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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김종찬기자]재개발 사업현장에 대형 건설사들의 시공경쟁이 도를 넘고 있다. 오랫동안 '이웃'이란 이름으로 지내오던 지역 주민들은 시공사들의 도를 넘은 경쟁에 이웃간 반목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수원 매교동의 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팔달구 교동 155의41 일원 10만여㎡에 추진되고 있는 이 재개발사업 현장(115-6구역)은 4개 대형 건설사가 수주경쟁을 벌이면서 주민들도 패가 갈렸다.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이들 건설사가 일제히 동네에 수십명의 홍보요원을 투입하면서 전체 조합원(1천76명) 가운데 대의원 107명 중 40여명은 A·B 건설사의 컨소시엄을, 30여명의 비대위 대의원들은 C·D건설사의 컨소시엄을 지지하고, 나머지 20여명의 대의원들은 지지하는 건설사가 없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추진위와 비대위에 각기 소속된 조합원들은 상대편 건설사들이 자사를 지지하는 대의원과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뒤 총회의결 증빙서류가 되는 서면결의서를 걷고 다니고 있다며 서로를 헐뜯고 있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얼마전에는 대의원 총회에서 일부 대의원들이 상대 대의원들이 회의석상에 못 들어오게 문을 막아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지지하는 건설사가 없는 한 대의원은 "대형 건설사들의 시공경쟁이 치열해지기 전까지만 해도 이웃들끼리 해마다 야유회도 가고, 술잔도 기울이는 등 동네 분위기가 좋았다"며 "하지만 좋은 동네 만들어보려다 건설사들이 끼면서 수십년된 친구들이 원수가 됐다"고 한숨을 토해냈다.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의 또다른 재개발사업 현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13만여㎡에 2천여 세대의 공동주택을 짓는 이곳에도 건설사들의 시공경쟁이 벌어지면서 최근까지 이웃들간 갈등은 극에 달했다.

문제의 시작은 역시나 재개발조합의 시공사 채택을 앞두고 일부 건설사에서 조합원들에게 식사 접대와 가전제품 살포를, 또다른 건설사에서는 이사 비용과 계약금 지급에 대한 호조건을 내걸면서 였다.

조합원인 한 주민은 "건설사 선정은 조합원들의 사유재산권 행사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선택은 투명하게 돼야 하는데 여기저기 건설사에서 뭔가를 주겠다고 나서니 올바른 선택을 하기가 어려워 지는게 사실"이라며 "그보다 주민들끼리 건설사를 놓고 싸움하는 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