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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과 총재님의 ‘여수 땅 사랑’ |부동산노트

2009-05-2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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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정몽구·통일교 등 소유토지 세계박람회 기회로 땅값 상승 기대

지난 5월 11일 여수시로 들어가는 초입 격인 여수공항로 주변은 공사현장을 오가는 덤프트럭의 굉음과 뿌연 먼지들로 가득했다. 여수공항 맞은편 산자락엔 순천에서 이어지는 자동차전용도로 공사가 한창으로, 2011년 완공되면 현재 이렇다 할 진입로가 없는 여수시의 관문이 될 것으로 보였다.

마침 다음날은 '2012여수세계박람회(여수엑스포)' 개최를 정확하게 3년 앞두고 한승수 총리와 관계부처 장관, 지자체장들이 지원위원회를 열기 위해 여수를 찾을 예정. 때문에 여수공항에서 시내까지 거리 곳곳엔 교통경찰들이 교통통제 연습을 하고 있었다. 월드컵(11조5000억 원)과 맞먹는 12조3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는 세계박람회 준비가 착착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삼성·현대·GS·통일교 "나도 여수 지주"

2012여수엑스포는 서울올림픽(1988년), 대전엑스포(1993년), 한·일월드컵(2002년)에 이어 개최되는 국가적 행사다. 무엇보다 인프라 확충 등 지역 발전을 기대하는 여수시민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지만, 여수엑스포 유치에 물심양면 앞장섰던 기업들도 그 '단맛'에 거는 기대가 크다.

기업들이 노리는 여수엑스포 수혜는 SOC 등 각종 사업 참여가 우선이다. 여수엑스포로 10조 원을 넘는 생산 효과와 5만 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기업으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공사판인 것이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측면의 기대감도 존재하는데, 바로 여수엑스포 개최 발표 이전에 매입해두었던 토지 등 막대한 부동산 차익이다.

현재 여수지역의 땅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은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이 대표적이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2005년 2월 여수시 소라면 사곡리 궁항마을 임야 6필지 2만1120㎡(6400평)을 사들였고, 2006년 12월엔 인근 무인도인 모개도 등 8필지 6만2700㎡(1만9000평)을 매입했다.

여수엑스포 유치의 최대 공로자로 꼽히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여수시 율촌면 봉전리 땅을 갖고 있으며,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상무도 이 전 회장이 소유한 섬 건너편에 개인 명의로 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여수공단에 입주한 삼양그룹의 삼남석유화학, 한화그룹의 한화석유화학, 금호그룹금호석유화학, 삼성그룹의 제일모직, GS그룹의 GS칼텍스가 여수지역에 법인 명의의 땅을 소유하고 있어 차후 땅값 상승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12년 세계엑스포를 계기로 여수가 추진하는 다도해의 세계 관광단지 프로젝트에 가장 많은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통일교 관계사인 일상해양산업이다. 여수시 소호동에서 오션리조트를 운영하며, 화양면 일대에 해양·레저타운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일상해양산업은 대단위 관광사업을 통한 이윤은 물론, 여의도보다 큰 1만65㎢(305만 평) 상당의 부지를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이건희 섬' 모개도, 묏자리 또는 영빈관?

이건희 전 회장이 2004년 매입해 2년 후 자신 명의로 등기신고를 하면서 알려진 여수시 소라면 사곡리 일대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곳이다. 여수시청에서 승용차로 15분 정도 거리지만 전형적인 반농반어 마을로, 산중턱에서 고라니가 뛰노는 모습이 보일 정도. 특히 모개도의 경우 하늘에서 본 모습이 제대로 선 '하트(♡)' 모양이어서 방송을 여러 번 타기도 했다. "아마 한반도를 다 뒤져도 이런 희한한 섬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마을 사람들이 말이다.

활처럼 휘어진 지형이라 하여 이름붙은 궁항마을. 이곳에서 만난 김재선 사곡4구 이장은 "궁항마을은 여수만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며, 특히 다도해 사이로 지는 일몰이 아름다워 사진 작가들이 몰리는 곳"이라며 "4년 전 이 전 회장의 구입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일대 부동산 값이 뛰기도 했다"고 말했다.

