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말 인천시 서구 일대 30평형대 아파트를 구입한 박모(35)씨는 요즘 속이 쓰리다.

박씨는 검단 신도시가 발표되자 신도시 후광 효과로 주변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급히 아파트를 샀다.

하지만 아파트값 오름세도 잠시, 5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구입가 이하로 가격이 떨어졌다.

박씨는 “신도시 발표 후 과열 분위기에 휩싸여 주변 집을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난 1999년 1월 분양가 전면 자율화 이후 박씨처럼 분양을 앞둔 신도시나 택지지구 인근에 집을 사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고분양가 덕을 보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방식으로 투자를 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시세보다 20~30% 싼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가 나오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기존 주택의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요즘 주택시장의 주 수요층은 무주택자를 비롯한 실수요층이다.

무주택자들은 상한제 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기존 주택 매입을 꺼리고 있다.

판교신도시 분양 때만 해도 주변 주택시장이 고분양가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기대하기 힘들다.

오히려 더 좋은 입지에, 더 싼 아파트가 나오면 주변 집값은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신도시뿐만 아니라 도심 재건축, 재개발 단지 주변 아파트를 사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지난해만 해도 분양가가 비싸 인근 아파트를 사는 게 유리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재건축, 재개발 일반 분양분도 모두 상한제 대상에 포함돼 고분양가 후폭풍이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신도시 발표도 단기적인 재료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화성시 동탄 2신도시도 파장이 길어야 2~3개월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과거처럼 신도시 재료만 보고 시세차익 목적으로 주변에 집을 샀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 /‘10년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 성공법칙’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