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어디인가? >

가수요가 실수요를 자극하여 연쇄적으로 가격 확산이 되었다는 아기곰의 ‘가설’이 맞다면, 그 다음 어디가 오를 것인가를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양도세 중과를 피할수 있는 곳이 제1순위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가 주택의 상승세가 확산되면서 서울 및 수도권에서 기준 시가 1억원짜리 매물이 점점 찾기 어렵게되었습니다. 양도세 일반 과세를 받을수 있는 기준이 현재가 아닌 2년후에도 기준 시가 1억원 이하가 되어야 하기때문입니다.

왜 2년의 시간이 필요한가하면, 일반 과세는 기간별로 1년 미만 보유시 50%,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시 40%의 양도세를 내야 하며, 2년이 넘어야 비로서 양도차익에 따라 9~36%인 저율의 세금을 내게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가 투자용 저가 주택을 사는 경우에는 적어도 1년에서 2년 이상 보유를 해야 수익성이 있습니다. 1가구 3주택자의 경우 기준시가 1억원 이하의 저가 주택을 1년 이상만 보유하다 판다하더라도 양도차익의 40%만 세금으로 내면 되기때문에, 원래 내야할 60%의 세금보다는 이익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2년 이상 보유시에는 수익율이 훨씬 높아지겠지요.

이런 면을 고려해 보면 지방 소재의 주택도 상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지방 소재 주택의 경우는 기준시가 3억 이하면 양도세 중과세 계산시 주택수에서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방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넘치고, 주택보급율이 충분하기 때문에 실수요가 따라 붙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가까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환금성 자체에까지 문제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이들 지역이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러면 일부 언론에서 지적하는대로 강남권은 어떨까요? 앞서 설명드린대로 양도소득세 중과 규정과 DTI 규제때문에 고가 주택은 투자처로서 실익이 크게 없습니다. 다만 강남권은 실수요자가 많은 지역입니다. 강북이나 수도권 지역이 많이 오르면 이들 지역을 팔고 강남권으로 들어오려는 수요가 많습니다. 이때문에 강북이나 수도권이 오르고 나면 다음 번에는 강남권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입니다. 더구나 1년 반동안 이렇다할 상승이 없었으므로 오를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기대감 섞인 전망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강북이나 수도권의 고가 주택이 아니라 저가 주택입니다. 강북이나 수도권의 저가 주택을 판다고 해도 강남권에 진입하기에는 자금적인 측면에서 갭이 많이 벌어져 있다는 점과 현재의 금융 규제하에서는 이러한 갭을 메울만한 대출이 어렵기 때문에 현재의 저가 주택 상승세가 강남권 주택의 상승세로 직접적으로 연결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더욱이 강북 및 수도권 저가 주택의 상승세는 DTI 규제로 인해 수요가 일부에 집중되서 벌어진 만큼 그 동안 상승을 이끌었던 대출 규제가 어느 시점부터는 상승을 가로막는 유리 천정이 될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같은 지역내에서도 6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으로 이러한 상승세가 번져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이유로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권에까지 상승세가 확산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강북이나 수도권의 상승 원인과 과거 강남권의 상승 원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강남권보다는 지난해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경기 남부 지역 (용인, 화성, 수원)으로 번질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이번 상승 원인을 놓고 볼때, 강북이나 수도권 지역과 강남권이 가지고 있는 공통 분모보다는 경기 남부 지역의 유사성이 더 크기때문입니다.

