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10 16:36

http://blog.drapt.com/asi0530/81155195391145

자료출처 : 닥터아파트 > 오윤섭의 부자노트

원문출처 : http://www.drapt.com/know/index.htm?page_name=rich_note_view&menu_key=9&uid=397

주택 채권입찰제가 7년만에 부활돼 9월에 분양하는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물량에 첫 적용됩니다. 채권입찰제는 2006년 2월 24일부터 사업승인 신청을 하는 전국 모든 공공택지의 25.7평 초과 공동주택에 대해 적용됩니다. 전매제한은 계약일로부터 수도권은 5년, 기타는 3년입니다. 채권입찰제는 1983년 5월부터 16년간 시행되다 지난 1999년 7월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폐지됐습니다. 이번에 부활된 채권입찰제는 적용 대상이 종전에는 투기과열지구(분양가와 인근 아파트 실거래가 차이가 30% 이상일 경우 시장 군수가 지정)에서, 공공택지 25.7평 초과에만 적용된다는 점이 다릅니다.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에 첫 적용되는 채권입찰제 부활을 계기로 과거 채권입찰제 역사를 통해 주택시장을 전망해보겠습니다. 1. 집값은 오히려 올랐다 채권입찰제가 적용된 단지(인근 단지 포함)는 물론 적용되지 않은 단지도 집값은 안정되지 않고 오히려 올랐습니다. 채권입찰제를 시행한 이유는 아파트 투기를 방지하고 시세차익을 없애 집값을 안정시키는데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역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채권입찰제 도입으로 순위보다 채권상한액까지 채권액을 많이 써낸 청약자가 당첨되는 투기적 수요 시장이 조성됨에 따라 분양직후 단기적으로 프리미엄이 폭등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근 아파트가격까지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초래했습니다.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수요시장이 아닌 당첨확률을 높이는 채권액 써내기 경쟁심리로 투기자 수요시장으로 변질됐습니다. 채권입찰제가 시행된 80, 90년대에도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분양가격 상한제(82~89년 시행. 전용면적 25.7평을 기준으로 나눠 평당 분양가 상한선을 정부에서 정함)와 원가연동제(89년~98년. 택지비 건축비 적정이윤으로 분양가 책정)가 잇따라 시행됐으나 청약 당첨자가 채권액으로 늘어난 초기 자금부담액을 시장가격(프리미엄)에 고스란히 반영함으로써 분양된 아파트 는 물론 인근 집값까지 상승하게 했습니다. 이번 채권입찰제 대상 아파트에도 분양가를 규제하기 위해 분양가상한제(분양가= 택지비 정부가 정한 표준건축비(적정 이윤 포함) 지하층 건축비, 발코니 확장비, 주민복지시설 설치비 등 가산비용)가 적용되지만 과거 역사에서도 보듯이 결과적으로 채권입찰제 도입은 분양가 상승(정확히는 인기 단지에서 최고액 즉 채권상한액을 써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의 중대형 선호도가 80, 90년대보다 더욱 높아졌다는 점에서 투기적 수요에 실수요적 수요까지 겹쳐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 도미노 현상을 부채질 할 것입니다. 2. 서민의 내집마련은 힘들어졌다 이번 채권입찰제 도입 때와 마찬가지로 과거에도 정부는 계약자의 채권부담액으로 확보된 자금을 임대주택을 대량 공급,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활용하는데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공급실적은 기대에 못 미친 바 있습니다. 80, 90년에 주택공급물량 총량은 늘었으나 이는 채권입찰제 도입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경기 활황 및 수도권 2백만가구 건설 등 정부 주도의 주택공급정책에 따른 것입니다. 과거 채권입찰제 도입은 주택시장을 왜곡시켰습니다.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적 수요를 유발하고 주택 과소비를 확산시키는 등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초래했습니다. 이로 인해 집값 상승에다 서민이 필요로 하는 주택이 제때에 공급되지 못해 내집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소비자(청약저축 등 청약통장 가입자)와 공급자(주택건설업체) 모두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바 있습니다. 