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내 삼성동 아이파크ㆍ도곡동 도곡렉슬ㆍ대치동 센트레빌. 주상복합을 제외한 일반아파트 중 국내 최고가 아파트 3총사로 불린다.

이들 ‘빅3’에 도전장을 내미는 단지가 이달 28일 집들이를 한다. 도곡렉슬과 선릉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대치 아이파크다.

최고 학군, 최고 교통 자랑
이 아파트는 도곡주공2단지 610가구를 헐고 다시 지은 것으로 76~178m²형(23~54평형)768가구로 탈바꿈했다.

이 아파트는 도곡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도곡렉슬과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같은 편의시설을 누린다. 롯데백화점, 영동세브란스병원, 매봉공원, 양재천 등이 두 단지에서 모두 가깝다.

지하철 분당선 한티역 및 3호선 도곡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학군도 거의 똑같다. 대치 아이파크의 경우 대치ㆍ대도초등학교, 대청ㆍ단대부중 등 요즘 강남 학부모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학군이다. 도곡렉슬도 중학교만 역삼중학교에 배정되는 것을 제외하곤 대치 아이파크와 같다.
아파트값도 두 단지가 거의 비슷하다. 대치 아이파크는 2005년 5월 조합원분을 제외한 158가구를 m²당 600만원선(평당 2000만원선)에 분양했는데 현재 호가는 m²당 1200만원(평당 4000만원)선으로 도곡렉슬과 거의 같다.

도곡동 박준현 공인(02-567-8330) 관계자는 “대치 아이파크의 경우 단지규모가 도곡렉슬(3002가구)에 비해 작다는 단점을 다른 장점이 만회해주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대치 아이파크의 경우 ‘사교육1번지’인 대치동에 있기 때문에 자녀의 학원 오가기가 아무래도 도곡렉슬보다 조금 더 수월하다. 또 2005년초 입주한 도곡렉슬에 비해 최신 마감재 등이 사용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부동산 동맥경화로 입주장은 ‘실종’

그러나 입주 직전의 분위기는 도곡렉슬 입주 때와는 딴판이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30일에서 이달 3일까지 대치아이파크 입주자 사전점검이 실시됐는데 너무 조용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입주자 사전점검 때는 계약자는 물론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나 새 입주 아파트에 관심 있는 전세ㆍ매매 희망자까지 몰려드는 게 보통이다. 도곡렉슬 입주 때가 그랬다.


대치동 대치센트레빌 공인(02-564-8945) 이규정 사장은 “대치 아이파크의 경우 입주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매매는 거의 실종됐다”고 전했다.

매매의 경우 양도세 부담 때문에 매물도 별로 없지만 대출 규제 때문에 사려는 사람은 더 없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말이다. 거래가 워낙 없어 시세를 매기기조차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대치동 I공인 관계자는 “152m²형(46평형)의 경우 집주인들은 20억원 이상을 부르지만 호가대로 거래된 건 없고 최근 급매물 한 건이 17억5000만원에 거래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105m²형(32평형)도 마찬가지여서 일반 매도호가는 13억5000만원 이상이지만 12억5000만원에 나와있는 급매물이 몇 달째 새 주인을 못 찾고 있다.

전세도 세입자들이 원하는 가격과 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간에 차이가 크다. 이 같은 현상은 집이 클수록 더 두드러진다. 예컨대 152m²형(46평형)을 집주인들은 6억원 이상에서 전세 놓으려 하지만 세입자들은 5억원대를 희망하고 있다.

D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로 봐선 입주 이후에 전셋값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극심한 아파트 매매거래 침체로 살던 집을 팔지 못해 새집으로 이사 못 오는 경우가 나올 수 있고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집주인들은 입주 이후에 뒤늦게 전세세입자를 찾아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