물론 강남권 주택중에서도 재건축등 별도의 호재를 가지고 있는 곳은 예외입니다. 즉, 이들 지역이 상승한다고 해도 그것은 강북 지역이나 수도권 지역 저가 주택의 상승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강남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과거처럼 무차별하게 오를 가능성은 적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은 어디일까요? 수도권 주택은 기준 시가 1억원 이하여야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그러나 수도권 중에서도 기준 시가 3억원 이하 짜리 주택도 양도세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곳이 있습니다. 행정구역상 읍 또는 면으로 분류되는 곳입니다. 읍이나 면이라고 하면 아주 시골의 면소재지를 떠올리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과 가까운 남양주시만 예로 들어보아도 별내면, 오남읍, 와부읍, 진건읍, 진접읍, 퇴계원면등이 읍면 지역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같은 남양주시라도 금곡동, 도농동, 지금동, 평내동, 호평동 같은 곳은 기준 시가가 1억원 이하가 되어야 중과세 대상에서 제외가 되지만 위에서 예로 든 6군데 읍면 지역은 기준 시가가 3억원 이하면 제외가 되기 때문에 그 한도만큼 상승할 여력이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수도권에서 동과 읍면 지역이 공존하는 곳은 남양주시 외에도 김포시, 광주시, 안성시, 양주시, 이천시, 파주시, 평택시, 포천시등이 있습니다. 이들 지역중 서울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곳일수록 다주택자 중심의 가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들 지역에 가수요가 몰리게되면 언론에서는 이들 지역의 집값이 불안하다는 식의 보도를 하게되고, 이를 보고 영문도 모르는 실수요자들은 덩달아서 매수 대열에 동참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수요는 읍면 지역 위주로 매수에 들어가겠지만 실수요는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동 지역 위주로 매수세가 붙는 것입니다. A 지역이 평당 얼마인데, 그보다 더 좋은 B 지역은 덜 올랐다는 착시 현상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때에는 이들 지역이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그럴듯한 이유를 누군가 분석해 올리는 것입니다. 남양주시를 예로 들자면 내년도에 남양주대교가 개통되고, 신상봉역이 개통되어 7호선과 연결이 되고, 뉴타운 지정의 가능성도 있다는 등 호재가 부각되겠지요. 그러면 그동안은 저평가되었으며, 이제야 투자자들이 가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생각들이 그 지역 소유자들 사이에 번지기 시작하면서 매물 품귀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매수세는 늘어나는데 매물이 적어지면 가격 상승이 되리라는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그러면 양도세 회피를 위한 가수요가 과연 시장을 움직일만큼 많을까요? 그리고 몇십채의 주택을 사고 팔면 세무 당국의 주목을 쉽게 받을텐데 그런 수요가 있을까요?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이들이 아닙니다. 그저 여유돈 몇천만원 가지고 전세를 끼고 한채 사두려는 사람들이 시장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 여유 돈이라는 것도 한채가진 집을 전세로 주고 본인은 더 작은 곳에서 살거나 월세로 살면서 조성한 투자 자금입니다. 한마디로 서민형 가수요지요. 이런 수요가 모여서 흐름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한국에서 살지도 않은 아기곰은 어떻게 이런 수요가 있을 것을 알수 있을까요? 그것은 제도의 허점이 보이기때문입니다. 돈의 흐름은 물과 같아서 수익이 높은 곳으로 흐르게 마련입니다. 정부가 나서서 수익율의 차이를 만드는데, 돈이 흐르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승세는 참여 정부가 만들어 놓은 함정입니다. 다주택자를 잡으려고 만들어 놓은 함정에 서민이 빠졌다는 점이 문제지요.

참여정부에서 8.31조치를 만들때 양도세 중과 규정때문에 소형 평형의 주택이 약세를 보여 서민의 박탈감이 가중될 것 같다고 판단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 후 시장이 예상했던대로 그대로 흘러가는지를 지켜보았어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의지를 가지고 시장을 지켜보았다면 소형평형의 상승율이 중대형 평형 상승율의 몇배가 넘어선 2007년 초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합니다.

< 시장 참여자의 대응책 >

그러면 가수요자든 실수요자든 현시장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기준시가 1억 이하의 저가 주택을 매입했던 다주택자의 경우는 적당한 시기에 주택을 매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양들의 뛰어 놀아야 할 풀밭을 양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원론적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양도세 중과 예외 규정이 개정될 가능성이 있기때문입니다. 수익율 분석에서 보여드렸듯이 현재의 수익율은 양도세가 일반 과세되는데 있습니다. 이것이 60%까지 중과세된다면 수익율이 절반이하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아기곰은 무슨 근거로 이런 조항이 개정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일까요? 아기곰이라고 해서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 정보를 접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재경부 담당자 조차도 관련 법규를 개정할 준비조차하지 않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곰이 자신있게 말씀드리는 것은 정권의 성격때문입니다. 정확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출신 성분때문이지요.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기업인의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분입니다. 이것이 정치인들이 집권한 이전 정권들하고는 크게 다른 점입니다.

