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지역에 강남 못지않은 고급 주거지가 속속 조성되고 있다. 용산과 뚝섬, 한남동 단국대 부지다. 풍성한 개발재료와 한강변이라는 지리적 이점 등을 갖추고 대형 크기의 고급주택들이 대거 들어설 예정이어서 ‘명품 주거지’로 주목을 끈다.

업체들이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을 서두르고 있어 이들 지역에서 연말이나 내년 초 분양이 한꺼번에 쏟아질 것으로 보여 어느 지역이 더 유망할지 관심이다.

용산과 뚝섬은 서울시의 강북 개발 프로젝트의 중심에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초고층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이미 상당수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한강변에 위치해 있어 일부 가구에서는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남동 단국대 부지 13만5855㎡는 고급 빌라 600여 가구가 들어선다. 개발이 완료되면 이미 고급 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는 인근의 유엔빌리지와 함께 한남동의 대표 고급 주거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개발 바람 부는 용산

서울에서 가장 높은 150층 빌딩, 한강과 대규모 공원으로 둘러싸인 곳. 8~10년 후 서울 용산의 모습이다. 용산은 지금 국제업무지구와 수변도시, 민족공원 등을 갖춘 서울 대표 지역으로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국제업무지구에는 지상 150층 가량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전망이다. 서부 이촌동 지역에는 국제여객터미널을 세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서울 용산에서 배를 타고 상해•천진•청도 등 중국의 주요 연안 도시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시의 생각이다.

용산역 앞 집창촌 일대 전면지구도 도심재개발을 통해 지상 40층 규모의 주상복합타운으로 바뀐다. 용산역 건너편 국제빌딩 주변은 지상 30~40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다.

이 같은 개발 바람을 타고 용산 일대의 땅•집값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용산역 주변 재개발 지역의 땅값은 ㎡당 4545만원을 넘어섰다. 8월 말께 입주하는 한강로의 용산시티파크 주상복합아파트에는 분양가만큼의 웃돈이 붙었다. 9억4500만원에 분양된 181㎡(A타입)는 현재 14억6700만~16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한강변 역세권으로 개발

성동구 성수동 뚝섬 일대 435만2300여 ㎡는 2015년까지 직주 근접의 도심형 신도시(가칭 성수신도시)로 개발된다. 이곳에는 현재 소규모 노후 공장들이 밀집한 준공업지역과 노후 불량주택 밀집지역, 골재 공장지역으로 이뤄져 있다.

이곳이 2015년께에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촌과 첨단산업단지, 복합 문화타운으로 탈바꿈한다. 한강변에 위치한 노후주택 밀집지역 56만4300㎡는 서울숲과 연계된 고급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삼표골재 부지에는 초고층 빌딩 건립이 추진된다. 성동구 여기에 자동차테마파크나 문화•비즈니스 시설이 어우러진 초고층 복합 문화타운을 조성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뚝섬 땅값은 ㎡당 대략 1363만원 선이 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체 등은 2005년 서울시로부터 이 땅을 ㎡당 1909만~2343만원 선에 사들였다.

뚝섬 주변의 아파트값은 현재 ㎡당 606만원을 호가한다. 뚝섬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대림로지빌 아파트 102㎡는 현재 5억7000만~6억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2005년 1월에는 3억3000만~4억1000만원에 거래되던 아파트다.

한남동 단국대 부지

용산구 한남동 일대의 단국대학교가 9월 용인 죽전지구에 새 캠퍼스를 마련해 옮겨감에 따라 한남동 단국대 부지는 고급 빌라단지로 탈바꿈한다.

지난 10여 년간 공회전을 거듭해 오던 단국대 부지 개발 사업은 서울시가 이곳을 학교용지에서 해제함으로써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개발 업체 측은 내년 1~3월 중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용산구의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이곳에는 기준 용적률 128.12%(상한 150%)를 적용받아 3층짜리 고급 빌라와 5~12층 저층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전체 면적 가운데 공동주택은 88.6%. 나머지는 공원과 공공공지, 복지시설 등 기반시설이 들어선다.

