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를 비롯한 소형평형 의무 비율, 기반시설부담금, 개발이익환수제 적용 등 재건축 규제로 사업자체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최근 리모델링 단지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부터 리모델링 가능 연한이 20년에서 15년으로 단축되고, 면적을 전용면적의 30%까지 늘릴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입주 15년 안팎의 단지들 외벽에 리모델링 추진 플래카드가 걸린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리모델링 붐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1.1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지역 재건축 단지는 -1.02%를 기록한 반면, 리모델링 단지는 1.11% 상승했다.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모두 45개 단지, 2만4천1백76가구이다. 이는 서울 지역 재건축 추진 단지가 1백42개 단지, 10만 6천2백65가구인 것과 비교해 재건축의 약 30%정도 수준이다.

 

보통 입주 10년이 넘어가고 재건축이 어려운 중,고층 단지는 매수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가격도 열세를 보였지만, 최근 입주한 방배동 쌍용예가클래식을 비롯해 리모델링을 성공적으로 마친 사례들이 이슈화 되면서 입주 10년 이상 된 단지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공사기간이 짧고, 기존 건축물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해 공사비용도 저렴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재건축에 비해 절차가 간소하고, 소형평형 의무 비율, 임대아파트 의무 건설 등 규제사항으로부터 자유로워 사업추진이 수월하다.

 

하지만, 리모델링 완료시 전부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 오는 것만은 아니다.

 

우선 평면설계의 제약이 따른다. 아파트 앞면과 뒷면을 늘리는 방식으로 평형이 늘어나기 때문에 집이 길어진다. 앞, 뒤를 넓힌 기형적인 설계는 새아파트에 비해 선호도가 떨어져 가격 상승에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1층 필로티를 만들 경우 최상층 한 층을 더 신축하는 것 외에는 층수를 높일 수가 없고, 자유로운 동배치가 불가능해 향을 바꿀 수가 없다.

 

아울러 최근 리모델링 가능한 단지 시세가 급등한 만큼 리모델링 후 증축된 평형과 인근 5년 이내 새 아파트 가격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즉, 공사비를 감안해 인근 아파트보다 저렴해야만 리모델링 후에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리모델링을 염두해 두고 아파트를 매입시 리모델링 후 시세 상승여력, 리모델링의 단점을 완충시킬 수 있는 역 접근성, 교육 및 편의시설, 조망권 등이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겠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05~2010년은 재건축 주도, 리모델링 성장기, 2010~2015년은 재건축,리모델링 주도기, 2015년 이후는 리모델링 주도기가 된다고 한다.

 

정부의 잇따른 재건축 규제와 재건축 가능한 아파트의 재고 감소, 신도시 개발에 따른 신규 주택 공급확대는 기존 아파트를 리모델링으로 방향 전환시켜 리모델링은 재건축, 재개발과 함께 부동산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제2의 건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모델링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단지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들의 대안처로 떠오르면서 집값을 올리기 위한 수단이 되지 않고 있나 하는 우려도 든다.

 

리모델링이 주택시장 안정을 불안하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이 되지 않도록 정부는 리모델링에 대한 적극 지원 및 체계적인 제도 개선 마련이 필요하겠다.

 

또한 리모델링의 한계를 극복해 주거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돼 리모델링이 새로운 건축기법으로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