정치인들이 선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화끈한 한방입니다. 홈런 한방치고 신문 1면을 장식하는거죠. 그래서 언제나 생색이 날수 있는 것만을 찾고는 합니다. 반대로 생색이 나지 않는 것은 하기 싫어하지요. 이렇다 보니 실무자들도 이런 경향에 동화가 될수 밖에 없습니다. 8.31 대책이니 3.30 대책이니 이런 것을 입안하고 발표하는 사람은 훈장도 타고 포상도 받았지만,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기존 정책의 문제점을 건의하는 사람은 찬밥 신세가 되었을 것입니다. 모두가 박수를 치고 잘될것이라고 한 정책에 문제점을 꼬집었으니, 아마도 ‘시답잖은 작은 문제’로 정책 속에 담긴 ‘원대한 뜻’을 희석시키려는 사람으로까지 취급받았을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일하는 사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위정자와 코드가 맞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것입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많은 부작용을 만들어내고도 적기에 수정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자 회견장에 쟁쟁한 장관들이 모여서 부동산을 반드시 잡겠다고 큰소리만 쳤지, 정책이 산으로 가는지 바다로 가는지 책임을 가지고 주목한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 잘되고 있다는 보고는 수시로 받고, 그것에 안주하고 있었겠지요.

기업을 이런 식으로 운영한다면 몇년가지 못해 그 기업은 망하고 말것입니다. 요즘처럼 급격히 세상이 변하고 경쟁이 치열할때는 몇년은 커녕 몇개월도 버티기 힘들 것입니다. 기업에서 일하는 기본 원칙은 ‘Plan – Do – See’ 입니다. 치밀한 계획과 과감한 실행, 그리고 철저한 사후 관리입니다. 지금까지는 이 세번째 과정이 생략되었기 때문에, ‘완벽한 정책’, ‘더 이상 나올수 없는 부동산 정책의 완결판’, ‘정권이 바뀌어도 바뀔수 없는 정책’등 최상의 수식어를 붙여서 나온 정책들도 몇달만 지나면 흐지부지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부의 일하는 방식이 달라질 것입니다. 폼나고 생색내는 일만 하고 사후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하는 사람은 새 정부에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입니다. 여기서 더 쓰면 이명박 정부 홍보글이 되어버리니, 이쯤에서 그만두고, 본론으로 돌아가면, 새정부에서는 참여정부의 각종 정책에 대한 평가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연히 양도소득세 중과 예외 규정도 도마위에 오르겠죠. 이 조항이 논의가 된다면 결론이 어떻게 나겠습니까? 서민 주택이 다주택자의 재테크 수단이 되게한 원인을 그대로 나둘까요? 더구나 이 조항을 폐지하면 양도세가 50~60%로 환원되어 세금을 더 거둘수 있기에, 명분뿐 아니라 실리도 따라 오게됩니다. 법이 개정된다고 하면 법 개정 이후 양도분부터 적용하여도 충분히 효과를 볼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설명드려도 반신반의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기곰의 예측이 맞더라도 법을 개정하는데 시일이 걸릴테니 그 사이에 파는 것이 좋다고 생각을 할 것입니다. 그때도 매수 세력이 있다면 그 말이 맞겠지요. 그러나 매수세력도 같은 보도에 접하게 되므로, 법이 개정되면 양도세 중과가 되기 때문에 회피 물량이 나오리라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법이 개정되면 매수 세력도 대기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그러므로 매입한지 2년이 지난 물건이라면 지금이라도 처분하는 것이 좋고, 1년이 지난 물량이라면 40%의 세금을 물더라도 50~60%의 세금보다는 싸니까 적당한 시기를 보아 처분하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양도세 절감 목적으로 저가 주택을 사려고 계획했던 사람이라면 1~2년 사이에 법규가 개정될 확율이 높으니만큼, 그 계획은 포기하는 것이 좋겠지요.  