2009년 1월 기준 궁항마을의 공시지가는 임야와 전답, 대지에 따라 다르지만 공히 3.3㎡(1평)당 3만 원 이하 수준. 이 전 회장이 매입한 궁항마을 해안 끝 쪽 임야와 모개도의 가격은 이중 가장 낮아 1만 원에 못 미친다. 2004년 매입 당시 공시지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2차 매입 당시 6만2700여㎡(1만9000여 평)을 7억2000만 원 정도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3.3㎡당 4만 원 정도. 주변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궁항마을의 경우 3.3㎡당 5만~15만 원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다. 여수시에 자리한 한 부동산중개소 대표는 "길이 끊어지고 임야지대라 이건희 전 회장이 매입할 당시에도 공시지가는 현재 수준 정도였는데 약간 웃돈을 주고 산 것으로 안다"며 "이후 소문이 퍼지면서 가격이 급등해 최고 4배까지 뛰기도 했지만 지금은 거품이 꺼진 상태로 이 전 회장 땅의 경우 3.3㎡당 5만 원 정도가 호가"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거래가 없어 정확한 매매가는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부동산 시세 차익은 없다는 설명. 그렇다면 이건희 전 회장은 무엇 때문에 연고도 없는 여수까지 내려와 토지와 무인도를 매입했을까? 궁항마을 옆 장척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곳의 터를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래도록 이장을 지냈다는 김모씨는 "그룹이 수조 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주식만으로도 엄청난 부를 가진 사람이 이 시골까지 와서 땅투기를 하겠느냐"라며 "당시 헬기를 타고 이 주변 상공을 여러 차례 돌 만큼 풍수를 따졌고, 이때 유명한 지관이 동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궁항마을 야산과 모개도 매입 이후 4년이 되도록 별다른 개발 움직임이 없는 것에 대해 삼성 측 반응은 "이 전 회장 개인이 매입한 부동산으로 그룹 차원에서 그 의중을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짐작하는 궁항마을 야산의 용도는 '묏자리'다.

궁항마을의 김 이장은 "구입 당시 그룹 연수원 용도라는 말이 돌긴 했지만 우리 생각으로는 개인 별장이라면 모를까 그룹 연수원을 짓기엔 터가 좁다"며 "이 전 회장이 구입한 마을 끝자락 임야와 모개도엔 이곳 문중들의 묘가 10여 기 정도 있었는데 모두 정리했다"고 말했다. 장척마을에서 만난 일단의 노인들도 "이 전 회장이 산 땅은 명당으로 소문나 궁항마을 주민들과 외지인들이 묏자리로 눈여겨본 곳"이라며 "모개도를 산 것도 묏자리 전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 소재의 부동산개발업자들은 이 섬의 용도를 '영빈관'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2012년 여수엑스포 기간 중 삼성 측이 국내외 귀빈을 모시기 위한 접견별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 모개도는 경사가 완만한 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건축이 용이하며, 해안가엔 하얀 백사장도 갖추고 있어 영빈관을 짓기에 적당하다는 평이다. 한 재계 인사도 "여수 엑스포가 유치되면 행사장과 가까운 곳에 바이어를 특별히 대접할 공간이 필요할 것이고, 일종의 리조트 같은 영빈관이 지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매입한 땅의 경우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부지의 전면적인 개발이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게 부동산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 전 회장 외에도 사곡리 땅엔 의외의 주인이 등장한다. GS칼텍스 대표이사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상무. 정유사업을 하는 GS칼텍스는 석유공업단지가 있는 여수시에 토지 14만1389㎡(4만2845평)를 가지고 있다. 허 상무가 보유한 땅은 이건희 전 회장의 모개도와 마주 보는 해안가다. 허 상무는 이 전 회장이 섬을 산 지 한 달 뒤인 2005년 1월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 관광개발은 날개를 달고

이들 재벌그룹들 못지않게 여수 땅에 깊숙이 진출한 곳은 문선명 총재가 이끌고 있는 통일교 관계사 일상해양산업이다. 현재 일상해양산업은 이건희 전 회장의 땅 소재지인 소라면과 접한 화양면에 부지를 매입하고 관광단지 개발을 착수한 상태다. 일상해양산업은 이 부지에 화양복합관광단지(여수시 화양면), 디오션리조트(여수시 소호동), 골프장, 호텔, 승마클럽 등 위락시설을 대규모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총 사업비 1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일상해양산업 '동북아 해양관광 허브'를 목표로 추진하는 여수 화양복합관광단지 조성공사는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일단 '선도사업' 격인 골프 아일랜드 지구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돼 내년 12월 정도면 화양면 안포리와 장수리 일원에 18홀 규모의 골프장과 별장형 콘도 등이 조성된다.

