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엄동설한(嚴冬雪寒)에 걸 맞는 겨울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겨울에도 언 땅과 눈 위를 박차고 나와 꽃을 피우는 야생화가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겨울 추위가 끝물일 때 꽃을 피우지만 말입니다.

이번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부동산시장 침체의 끝이 어디인지,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꿈틀대는 정중동(靜中動) 상황에서 부자들의 반격을, 서민들의 진퇴양난 입장과 비교해 소개합니다.

부자들의 반격

부자들은 지난 3개월간 정부(한국은행)가 주도한 저금리의 역습에 부자들이 당황하다 이내 진정하고 반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09년 들어 1월부터 단기 금융상품에 예치한 유동자금을 부동산으로 옮기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은행 예금이자가 지난해 말 7%대에서 1월 들어 4%대로 급락했습니다.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3.5% 예상)과 비슷한 '실질 금리 제로 시대'에 접어든 것입니다.

이는 한국은행의 공격적인 정책금리 인하책에서 비롯됐습니다. 지난해 12월 초 정책금리를 1%포인트 인하한 후에 다시 한 달 만에 1월에 0.5%포인트를 내렸습니다. 역대 최저치인 2.5%까지 낮췄습니다. 2009년에는 정책금리가 1.5% 안팎 수준까지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시중금리의 기준인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지난해 10월말 6.05%을 고점으로 해서 1월 13일 현재 3.18%로 거의 반토막이 난 상태입니다. 

국고채와 CD 등 금리가 폭락하면서 이자소득이 급감하자 부자들은 안전한 투자처에 맡긴 자금 일부를 현금화해 부동산 자산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낚시로 치자면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에 입질이 시작된 것입니다.

부자들은 바닥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최소한 무릎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습니다. 우선 상가 오피스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을 중심으로 매입하거나 매입타이밍을 저울질 하고 있습니다.

주택의 경우 부자들은 1998년과 달리 양도소득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로 인해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대주택사업을 위한 주택과 재건축 단지, 미분양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분양의 경우 건설사와 담판을 짓고 분양가에 최고 30% 할인해 대량매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진퇴양난

서민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실질 소득 감소로 인해 부동산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확히는 임금 삭감, 해고 두려움 등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될 대로 위축돼 부동산에 투자할 의지를 보일 수 없는 형편입니다. 결국 서민들은 2009년에는 가계 소비를 줄이면서 살아남는데 주력을 하고 있습니다.

내집마련 또는 갈아타려는 중산층조차도 집값이 바닥칠 때까지 더 기다려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최고가 대비 40% 이상 아파트값이 떨어져도 말입니다.

청약통장을 통한 내집마련 실수요자도 좀처럼 청약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근 아파트값보다 분양가가 비싼 미분양 물량이 워낙 많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프리미엄은 붙지 않고 이자 부담만 늘어날까봐 청약에 매우 소극적입니다.

여기에 은행들이 대출금을 회수하고 대출한도를 축소하고 있어 서민들은 초저금리 기조로 이자 부담이 줄어든 기회를 이용, 주택담보대출을 지렛대 삼아 내집마련을 하고 싶어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12% 수준까지 높이기 위해 신한은행의 경우 2008년 12월부터 전 영업점에 1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은 본점 승인을 받도록 했습니다.

또 대출금리에 연동되는 CD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반면 은행마다 적용하는 가산금리는  높아져 대출이자가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대출한도액도 담보 가치 하락과 은행의 보수적 대출정책으로 인해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 사이 다섯 차례에 걸쳐 2.75%포인트 내리고 CD 금리도 1월 들어 3%대 초반으로 낮아졌지만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여전히 6%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CD금리 가산금리로 결정되는 주택담보대출 이자 중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3% 안팎으로 높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담보대출 한도액도 투기지역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 3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비투기지역도 50% 이상 받기가 힘든 실정입니다.

결론적으로 서민의 입장에서는 2009년 1월 현재 내집마련을 할 의지도 없고, 여력도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미국 경기후퇴(recession) 기간이 2007년 12월부터 12개월 동안 지속돼 2차 세계대전 이후 3번째로 오래되고 있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올 상반기까지 경기후퇴가 계속돼도 전후 최장 기록을 경신한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부동산 시장도 바닥에 가까이 왔다는 것입니다.

부자들은 미래를 위해 매일 준비하고 빈자들은 매일 정신없이 뛰어다닐 뿐입니다. 정신이 없으면 절대로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정신 차리고 매일 미래를 준비해야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