무주택자나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실수요자라면 무리한 추격 매수는 자제하시기 바랍니다. 비수기때는 매물을 골라서 살수있지만 성수기가 되면 그 많던 매물은 거짓말처럼 없어지는 현상이 자주 벌어집니다. 팔려고 내놓았지만 막상 매수자가 달려드니까 아까워서, 또는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매물을 거두어 들이기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최근에 저에게 상담을 하신 어떤 분도 비슷한 생각을 하시더군요. 오랫 동안 매물로 내놓았던 물건인데, 매수자가 생겨서 계약을 하게되었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 정도 가격이면 잘받았다고 생각을 하는데, 막상 계약이 되니까 계약금을 돌려주고 해약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매도자의 욕심이라고 볼수도 있지만 소유 물건의 가치에 대해 매도자가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떤 이유로 매물이 사라지게 되면 매수자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해지게되며, 마지막 남은 물건이라는 말에 제대로 협상도 하지 못하고 달라는 값을 모두 주고는 합니다. 2006년말 성수기때도 이런 현상이 많이 벌어져서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발표 자료를 보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비싼 값으로 산 경우가 자주 눈에 띄더군요. 아무리 부동산은 하방 경직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평균적인 거래가를 기준으로 한 이야기이지, 거래가 수반되지 않은 한두건의 높은 거래가를 기준으로 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추격 매수를 하지 말라는 이론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실천을 하기 어려운 것은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넓고 매물은 많습니다. 그러나 굳이 어느 특정 지역에 집착하는 것은 그 지역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정보는 언론등에서 어느 지역이 오른다는 뒷북성 기사를 읽고나면 지금 당장 사지 않으면 세상의 종말이 올것 같은 생각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에 빠지지 않으려면 본인이 집을 사려는 목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를 것 같아서’가 답이라고 한다면, ‘왜 오를 것 같은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에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한다면 그 지역은 후보지에서 과감히 제외하여야 합니다. 사두면 평당 얼마까지 간다더라는 소문이 본인에게 수익을 안겨주지는 않습니다.

현재 시장은 한쪽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넘쳐있고, 1년전부터 나온 매물도 소화되지 않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매물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분양 물건을 잡으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수요자가 없는 곳을 일부러 찾아다니라는 말은 더더욱 아닙니다. 아무리 매물이 없더라도 실거래가보다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을 주고 사는 맹목적인 추격 매수는 지양하라는 말입니다.

더구나 연말 정도에는 저가 매물이 제법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기곰이 예상한대로 양도세법 개정이 이루어 지지 않더라도 차익을 실현하려는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시세 상승이 높았던 저가 주택에 대하여 정부에서 2009년도 기준시가를 1억원 이상으로 책정한다면 세제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 거품주의보 >

데이타 상으로 보면 몇군데 지역은 과열을 지나 거품의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지역명을 거론하면 최근에 투자를 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있을 것이 자명합니다. “미국에 사는 아기곰이 뭘 알겠어?”, “총론이나 알지, 각론에 대해 약한거 아냐?” 이런 식의 비판이 쏟아지겠죠. 세상에 적을 많이 만들수록 좋은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전문가의 글은  좋은것이 좋다는 식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아기곰은 이런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런 비난이 쏟아진다 해도 누군가가 지적하지 않으면, 언론 보도만 믿고 또 눈앞에 보이는 것만 믿고 투자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세대를 포함한 연립 주택의 상승이 거품을 만들어 내는 주범으로 아기곰은 지적합니다. 그렇다고 아파트가 오르면 거품이 아니고 서민의 주거지인 연립주택이 오르면 거품이라는 논리는 아닙니다. 매수자가 실거주자인지, 아닌지가 첫번째 시금석입니다. 언젠가는 오를 것 같아서 전세를 끼고 사두는 것과 지금은 실입주할 돈이 되지 않아서 전세를 끼고 사지만 언젠가는 실입주를 할것이라는 것은 표면적인 행위는 같지만 속 내용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거주 자체보다는 다세대 주택이나 연립주택이 언젠가는 아파트나 주상복합으로 바뀔것으로 기대하고 투자하는 행위에 거품이 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지역의 아파트 상승율은 낮은데, 연립주택의 상승율만 높다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어떤 지역에 호재가 생겨서 그 지역이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 호재가 아파트 시장에는 반영되지 않고, 연립 주택에만 반영될까요? 이런 시각에서 보면 아파트 상승율보다 연립주택의 상승율이 월등히 높은 곳에서 거품을 찾아낼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그동안 연립주택등이 아파트등에 비해 저평가되었기 때문에 갭메우기가 진행되는 동안은 아파트 값 상승율보다 연립주택 상승율이이 더 높은 것은 당연하다라는 지적이 나올수 있습니다. 맞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단순 상승율만을 비교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좁은 지역만 살펴보면, 특별한 이유가 있을수 있습니다. 그러나 범위를 넓혀서 보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이 오른 지역과 덜 오른 지역이 눈에 띄게 마련입니다. 아기곰이 지적하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특정 지역에서 아파트보다 연립주택이 이상하게 많이 올랐다는 겁니다.

