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타운 분양업체인 KH개발의 이태순 사장은 “자녀에게 기대어 살기를 싫어하고, 시골보다는 도시생활을 계속 유지하려는 ‘뉴실버족’이 등장하면서 도심형 실버타운이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실버타운 클라시온에 최근 입주한 김종순(73)씨는 “시내에 볼일이 있을 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고 말했다.

도심형 실버타운을 분양하는 방법은 크게 등기분양과 임대분양으로 나뉜다. 등기분양은 일반 아파트처럼 입주자가 직접 구입해 소유주가 되는 방식이다. 임대분양은 임대보증금을 내고 입주했다가 퇴거할 때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두 가지는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다.

등기분양은 주택 분양이므로 가격 상승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또 역모지기론을 활용할 수 있다. 역모기지론은 주택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매달 일정액을 받아 사용한 뒤 주택을 처분해 대출금을 갚는 형태이다. 주택이기 때문에 취득세, 등록세,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임대분양은 가격하락의 리스크를 떠안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각종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분양가는 보통 평당 1000만~1500만원 수준이다. 등기분양이든 임대분양이든 입주자는 별도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대개 관리비와 식사비를 별도로 받는다. 1인당 100만~150만원, 2인 150만~200만원 정도 한다. 입주자격은 60세 이상이어야 하며, 부부인 경우는 한 사람만 60세를 넘으면 된다. 아직은 재산이 일정 수준이 되는 여유계층이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도심형 실버타운은 저마다 ‘고급 시설’과 ‘호텔 같은 운영’을 내세우고 있다. 병원과 연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영장, 헬스장, 찜질방, 놀이방 등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도 공통적인 흐름이다.

KH개발이 SK건설과 함께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짓고 있는 SK그레이스힐은 호텔식 운영과 24시간 의료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우선 무주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워터트리AMC라는 전문호텔운영업체에서 시설운영을 맡는다. 호텔처럼 일주일에 두 번 침대시트를 교체하고 청소를 해 준다. 세탁물 수거와 배달, 생활용품 심부름도 제공한다. 각종 시설은 수요자인 노인을 배려해 설계했다. 화장실에는 미끄럼 방지 타일을 깔았고, 높낮이가 조절되는 세면대를 설치했다. 신발을 신을 때 허리를 많이 굽히지 않도록 하는 신발신기 도우미 의자까지 마련하는 등 세심하게 꾸몄다. 외부 손님이 자고 갈 수 있도록 게스트룸을 5개 마련했으며, 손자들이 오면 놀 수 있는 어린이 놀이방도 갖추었다. 앞으로 화상전화도 설치할 계획이다. 도심형 실버타운답게 2008년 개통되는 지하철 9호선 가양대교역에서 바로 건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연결했다. 의료법인 메디프렌드와 협력해 의사가 24시간 상주한다. 총 182가구로 21~49평형이 있으며, 분양가는 35평 기준으로 3억7123만원. 올해 11월 입주 예정이다. 주간조선 200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