개발 업체 측의 개발계획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주로 211~350㎡의 대형이 들어설 전망이다. 중소형 의무비율 때문에 85㎡도 1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미 고급 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는 단국대 부지 인근의 유엔빌리지 내 고급 빌라는 현재 30억~50억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들 빌라들은 주로 개인들이 지어 일반에 팔고 있다.

지역•상품마다 장•단점 또렷

때문에 대형 건설업체가 고급 빌라를 체계적으로 개발하면 단숨에 한남동의 대표 고급 주거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한남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대형 업체가 대규모 용지를 체계적으로 개발하게 되면 한남동은 물론 서울시 전체를 대표하는 고급 주거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국대 부지는 그러나 저층으로 개발되는 데다 한강변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 한강 조망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남동 S공인 관계자는 “한남동을 대표하는 고급 주거지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유엔빌리지 내 일부 빌라 등을 뛰어 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산에는 서울을 대표하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촌이 형성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서울 강남 등지의 주상복합아파트를 능가할 것으로 본다.

유엔알 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강남 일대의 주상복합촌은 성숙기를 지나 숙성기로 접어든 반면 용산은 이제 성숙기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며 “용산 개발이 완료되는 8~10년 뒤에는 강남 일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상복합갈까 저층 빌라 갈까?

한강로 신화공인 정훈 사장도 “용산역 주변 재개발 지분값이 이미 ㎡당 4545만원을 넘어섰다”며 “개발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용산 일대 주상복합아파트도 ㎡당 3000만원까지는 무난히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산 주상복합아파트는 현재 ㎡당 1100만원 선이다.

용산은 그러나 아직 도로 등의 기반시설이 부족한 게 흠이다. 또 향후 8~10년간 단계적으로 개발될 예정이어서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는 공사현장에서 살아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뚝섬도 서울 여느 지역에 뒤지지 않는 고급 주거지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데다 대규모 서울숲 공원을 끼고 있어서다. 지금은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이 약간 먼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지만 2010년께 분당선 연장선 성수역이 개통되면 한강변의 역세권 주거지가 된다.

생활편리성 면에서는 용산이나 뚝섬이 나을 것 같다. 입주민을 위한 각종 생활편의시설이 함께 들어가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주로 들어서는 데다 주변이 체계적으로 개발되기 때문이다. 특히 업무•주거•상업시설이 함께 건설돼 한 곳에서 일상 생활의 대부분의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경변에 위치해 있어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것과 대규모 공원을 끼고 있는 것도 용산과 뚝섬의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주상복합아파트의 특성상 자연환기 등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적어도 주거의 쾌적성 면에서는 단국대 부지에 들어서는 저층 빌라가 나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이 곳은 한강변이 아닌 데다 저층이어서 한강 조망은 어려울 것 같다.또 주변이 동시에 개발되는 게 아니어서 생활편의시설 등은 용산이나 뚝섬에 비해 뒤질 것 같다.

교통여건은 세 곳이 모두 비슷하다. 용산은 서울 지하철 1•4•6호선과 경부고속철도 등 철로가 풍부하고, 단국대 부지는 경부고속도로와 바로 연결된다. 강변북로 진출입도 쉬운 편이다.

뚝섬은 동부간선도로와 강변북로에 둘러싸여 있다. 때문에 이들 도로와 연결되는 중앙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 내부순환도로 등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2010년에는 분당선 연장선 성수역도 들어선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사장은 “세 지역이 입지여건이나 상품 면에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지역 어떤 상품이 인기를 끌지 속단하기 어렵다”며 “수요자들은 각 지역 및 상품, 가격 등을 꼼꼼히 분석한 뒤 자신에게 맞는 곳을 골라 청약에 사서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