2007년 1월 1일부터 2008년 3월 31일까지 15개월 동안 전국의 집값 상승율은 4.5%이며, 같은 기간 동안 아파트 값의 상승율은 3.2%입니다. 전체 집값 상승율이 1.3% 정도 더 높은 것은  연립 주택과 단독 주택이 아파트 상승율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기간동안 단독 주택은 3.8%, 연립주택은 11.7%가 올라서 아파트 값 상승율을 추월한 바 있습니다.

지역을 서울로만 좁혀서 보면 아파트 값이 6.1% 상승하는 동안 전체 집값은 8.4%가 올라서 서울 지역도 단독 주택(9.9%)과 연립 주택(13.2%)이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집값 상승율과 아파트 값 상승율 차이는 2.3%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용산구를 보면 아파트 값이 6.5% 상승하는데 그쳐서 서울 전체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전체 집값 상승율을 보면 19.4%나 되어 서울 평균의 두배 이상 급등을 하였습니다. 전체집 값과 아파트 값 상승율의 차이도 12.9%로 서울시 평균의 5.6배에 이릅니다.

이 수치만 보면 용산구의 단독 주택이나 연립주택에 상당한 거품이 끼어있거나 반대로 그 지역 아파트 값이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할수 있습니다. 강북 U턴 프로젝트도 좋고, 용산의 미래가치도 다 좋습니다. 그런 이유로 집값이 오르는 것 자체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지역의 미래 가치가 좋고, 그 지역이 저평가되었다면 아파트 값도 같이 올라야겠죠. 그러므로 아파트 값 상승율 6.5%와 전체 집값 상승율 19.4%의 차이의 상당 부분은 그 지역이 좋아진다는 기대감이 선반영된 것보다는 아파트 시장과 재개발 시장의 차이에 기인합니다.

그러나 현재 낙후도가 심해서 이를 재개발할 경우 그 지역이 확실히 좋아지는 것은 맞는데, 그렇다고 별천지가 되는 것은 아니고 아파트 단지나 주상복합으로 거듭나는 것뿐입니다. 재개발후 아파트의 시세는 인근 아파트 값을 기준으로해서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주변 시세와 동떨어진 가격으로 분양되는 단지는 미분양이 될 가능성만 높습니다.

더욱이 다른 지역의 재개발 사업과 비교한다면 용산 지역의 연립주택이나 단독주택 상승세는 과도한 면이 있습니다. 용산구와 바로 붙어있으면서 한강 조망권도 되는 성동구의 경우도 옥수동, 금호동등 많은 재개발 대상지를 갖고 있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성동구의 전체 집값 상승율은 4.9%로 아파트 값 상승율 4.7%에 비해서 불과 0.2% 높은 수치에 그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요? 아파트 값은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연립주택이나 단독 주택의 경우는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저평가가 되거나 오버슈팅이 되는 경우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용산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곳을 살펴보면 은평구 (6.4%), 구로구 (5.4%), 마포구 (4.7%)등 4개구가 서울시 평균보다 두배 이상의 이격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의 서구(7.6%)와 계양구(5.3%)가 인천 평균인 2.6%와 두배 이상의 이격도를 보이는 곳이고, 김포시(7.4%), 남양주시(5.8%), 성남의 중원구(5.3%)가 경기도 평균인 1.6%보다 세배 이상 이격도를 보이는 곳입니다.

이런 곳일수록 지분쪼개기와 양도세 절감을 위한 소형 지분 투자가 심한 곳으로 추정할수 있습니다. 이 말은 양도세 중과 예외 규정 개정이나 정부의 다른 대책이 나왔을때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수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 정부 정책의 한계 >

지난 4월 11일 정부에서는 강북 지역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대책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외에는 주목할만한 내용은 없습니다. 주택거래 신고 지역으로 지정된다하여도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6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만 자금조달 및 입주계획을 신고해야 하기때문에 저가 주택이 상승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맞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수도 있습니다.

