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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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 위기가 왜 발생했을까?
일시적으로 경기가 둔화되든 아니면 위기가 발생하든 관계없이 경제는 네 가지 국면 중 하나에 속한다.
가장 약한 것이 단순한 금융 불안.
미국의 블랙 먼데이 같이 시장에 비정상적인 긴장 상태가 조성되어 금융 시장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것인데 실물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긴장 상태가 해소되면 시장은 곧 원상태로 돌아가는데 이번은 단순 금융 불안 상황 이상이다.
가장 강도가 센 것은 대공황(Great Depression).
디플레이션에 경기 침체가 겹치고 여기에 정책 능력마저 바닥이 드러나면서 나타나는데 빠른 시간에 심각한 형태로 진행된다. 이번에 금융 위기가 발생하자 일부에서 1930년 대공황과 비교하는 분석이 있었다.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잘못된 비교를 할 경우 결론은 ‘대공황 때보다 나으니 문제가 없다’ 거나 억지로 ‘대공황 때와 비슷하다’로 모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도 현 국면과 비교가 안되므로 제외한다.
나머지 두 경우 중 하나는 경기 침체(Recession).
순환적인 경기 사이클에 의해 나빠지는 경우로 1년 정도 둔화된다. 가장 최근에 겪었던 것이 2000년 IT버블 붕괴인데 해당 산업은 2~3년간, 전체 경제는 8개월 정도 둔화 됐었다. Recession은 경기 둔화 형태로 가장 많이 나타나는데 현재가 이 국면일 경우 미국 경기는 2009년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다.
마지막은 불황(Depression)
기존에 경제를 이끌어 왔던 구조가 노후 되어 나타나는데 이후 경제 구조 개편을 수반한다. 경제 구조가 흔들린 경우이므로 한번 나타나면 3~4년 이상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데 전후 미국도 ‘68~’72년까지 한 번 밖에 이 경우를 겪지 않았다. 만일 현재가 이 국면이라면 경기 회복은 2010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다.
먼저 현재 경제를 recession으로 규정해 보자.
이 경우 주가 하락은 일반적인 경기 둔화에 미국 금융 위기가 더해진 결과로 봐야 한다. 주가 하락의 초점이 순환적인 경기 둔화에 있는 만큼 장기 상승을 이끌어 왔던 경제 구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가정한다. 2000년 이후 경기 둔화가 불과 1년을 넘지 않았고, 장기 평균 또한 우리나라는 16개월, 미국은 18개월이었으므로 조만간 시장은 회복 국면을 맞을 것이다.
Recession의 경우 주가 하락이 크지 않은데 IT버블 붕괴가 진행된 2000~2003년 사이 우리나라는 경기 둔화에 카드채 사태가 겹쳐 주가 하락이 컸지만, 선진국은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다른 관점으로 depression으로 볼 경우 현재 주가 하락은 장기간 유지되어 온 세계 경제 구조가 헝클어진 결과이다. 이는 현재를 수 십 년 만에 오는 경제 구조 변화 시기로 보는 것이다.
Depression은 흔치 않기 때문에 예를 들어 설명해 해보자.
1950~1960년대 중반은 경제적으로 순항을 하던 시기다. 전쟁 이후 기술 혁신이 이루어졌고 미국 자금이 유럽과 동아시아로 이동 했다. 그 결과 서유럽은 2차 대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본래 모습을 되찾았고 일본은 산업화에 성공해 23년간 연평균 9% 이상의 성장을 기록 했다.
반면 미국은 ‘68년 무렵부터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미국의 산업 경쟁력이 독일과 일본 같은 신흥 공업국에 추월 당했고, 계속되는 자본 유출로 브래튼 우드 체제가 폐기됐다. 이에 따라 미국 주식시장도 장기 상승을 마치고 2년 넘게 조정을 겪었는데 이는 전후 25년 동안 유지되어 오던 경제 구조가 흔들린데 따른 결과였다. 이 때가 전후 유일한 depression의 경우인데 현재가 이 경우라면 이번 역시 의례적인 경기 둔화가 아니라 구조가 흔들리는 과정이므로 당분간 힘든 시간이 계속되리라 판단해야 한다.
Deperssion의 경우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뿐 아니라 회복도 더디다.
‘69~74년 사이 미국 주식시장을 보면 ‘68년 11월 108.3P 였던 S&P 500 지수가 70년 6월에 72.7P로 32.8% 하락했다. 종목별로 IBM, 포라로이드, 제록스 등 60년대를 선도하던 30개 주식이 80% 넘게 떨어졌다.
일차 하락했던 주식시장은 ‘72년 12월에 전고점을 넘는 상승을 기록하지만 오일 쇼크로 인해 ‘74년 9월에 64P까지 다시 내려갔다. 이같이 60년대 말~70년대 중반에 미국 주식시장이 추세적으로 하락한 것은 50~60년대를 이끌어 왔던 경제 구조가 붕괴된 때문이었다.
미국 금융 위기가 왜 발생했을까?
단순히 돈이 없는 사람들이 돈을 빌려 집을 샀는데 가격이 떨어져 이자를 못 갚게 됐고 이것이 모여 금융 위기를 발행시켰을까? 아니면 지난 30년 동안 미국 경제를 만들었던 구조가 약화된 때에 서브 프라임이라는 뇌관이 터진 것일까?
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존의 미국 경제 구조가 상당히 약화됐다는 것만 것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경기 회복이 더디고 주가도 당장에 상승하기 보다 일정 폭 내를 벗어나지 못한 채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다.
글:이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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