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2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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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도시락

                                          

                                                 서 석 문

항아리 속 긁어모아 한줌 보리 꺼내들고

아궁이 불 지피니

굴뚝 위 고운연기 구름 되어 춤을 추네.

구수한 밥 짓는 내 참새들이 날아들어

뉘 집 잔치인양 흥겨워서 노래한다.

울 엄니

잠든 암탉 밀쳐내어 따끈한알 꺼내들고

오일장날 내다팔까…….

도시락에 올려 진다.

정성 깃든 엄니사랑 난로위에 놓여 지니

선생님의 몸짓보다 밥이 탈까 애가 탄다.

고픈 배 움켜잡고 우물가 가는 친구

어깨 두드린 후 손목 잡아 앉혀 놓고

밥 한술 나눠먹고 굳은 우정 꽃이 핀다.

2

2009-01-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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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도시락 (산문)

발가벗겨진 체

종이포대 속에 옹기종기 모인 우리

태생지 같아 상표 박힌 친구들

포대의 윗 부위를 가위로 싹둑싹둑 자르는 소리에 모두들 놀란다!

큰 그림자가 비친다.

어디선가 본 듯한 움직이는 둥근 물체

누런 바가지가 위협 하지만 움직일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소복이 들어 올려진다.

남아있는 친구들이 “어디 가느냐.” 고 소리 질러 물어보지만 알지 못한다.

큰 통에 담겨지더니 하늘에서 큰물줄기가 솥아 진다.

따뜻한 다섯 개의 기둥에 몸을 부딪치며 휘저어진다.

즐거운 물놀이다.

쿵 닫히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따뜻해진다.

몸이 불기 시작하면서 뜨거워진다.

그러나 아픔은 없다.

신비로울 뿐.....

철컥 열리는 소리와 함께 길쭉한 타원형의 거대한 물체에 마구 휘저어진다.

소복이 담겨져 허공위로 뜬다.

남은 친구들이 “어디 가느냐.”고 소리 질러 물어보지만 알지 못한다.

사각의 큰 통에 담겨진 체 꾹꾹 누른다.

작은 사각 통이 비좁은 틈을 밀치며 들어오고

이곳에 이름 모를 가지각색의 향기로운 친구들이 두둑두둑 떨어진다.

연이어 구리 빛 타원형에 긴 막대 달린 몸집 하나와

구리 빛의 긴 막대 두 개가 위를 꾹 누른다.

덮개가 닫힌다.

이름 모를 이들에게 물어본다.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그러나 “아는바 없다한다.”

누군가가 말한다.

“친구들을 날마다 들어 올리더니 이번엔 내가 올려 지더니 담겼다고.”

옹기종기모여 이야기를 나누네,

땡땡땡 종소리와 함께

둥근 물체가 “야, 맛있겠다.” 하면서 타원형 긴 막대로 몸을 쿡쿡 찌르더니 허공으로 가져간다.

남아있는 친구들이 소리쳐 물어본다. “어디로 가는 거냐고.”

그러나 “알지 못한다.” 

한 무리 또 한 무리 허공위로 올라가더니 돌아오지 않는다.

탈출을 계획한다.

몇몇은 허공으로 몸이 오를 때 바닥으로 뛰어내리고

또 다른 몇몇은 거대한 기구에 갇혔다가 하얀 기둥사이로 빠져나온다.

그리고 몇몇은 큰 사각통의 모서리에 단단히 매달려 있다.

큰 사각의 덮개가 닫힌다.

땡땡땡 종소리가 울린다.

도시락, 반찬통, 숟가락, 젓가락, 남은 반찬, 밥알들이 쉬지 않고 서로 부딪힌다.

“달가락. ”달가락.“

“아이고 아파, 아이고 아파.”

언제까지 부딪혀야 하느냐고 서로에게 물어보지만 아는바 없다한다.

19

2008-11-1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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