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4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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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노무현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부동산 정책을 공표하였습니다. 그런데 웬걸 집값이 잡히긴 커녕 기름부운 격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며 치솟고 있습니다. 11.15 대책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한데, 이것은 집값의 하락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라 재차 상승을 위한 잠깐의 숨고르기입니다.
이곳에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제가 작년에 겪었던 경험담을 통해 ‘내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는 저와 같은 서민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뜻에서 입니다. 경험을 있는 그대로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42살로 9살, 6살 된 두 아이를 두고 있습니다. 서울 강북지역에 거주하다 지난 2003년 2월에 일산으로 이사했습니다.
당시는 노무현 정부가 집권한 초기라 서민들을 위한 부동산 정책을 펴리라 굳게 믿었기 때문에 당시 3억 정도하는 48평 아파트를 매입하지 않고 전세로 살았습니다.
1년이 지난 2004년 1월에 집 주인이 4억에 살 의향이 없냐고 물어와 잠시 망설였지만 2003년의 10.29 대책도 있고 해서 관망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집값이 떨어지리라 기대했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조금씩 상승하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부동산에 문외한이었고, 대부분의 서민들이 그렇듯이 집은 은행 대출이 아닌 성실히 일해서 저축한 돈으로 사야한다는 소박한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제가 일산에 이사올 때부터 봐둔 단지가 있었는데, 그곳의 48평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2004년 하반기부터 시세를 주시했습니다. 2005년 4월까지 별다른 변동이 없었고, 당시 4~4.5억 정도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거의 6개월 정도 시세 변동이 없기에 안심하고 2달 정도 시세 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이게 결정적인 실수입니다).
드디어 2005년 6월에 찍어두었던 아파트를 매입하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소에 찾아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마른 하늘에 날벼락’은 이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4월까지만 해도 4억하던 아파트가 2달 만에 6억으로 치솟아 있었습니다(지금은 9억이 넘습니다). 좋은 층을 골라 매입하려고 찾아갔건만 2달 만에 50%나 상승하여... 부동산 업자는 지금이라도 잡아야 한다고 설득하였지만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허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집을 장만하지 못하신 분들은 그때의 제 심정과 똑 같을 것입니다.
그때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 없어 청와대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올리고, 열린우리당에 전화하여 울분을 토로하였습니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담당자는 “이런 항의 전화가 많이 옵니다. 대책을 찾고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답변을 하였습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 2005년 11월에 첫 번째 아파트를 매입했습니다.
뼈저린 아픔을 겪고, 1주택이라도 소유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간절히 원하던 아파트를 ‘닭 쫓던 개’처럼 바라만 봐야 하는 심정.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말자고 굳게 다짐하면서 부동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드디어 2005년 11월에 고양시에 있는 재건축아파트를 2억 500만원에 매입하였습니다. 처음 장만하는 집이라 중도금, 잔금이라는 용어도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전세를 안고 샀기 때문에 세금을 포함한 실투자비는 1억 7천만원 정도였습니다. 지금 이 아파트는 철거를 앞두고 있고, 3억 3천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 2006년 5월에 두 번째 아파트를 매입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했기 때문에 원하는 평형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3억원 가량의 추가 분담금이 필요했는데, 1억 5,000만원 정도가 부족하여 이를 마련하기 위한 재테크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재테크는 뭐니뭐니해도 부동산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는 철거를 앞두고 이주를 하게 되는데, 이때 무이자도 이주비가 지급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9,500만원의 이주비가 책정되어 있었습니다. 2006년 7월에 이주비 지급이 예정되어 있어서 5월부터 일산에 있는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물색하였습니다. 위치와 향후 호재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막 상승기류를 타고 있던 27평을 1억 6,000만원에 매입하였습니다. 당시에는 평소 시세보다 1~2,000만원 정도 상승한 매물이었습니다.
지금 이 아파트는 3억이 넘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전세 8,000만원을 안고 샀기 때문에 이주비 9,500만원으로 매입하여 제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았습니다. 불과 6개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두 배의 가격 상승이 발생한 것입니다.
★ 2006년 11월에 세 번째 아파트를 매입했습니다.
두 번째로 매입한 아파트는 가격 상승이 많이 되었지만 1가구 2주택이라 50%의 양도세를 부담해야 하기에 제게 필요한 금액에 못 미쳤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 아파트를 물색하였습니다. 일산 지역은 작년에 40평대 이상이 급상승하였고, 올해 초반부터는 30평대가 두 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두 번의 아파트 매입으로 조금이나마 아파트 가격 흐름을 보는 눈이 생겼고, 이런 지식을 토대로 매입할 아파트를 선정하기 위한 조사를 1주일 정도 했습니다.
그 결과 주상 복합 아파트라 입지 조건이 취약하지만 20평대보다 가격이 낮은 30평대 아파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1월 초에 30평 아파트를 아는 사람과 함께 공동 투자하여 매입했습니다.
지금까지 아파트를 매입한 경험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이유는 자랑한다거나, 모두 투기꾼이 되자고 주장하기 위함이 결코 아닙니다. 제가 원하는 아파트를 사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었던 적이 있었고, 그때의 심정은 아직까지 내집을 마련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계실 분들과 같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세 채의 아파트를 갖고 있다고는 하나 애초에 매입하고자 했던 아파트 가격이 이미 9억으로 치솟았으니 그 아파트를 매입할 수조차 없습니다.
집값이 치솟는 것에 울분하고, 자신의 처지에 비관만하고 있으면 안됩니다.
제가 1년 6개월 동안 세 채의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느낀 점은 “조사하고, 연구하고, 결정되면 매입하라”는 것입니다. 혹시 아파트를 장만하기 위해 고민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제가 사용하는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는 아파트 투기를 조장하기 위함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① 우선 지역을 선정하세요.
저 같은 초보자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관찰하시는 게 좋습니다.
② 국민은행 홈페이지의 아파트 시세 정보를 활용하세요.
국민은행 홈페이지에서 해당 지역에 있는 여러 단지의 아파트 시세를 조사합니다.
③ 매입할 아파트의 적정 가격을 산정하세요.
국민은행에는 3년치 정도의 아파트 시세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원하는 매물을 찾았으면 그 아파트 시세가 적정한 선인지 판별해야 합니다. 그 방법은 가격 상승이 많이 된 다른 단지의 아파트 가격과 비율로 비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A단지의 32평 아파트가 3년 전에 2억이었는데 지금은 6억이고, 매입하고자 하는 아파트는 3년 전에 1억이었는데 지금은 2억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매입하고자 하는 아파트는 3년 전에 A단지의 50% 정도에서 가격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30% 정도 밖에는 가치가 인정되고 있지 않습니다. 결국 매입하고자 하는 아파트는 20% 정도(1억원 정도)의 상승 여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물론 항상 이런 비율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3년간의 수치가 이런 비율로 유지되었다면 향후에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아파트 가격의 적절성을 판별하는 방법이 상대적 가격 조사를 토대로 하고 있어서 모호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아파트 가격을 내리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격 상승을 멈추고 지금의 가격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 바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입니다. 제가 한 채의 아파트도 갖고 있지 않았을 때 착각한 부분이 바로 이점입니다. 아파트 가격이 내려갈 줄 굳게 믿었던 것이 화를 불렀습니다.
제가 아파트를 매입하여 결과적으로 지금과 같은 미친 아파트 가격에 일조한 점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아파트 한 채도 소유하지 못한 많은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는 저와 같은 평범한 소시민들을 투기꾼으로 내몰았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집 한 칸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 그래서 투기꾼이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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