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이 금리를 자꾸 내려 다시 저금리 시대가 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게 되면 몇 년 전 맛보았던 저금리 현상들이 다시 전개 될까. 돈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가격이 폭등해 가만히 있어도 부자가 되는 그런 세상 말이다.

아마 그렇게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엄청 좋아할 게다. 예전에 겪었던 집값 폭등에 따른 후유증 따위는 생각할 필요 없이 당장 숨막히는 불황의 터널만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지 않은가. 한때 집값이 너무 올랐다며 반 토막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부동산값이 엄청 떨어져 큰일이라고 야단이다.

집값 폭락에 따른 실물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도 불황이 계속되면 금리를 더 내릴 수밖에 없다. 이는 저금리 시대가 전개될 것이라는 의미다.

상황을 좀 진단해보자.

최근 우리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조금 내렸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한 덕이다. 그러나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높다. 우리의 기준 금리는 4.25%인데 반해 미국 1.5%, 일본 0.5%, EU 3.75% 수준이다. 실제 수요자들의 대출금리는 6.68~8.18%로 상당히 비싸다.

저금리 되면 돈, 주식과 부동산으로 몰려

앞으로도 미국·EU·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금리를 내릴 공산이 커 조만간 제로(0) 금리 국가도 나올 수 있다. 우리도 이들 국가만큼은 안되더라도 금리가 더 내려갈 게 분명하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금리를 손대는 게 관행이었다. 금리 인하 및 규제완화 항목은 그동안 정부의 경기 부양 상품으로 애용돼 왔고 정치권도 맞장구를 쳐주었다. 아마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정치권은 더 강한 부양책을 요구할게 뻔하다.

그건 그렇다 치고 저금리 시대가 다시 올 경우 부동산 시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먼저 금리가 낮으면 저축한 돈이 실물로 나오게 돼 있다. 이를 더욱 촉발시키려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돼야 한다. 그렇게 되면 돈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몰릴게 분명하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한 전통적인 상품인 부동산과 주식을 찾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규제까지 왕창 풀린 판에 돈이 많이 몰리면 투기도 성행하게 마련이다. 투기성 자금은 유동성을 확대시켜 불황을 확 걷어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가격이 폭등해 그야말로 살 판나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소리다.

지금 경기 살리기 방책을 찾느라 여념이 없는 국토해양부도 그동안 가장 증오했던 투기가 재연되기를 갈망하려는지 모른다. 외환위기 직후 살림살이가 어려울 당시 건교부 주택국장이었던 C씨는 "투기라도 벌어져 경기가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할 정도였다. 부동산 투기를 부추겨서라도 경기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투기 부작용 운운했다간 "당장 얼어 죽을 판에 무슨 배부른 소리냐"는 집중 포화를 받는 분위기였다.

지금부터 좋은 부동산 찾아볼 타이밍

사실 단기간에 경제를 살리는데 투기만큼 좋은 약재는 없다.

내용이 이럴 진대 투자의 방향은 뚜렷하지 않은가. 지금부터 괜찮은 물건을 찾기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경매물건 등 반값 수준으로 떨어진 목 좋은 부동산이 좋은 타킷이 되지 않을까.

부동산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분명 있다. 하지만 상승기로 반전되면 사고 싶어도 못산다. 무릎에서 사 어깨에 팔아라고 하는 말이 그래서 생긴 것 아니겠는가.

다만 저금리로 수요가 몰린다고 해도 예전같이 집값·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돈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다 부동산과 주식 등에 묶여 있어 쏘아댈 실탄이 별로 없다. 게다가 가격이 엄청 떨어져 당장 처분해 현금화하려는 수요도 그렇게 많지 않다. 대개 예전수준으로 오를 때까지 기다리려고 해 예전만큼 투자자금이 풍성하지 않다는 점도 투자시점에 새겨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