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2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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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동산 시장의 정책과제는 가격 안정은 유지한 채 거래량을 늘리는 것이다. 가격이 상승하면 거래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거래량이 줄어든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가격을 안정시키면서 거래량을 확대한다는 정책과제는 거의 달성될 수 없는 딜레마인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격이 안정되어 있으면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시장 국면이 존재한다. 이런 시장 국면은 공급량(아파트입주량)이 줄어들면서 거시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시기에 나타난다. 가격 하락기에 이루어지지 못했던 이사량(거래량)이 크게 증가하지만, 가격은 수급 균형을 이루어 보합상태를 이루는 국면이다. 주택순환국면 중에서 제6국면에 해당한다.

 

  언제쯤 이런 조건이 형성될 것인가를 살펴보기로 한다.

 

  현재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제4국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수도권과 지방은 따로 움직이고 있다. 지방 중에서 부산과 대전과 같은 지역은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1국면을 보이고 있고, 서울 수도권은 가격이 하락하면서 거래량이 줄어드는 제4국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시장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전국 기준으로 보면 거래량이 줄고 미약하나마 가격이 하락하는 제4국면 양상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에 제4국면 양상이 나타나는 때는 거시경제가 침체기이고 수요보다 공급량(아파트 입주량)이 많은 시기에 해당한다.

 

  다만, 최근의 거시 경제 회복 조짐에 비추어보면 가격이 하락하나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5국면 양상이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거래량이 줄어든다고 하는 것은 거시경제 회복이 실제로는 미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0년 상반기가 7% 이상 성장했다고는 하나 전년 동기간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보면 여전히 기저효과로 인한 착시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윗목은 점차 뜨거워지는데 아랫목은 여전히 냉골이라는 이야기다. 수치상 성장률은 높은데 중산층 소득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고, 소득 계층 간의 양극화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실태이다. 금리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구매력이 높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하반기 이후 거시 경제 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해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올해 초에 불거진 유럽의 재정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이고, 선진국 경제의 위축으로 국내 금융 시장과 수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2009년 하반기에 위기를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올해 들어 발생한 해외 요인을 감안하면 위기 상황에서 벗어났다기보다는 아직은 위기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제4국면이 지속될 것이다. 올해 하반기 내에 거시 경제의 회복이 좀 더 이루어지면 가격은 하락하나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5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이러한 제5국면은 거시경제 회복초기이면서 아파트 입주량이 많은 시기에 나타난다. 현재 주택시장 환경은 이러한 조건이 점차 성숙되고 있다. 거시 경제의 회복세가 어느 정도 크게 나타날 것인 가하는 것인데, 대외적인 여건을 감안하면 그렇게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 특히 금리가 0.25% 정도 상승했고 하반기 중에 한번 정도는 더 올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중에 금리를 0.5% 정도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절대금리 수준 자체가 여전히 낮은 상태로 부동산 시장 가격을 하락시킬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금리보다는 가처분 소득이 얼마나 빨리 상승하는가와 경기회복이 각 계층에 확산되는 가에 있다.

 

  다음으로 가격이 보합상태를 이루면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6국면은 공급량이 줄어들어야 하고 거시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어야 한다. 2011년은 아파트 입주량이 줄어드는 시기에 들어선다. 올해까지 아파트 입주 물량은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해 2007년 말까지 밀어낸 물량들이다. 내년은 2008년 분양 물량들이 입주를 하는 시기이다. 2008년 초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분양 물량이 크게 줄었고, 2008년 하반기에는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고금리로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분양 물량이 크게 줄었고 2009년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따라서 2011년 이후에는 아파트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다. 또 올해 재개발 이주 철거 물량이 추가된 용적률 20%를 적용하기 위하여 설계변경 등으로 내년으로 많이 넘어가서 내년은 이주철거에 따른 전세가 상승도 나타날 것이다. 내년에도 점진적인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부문적으로 주택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나 대출 금리가 6.7% 이하에서는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거시경제 회복이 내년에도 지속된다면 비로소 가격은 보합상태를 이루면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제6국면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주택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다양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제5국면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제6국면이 나타날 수도 있고, 제5국면 양상이 내년 상반기 까지도 이어질 수도 있다.

 

  현재의 거래량 감소에 대해서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고, 최근에 국가적인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거래량이 증가하려면 근본적으로 거시경제 회복과 소득이 상승해야 한다. 보조적으로 DTI, LTV 규제 완화나, 세금 감면 등의 조치로 부분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효과가 크지 않을 수밖에 없다.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미분양 및 미입주로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내년에 거래량이 회복될 때까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찾아내고  차분히 대책을 마련할 때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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