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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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3가지 조건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계절적으로 여름 비수기에 접어들고 있으나 일부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가격이 오르는 추세로 반전되고 있다. 정부는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고 초고층빌딩이 허가가 날 것이라는 헛소문이 호재로 작용, 일부 재건축아파트의 호가가 오르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시장 수요는 이미 도심권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동동탄신도시 등 수도권 신도시에 대한 실망감이 주택수요층의 눈길을 재차 도심권으로 향하게 만든 것이다.
또 한국주택학회 등 주택 관련 학회나 단체가 잇따라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통한 도시재생사업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나선 데 이어, 정부도 도시정비사업이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나 법규의 개선을 검토 중이다. 따라서 그동안 위축됐던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재생사업 활성화의 당위성은 크게 두 가지. 우선 노화된 도시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필연적인 도시리스트럭처링 프로그램이다. 공동화 현상을 막고 도시의 질을 높이는 절대적인 정책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도시화나 산업화로 도시의 에너지가 떨어진 대부분의 해외 선진 도시에서 이 같은 재생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대 도시정책의 가장 핵심 프로그램으로 자릴 잡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또 부족한 택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중요한 주택정책의 수단이다. 개발가능면적이 매우 제한된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고민해야할 정책이 아닐수 없다. 낡은 도심권을 개발해 직주근접의 주택수요나 고품질 주택을 원하는 교체 수요를 수용함으로써 주택난을 해소하는 기여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비록 신도시처럼 한꺼번에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 공급확대정책에 직접적인 효험을 발휘하지 못하고 이해관계나 행정절차상 시일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은 있지만 여전히 토지를 재활용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역시 고무적이다.
이 같은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사업은 참여정부 들어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당한 게 사실이다. 가격상승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부담금 등 20가지에 달하는 각종 규제와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부조리, 투기적 수요로 인한 사회적 냉대(?) 등이 겹치면서 방치되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3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제정된 이래 연 9만여가구에 달했던 서울권 도시정비사업단지의 아파트의 공급이 급속하게 줄어 1만여가구 수준으로 낮아진 게 이를 밑받침해 준다.
뒤늦게나마 정부나 관련업계, 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다만 이번 활성화 방안이 행정편의적이 아니라 투명성 제고와 실질적인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예컨대 정비계획 수립이나 초기 자금 조달, 주민 동의, 공공기관 역할, 임대주택 인수조건, 주민대표기구 운영 등 추진상의 많은 문제점과 불투명한 규정 등이 대폭 수술되어야 한다.
특히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공기관의 역할을 대폭 강화하고 정비 기본계획 수립시부터 토지분할이나 신증축 등 투기 행위 방지를 위한 대책을 명시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또 정비계획수립 등 지자체의 의무사항을 주민에게 떠넘겨 주민제안형 사업 위주로 시행하거나 초기사업 추진 경비 조달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등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 구성 시기를 정비구역 지정 이후로 바꾸고 조합원의 운영기본경비 납부 의무화, 동의 방식 절차 간소화, 조합원 자격 강화도 아울러 필요하다.
도시 재생사업이 갈등과 분쟁, 주택가격을 폭등시키는 주범이 아니라 탄력을 잃은 도심에 에너지를 재차 불어넣는 신선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무엇보다도 무계획하게 추진 중인 수도권 신도시 건설로 인한 국토의 훼손과 낭비를 막는 보류 역할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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