대출 규제 강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현행 대출 규제가 고가 주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때문에 저가 주택의 상승세 제동에 효력을 발휘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더구나 고가주택을 억누를수록 저가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는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풍선의 한쪽 끝을 꽉 누르고 있으면 다른 쪽이 더 부풀어 오릅니다.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보고, 예전에 했던 것처럼 풍선을 더 세게 누르면 다른 쪽이 가라앉을까요?

이번 정부의 대책은 기존 대책을 짜깁기해서 실무자 선에서 나온 임시 방편에 불과합니다.  원인과 현상 파악에서 핵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대책하에서는 사자를 풀밭으로 더 내몰 따름입니다. 현재의 문제는 참여 정부의 설익은 정책에 기인한다 할지라도 앞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은 새정부의 몫입니다.

< 당부의 말씀 >

요즘과 같은 분위기에서는 처음 집을 마련하는 사람이나 거래 경험이 적은 사람의 경우 분위기에 휩싸여 투자처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런 투자의 경우 단기적으로 이익을 보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주식 시장으로 말하면 정보에 따라 투자를 하는 것이죠. 정보에 따라 대박이 날수도 있지만, 작전 세력의 마지막 물량을 처분해주는 사람도 정보를 과신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때문에 워렌 버핏같은 사람들은 철저하게 가치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주택 시장에서도 가치 투자는 있습니다. 수요가 몰리는 곳에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현재보다 미래의 수요가 더 늘어야 하고, 그 수요도 고가의 자산을 취득할수 있는 유효 수요이어야 합니다. 이런 곳에 투자를 한다면,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에 투자를 해놓은 것처럼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시장 평균 이상 오르게 마련입니다. 세월만 낚고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이런 곳을 고르는 기준은 제 책 ‘부동산 비타민’에 자세히 서술해놓았으니 내집마련에 앞서 여러번 숙독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오늘 샀다 내일 팔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양도소득세등 각종 세제가 단기 보유자에게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단기 추세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다보면 장기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이럴때일수록 기본을 돌아보는 투자 자세가 중요합니다. (Back to basic)

참여 정부의 판단 착오와 후속 조치 미비로 사자(다주택자)들이 양떼(서민)들이 먹어야할 풀까지 먹는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사자는 풀을 먹지 않는 법입니다. 조용히 초원으로 돌아가는 사자도 있지만 양치기가 나타날때까지 기다리는 사자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양치기는 막대기나 아무렇게 휘둘러서 양떼들을 혼란에 빠트린 저번 양치기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그 점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 결 론 >

1. 2007년초부터 시작한 서울 강북 지역 및 수도권 지역의 상승세는 지역적 호재도 있지만,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중대형 주택과 소형 주택, 아파트와 비 아파트 주택간의 갭메우기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이에따라 저가 주택부터 상승이 시작된 것입니다.

2. 그 원인으로 기준시가 1억 이하짜리 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외라는 정책상의 오류를 틈탄 가수요와 DTI 규제에 따른 실수요가 저가 주택 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입니다.

3. 현행 추세가 계속된다면 불똥은 수도권의 저가 지역, 특히 읍면 지역으로 번져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4. 그러나 수요의 제한성때문에 지방으로까지 상승세가 퍼져나가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강북 지역이나 수도권 지역의 저가 주택을 팔더라도 강남권으로 바로 진입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한 강북이나 수도권의 상승세가 강남권으로 번지기에는 제한적입니다.

5. 현재의 많이 오른 지역에 투자한 다주택자라면 매도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세법 개정이나 기준시가 인상등 정부의 대책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들 지역에 진입하려는 수요는 잠시 여유를 갖는 것이 좋습니다.

6. 요즘같은 분위기에서는 무주택자등 실수요자는 분위기에 휩쓸려 추격 매수에 나서기 쉽습니다. 그러나 거래량이 따라주지 않는 매수는 거품의 위험이 있고, 하방경직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7. 특히 다른 지역과 다른 상승 형태를 보이는 지역은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8. 내집마련이나 갈아타기를 할때 ‘오를 것 같다’는 말만 듣고 투자를 해서는 안되며, 유효 수요가 늘것인지 줄것인지를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집마련에 나선다면 위험성을 줄일수가 있습니다.

