분양 물량은 없다. 내년에 벽산·동문·우림건설 등이 총 7000여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LG필립스 LCD공장, 파주 출판도시 등의 개발호재가 있다. 또 인근 일산 거주자 중에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있어 인구 유입은 계속될 전망이다. 교통 체증 문제가 있으나, 일산 집값이 오를 경우 따라 오를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⑦송파 신도시

서울 강남의 특성상 마지막 남은 대규모 개발지로 최대 관심지역이다. 판교에 버금가는 250만평 규모인데다, 무엇보다 교육·교통·생활여건이 뛰어난 강남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9년부터 중대형 2만가구를 포함해, 총 4만6000여가구가 공급된다. 공급가구수의 절반 이상이 임대주택으로 나온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서울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조성될 대단위 택지지구인데다 앞으로의 개발가능성을 감안할 때 최대 관심지역”이라고 말했다. 2008년 시행 예정인 청약가점제 적용을 받는다.

⑧광교 신도시

수원 이의·원천동, 용인 상현동 등 341만평 규모로 공급가구 수는 총 2만4000가구에 이른다. 규모로는 분당 신도시(594만평) 다음가는 대규모다. 아파트의 40% 가량을 중대형으로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계획상으로는 2007년 12월 첫 분양예정이다. 인근의 흥덕지구, 영통 등과 연계돼 대규모 주거벨트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 수도권 주요 지역 분양 예정 물량

* 전매제한 강화조치 피해가는 단지 골라라

지난 3월에 분양한 판교 신도시 중소형 물량은 전매가 제한돼 계약 체결일로부터 10년간 집을 팔지 못한다. 정부가 지난 2월 24일 공공택지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강화, 전용 25.7평 이하는 수도권의 경우 종전 5년에서 10년, 지방은 3년에서 5년으로 각각 늘린 탓이다. 그러나 같은 공공택지이면서도 올해 11월에 분양하는 성남 도촌지구의 중소형 물량은 입주 이후에 바로 집을 팔 수 있다.

도촌지구 물량이 판교보다 늦게 나오면서도 강화된 전매제한 조치를 적용받지 않는 것은 사업계획 승인을 빨리 받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전매제한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주택에만 해당된다.

분양가상한제는 2005년 3월 이후 사업계획승인을 받는 공공택지 중소형주택부터 적용됐다. 그러나 도촌지구 중소형 물량은 2004년 10월에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고, 그 덕에 강화된 전매제한 규정도 적용받지 않는 것이다. 다만 이곳은 투기과열지구(수도권 대부분이 포함)에 적용되는 전매제한 조치(소유권이전등기 시까지)만 받는다. 같은 이유로 공공택지인 용인 흥덕에서 올 12월 분양하는 물량도 입주 때까지만 전매제한을 받는다.

전매제한 기간 차이는 소비자에겐 중요하다. 이 기간이 짧을수록 아파트 유동성이 좋아진다. 보다 빨리 프리미엄을 붙여 팔고 갈아타기를 할 수 있고, 대출로 인한 자금부담도 덜 수 있다. 올해 공공택지 분양 물량 중에는 이런 혜택을 볼 수 있는 곳이 많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원규 기자 wkcho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