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08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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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 민권식과 함께하는 뉴타운/재개발 투자산책

원문출처 : http://blog.drapt.com/aptmall

집값 따라 춤추는 부동산 원칙

'올인' 외치지만 정책 원칙 없어

노무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집값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6일 한명숙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대독한 ‘2007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서 대통령은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불안한 부동산시장을 조기에 진정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아파트) 원가공개 확대가 실질적인 분양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통령이 이 같은 의지를 강조한 게 한두 번이 아니지만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대통령의 강한 집념을 뒷받침하느라 정부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부동산 정책의 ‘원칙’마저 허무는 일도 적지 않다. ‘집값’에 대한 대통령의 집념과 한계 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부동산 정책만큼은 직접 챙겨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 이유를 “대선 후보 시절부터 역점을 둬온 서민 정책들의 성공 여부가 부동산 정책에 달렸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조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의 발언 여파로 부동산 투기 조짐이 생기자 노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비공개 부동산 관계장관대책회의를 긴급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뒤인 3일 부동산 관계장관 회의가 갑자기 열린 것도 이 같은 노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은 물론, 여당 내에서조차 비판받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6일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부동산값 폭등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는 국민이 정부의 안정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의 정부 책임론이다. 부동산 정책의 원칙이 허물어져 시장에 반(反)하는 정책을 펼치다 집값 폭등이 계속되자 단기적인 대증(對症)요법으로라도 이를 막아보려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정부 스스로 기존 정책과 상반되는 대책을 내놓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비용의 수익자 부담 원칙’이 무너진 일이다. 정부는 7월12일부터 연면적 60평(200㎡)이 넘는 건축물의 기반시설부담금을 건설업체가 부담하도록 했다. 업체들은 건축비가 10% 가량 높아져 분양가가 오르게 된다고 지적했지만 정부는 ‘수익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는 3개월 뒤인 3일 신도시의 기반시설 설치비용 중 일부를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분양가를 낮추려는 의도기반시설부담금과 신도시의 광역교통시설 설치비는 성격이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두 비용 모두 시행자나 건축주가 분양가에 포함하는 비용이므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에선 별 차이가 없다. 당시 관계장관 회의에서도 이런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나왔지만 무시됐다. '쾌적한 신도시’도 슬그머니 후퇴 정부는 3일 앞으로 신도시 용적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역시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정부는 그동안 신도시 용적률을 낮춰왔다. 동탄·김포 등 2기 신도시의 용적률은 평균 172%, 인구밀도는 120명(1 ㏊당)으로 정해졌다. 판교는 이보다 더 낮은 159%의 용적률과 95명의 인구밀도가 적용됐다. 90년대 초반 입주한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용적률은 평균 198%, 인구밀도는 279명이었다. 일정한 땅에 지을 수 있는 건물의 비율인 용적률과 인구 밀도가 낮으면 그만큼 주거 환경이 쾌적해진다. 정부는 소득 수준의 향상에 맞춰 쾌적한 주거 환경을 만들면서 환경단체 등의 반발도 줄인다는 취지에서 신도시 용적률을 낮췄다. 추병직 건교부 장관은 ”앞으로 신도시는 쾌적성을 갖춰 강남을 선호하는 수요를 끌어들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원칙도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한 단기 대책때문에 희생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2009년 이후 신도시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 쾌적성이 떨어지는 신도시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심의 슬럼화를 막기 위해 다세대·다가구 관련 규제를 강화한다는 원칙 역시 깨졌다. 정부는 각종 건축규제를 풀어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확대하기로 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 주택 200만 호 건설을 위해 다세대·다가구와 관련한 각종 규제를 풀었기 때문에 도심 슬럼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열을 올렸던 정부 관계자들만 머쓱하게 됐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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