소호동에 건설한 디오션리조트는 이미 남해안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얕은 산중턱 높이에 위치해 여수 신항 앞의 가막만과 다도해가 보이고, 여수시청에서 차로 7~8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지난해 7월 개장한 이후 반 년 만에 흑자를 달성한 것. 디오션리조트는 여수시 소호동 해안가 11만8800㎡(3만6000평)에 자리하는데, 지상 7층·지하 4층의 콘도미니엄과 스파시설을 갖춘 물놀이장이 있다. 20층 규모의 오성급 호텔은 여수엑스포 개최 전인 2011년 개장을 목표로 건설 중. "입소문이 빠르게 번지면서 여수·광양·순천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는 게 일성해양산업 측 설명이다. 최근에는 여수 거문도에 첫 관광호텔을 건립하는 삽을 뜨기도 했다. 디오션 거문도 리조트에는 사업비 500억 원을 들여 거문도 덕촌마을 바닷가 부지 3만3612㎡(1만180평)에 지상 3층, 지하 3층 규모의 관광호텔과 콘도, 대규모 해수풀장 등을 만든다. 내년 말 준공 예정.

여수에는 일상해양산업 외에도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재단법인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 등 통일교 재단이 토지와 건물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문선명 총재 또한 국내에 체류할 때는 통일교 시설들이 밀집한 가평에 머물면서 전용 헬기로 서울과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 해양 복합레저단지 건설 현장을 오가며 회의를 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일상해양산업 측은 "일본과 중국 등을 대상으로 해양관광사업을 펼치기 위한 장기적 안목에서 여수를 선택한 것"이라며 "여수가 가진 인프라야말로 최대의 관광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여수 땅 소유 유명인은 또 누가 있나

여수시 화양지구와 이웃한 율촌면∼소라면을 잇는 해안가와 섬은 수려한 경관 덕분에 일찌감치 외지인의 토지 매입이 종종 있었던 곳이다. 이 지역은 한때 여수 엑스포 개최지 확정과 맞물려 부동산 투기 열풍이 일기도 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유명인들의 섬 매입 등이 알려지면서 이곳 일대 땅값이 20만∼30만 원으로 2∼5배 올랐다"고 전했다.

유명인으로는 탤런트 최불암씨를 들 수 있다. 최씨는 이건희 전 회장과 이웃한 섬 중 하나인 소라면 사곡리의 복개도를 보유하다가 2002년께 이 섬을 서울의 한 부동산업자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복개도는 만조가 되면 섬이 되었다가 썰물 때면 육지인 장척마을과 다시 연결되는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 이곳 역시 '일몰'이 장관으로, 복개도와 모개도 사이의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일몰 광경을 구경하기 위해 매년 연말이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주변 광장은 '해넘이 관광지'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이 섬들 주변엔 각종 패류가 풍성하고, 낙지도 유명하다.

복개도와 모개도 사이에 자리한 장구도는 최근 몇 년 동안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때문에 "실제로는 이 회장이 구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것. 하지만 사곡리 4개 마을 이장들에게 확인 결과, 2004년 이후 이건희 전 회장 명의의 추가 매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시 관계자 또한 "이 회장이 구입한 땅은 자연환경보존지구와 수자원보호구역으로 묶여 건축과 개발행위가 규제돼 있다"며 "각종 설만 난무할 뿐이지 어떤 방법으로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여수개발에 참여한 일본 투자단도 눈에 띈다. 지난해 3월 1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일본투자단이 전남 여수시 화양면에 개발 중인 '화양지구 종합해양관광레저단지'에 대한 투자를 저울질하기 위해 연달아 현지를 방문한 것. 일상해양산업이 민단 및 조총련계 한인 자본과 일본 자본의 투자를 이끌기 위해 1만 명의 투자단을 초청했는데, 이후 Onmost, Glitter star 등 소수의 외국투자회사뿐 아니라 일본 자본도 여수개발 프로젝트에 가세했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

< 여수·조득진 기자 chodj21@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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