이같은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선 정부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업체가 지역별 도심권에 중대형 장기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금리 인상, 주택담보대출규제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내집마련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또 9월 판교 중대형 분양을 보면서 치솟는 실질분양가(분양가 채권부담액)와 인근 아파트값을 보면서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질 것입니다. 한편 이번 채권입찰제 도입 과정에서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은 서민의 주택이 아니라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25.7평 초과는 투기자 즉 있는 자들이 분양받는 아파트이므로 이들에게 시세차익을 채권부담액으로 받아내 서민들을 위한 국민임대주택 건설자금에 쓴다는 논리가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서민은 38평형 40평형 45평형에 입주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까? 진정으로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을 하겠다면 21세기에 걸맞는 시장친화적이며 장기적인 주택정책이 시급합니다. 3. 주택공급의 양과 질 모두 떨어졌다 과거 채권입찰제 역사에서 채권입찰제는 궁극적으로 주택공급 위축 또는 감소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채권입찰제 원가연동제 등 분양가 규제는 경기가 위축되는 경우 주택공급물량을 격감시키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규제가 심하면 주택건설업체는 시장 대비가 아닌 시장 순응적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 80년대 90년대 투기과열지구에 채권입찰제가 도입된후 주택공급이 왜 줄어들 수 밖에 없었는가를 한번 살펴봅시다. 공급자인 건설업체에게 수익은 전적으로 분양가에서 나옵니다. 땅을 사고 모델하우스를 짓고 광고를 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선투입한 뒤 분양을 하면 계약자로부터 계약금과 공정에 따른 중도금, 잔금을 받아 수익을 얻게 됩니다. 이 돈으로 공사를 진행하구요. 하지만 분양가 채권상한액으로 분양가(실질분양가) 체제가 이원화된 채권입찰제에서 정부에 귀속되는 채권부담액으로 분양가는 인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정부의 분양가격 상한제와 원가연동제의 규제를 받아 분양가를 책정함으로써 수익성이 악화됐습니다. 채권입찰제는 정부가 건설업체의 수익이 너무 많고 투기를 억제한다며 건설업체 수익의 일부를 소비자(분양가규제로 인한 인하효과)와 정부(채권부담액)에 강제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 채권입찰제로 청약자의 초기부담(계약금 20% 채권부담액)이 크게 늘어나 계약율이 떨어진데다 동호수 당첨후 비로열층에 당첨된 청약자의 미계약율이 높아지면서 주택건설업체의 채산성이 악화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업체들은 이익을 내기 위해 품질이 낮거나 규격미달의 자재를 사용하는 등 건축비를 낮춰 부실시공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채권입찰제가 공공택지 25.7평 초과에 한해 적용된다고 하나 동호수는 물론이거니와 층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복불복(福不福) 또는 로또식으로 채권상한액을 기준으로 채권액을 써내야 하므로 비로열층에 당첨된 청약자의 미계약율이 높아질 것입니다. 또 지방 등 비인기지역의 경우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업체들이 낮은 분양가 및 계약율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져 택지 분양을 포기하거나 분양받은 택지 계약을 해지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의 판교신도시 채권입찰제 보도자료에 따르더라도 45평형의 경우 실질분양가(분양가 5억원 채권부담액 1억5천만원)가 6억5천만원인데 이중 건설업체의 몫인 분양가 5억원은 시세(정부 자료 7억원)의 71.4% 수준으로 종전 인근 시세의 100~120% 수준에 책정한 분양가에 크게 못 미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이는 주택건설부진으로 이어질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합니다. 채권입찰제는 과거의 역사를 보더라도 실패한 주택정책입니다. 단기적인 미봉책이나 부작용은 큰 정책입니다. 오윤섭의 부자노트 독자께서는 과거의 역사를 통해 채권입찰제에 따른 주택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꿰뚫어 봐야 합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