* 출처 : 아기곰동호회/아기곰, 2008.4.14

서울 강북을 비롯한 일부 지역의 상승세가 대단합니다. 여러분도 기억하고 계시겠지만 지난 2006년 가을장을 연상할만한 기세입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이러한 상승세의 원인을 분석해보고 아울러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전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들어와서 벌어지고 있는 강북의 상승세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도심 재개발 공약때문이라고도 하고, 경기 북서부까지도 이런 상승세의 영향으로 덩달아 오른다고 합니다. 조만간 강남권까지 이런 상승세가 확산될 수 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이런 보도를 접하면 아직도 내집마련을 못한 무주택자나 갈아타기를 계획중인 실수요자들로서는 조바심이 나지 않을수 없겠지만, 어느 곳에 언제 집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지 막연할 것입니다. 이런 실수요자들의 궁금증이 늘어나는 반면, ‘맞으면 다행이고 아니면 말고’ 식의 보도도 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어떤 현상이 시장에 나타날때 한가지의 주된 원인이 아니라 몇가지의 복합적인 원인이 서로 어우러져서 하나의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면 전혀 다른 전망이나 해법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분석이 중요한 것입니다. 분석(分析)이라는 단어 자체가 나눌 분(分) 쪼갤 석(析)자로 되어 있듯이, 분석의 첫번째 단계는 요소를 가능한 많이 잘라내는 것입니다. 두번째 단계는 유사한 요소끼리 같은 그룹으로 묶는 것입니다. 세번째 단계는 이렇게 분류된 요소에 가중치를 주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분석된 요소가 A,B,C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원인이 A 60%, B 30%, C 10%라 할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A만을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나서 본인은 그 원인을 맞추었다고 착각을 합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본인이 상상할수 있는 모든 경우, 예를 들면 원인으로서 A, B, C는 물론 전혀 상관 없는 D, E를 들고 나와서 그중에 A, B, C가 있으니 본인이 정확하게 맞추었다고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분석이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을때 일어나는 현상들입니다. 이러한 분석이 부동산 전망이 아니라 의사의 진단이라고 생각해보면 그 심각성을 알수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위의 세가지 원인중 어느 원인이 가장 중요할까요? A라는 원인의 비중이 가장 높으니, 제일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A만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본인이 분석을 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C의 원인이 가장 중요할수 있습니다. 비중은 비록 작지만 전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원인일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과거에는 A, B 두가지 원인 밖에 없었는데, 10%밖에 되지않는 비중이지만 새로운 원인인 C가 나타나서 시장을 흔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시장은 언제나 매수 세력과 매도 세력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양팔 저울과 같기때문에 한쪽에 작은 추라도 올려놓으면 한쪽으로 급속히 기울기 때문입니다. 이런 원리를 무시하면 주식 시장에서 살아 남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기업이 있다고 하죠. 실적 호조가 예상되므로 주가는 강세를 띌것입니다. 그런데 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고 하면, 이 회사의 주가는 어떻게 될까요? 화재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판매 실적 호조로 인한 매출액 상승분보다 적다하더라도 이 기업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적 호조에 따른 호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비중이 10% 밖에 되진 않지만 C원인이 새로 등장한 것에 주목하고 거기에 맞는 처방을 하는 의사가 명의입니다. 예전에 나온 A나 B원인에 대해 만들어 놓은 처방전을 되풀이하는 의사를 명의라 할수 없겠지요.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A나 B를 말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10%의 새로운 요소를 찾아내는 능력, 그것이 아기곰 동호회의 힘이지요.

위에 말씀드린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 강북 지역의 경우 2006년말 대비 2008년 3월말까지 15개월 동안 주택 값이 13.2% 올랐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한강 이남 지역의 4.1%, 전국 평균 4.5%보다 크게 오른 수치입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강북 U턴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위력을 발휘한 때문이라고도 하고, 이명박정부의 도심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때문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그 원인도 일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동안 24.3%가 오른 의정부, 22.7%가 오른 시흥, 15.8%가 오른 안산, 15.1%가 오른 인천이나 14.9%가 오른 남양주등은 어떤 원인때문이라고 설명할수 있을까요? 이들 지역은 강북 U턴 프로젝트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인천이나 의정부 지역은 오래된 도심이 많으니 도심개발 프로젝트 때문이라고 둘러댈수는 있겠지만 시흥이나 남양주등은 이런 이유와도 거리가 멀지만 강북보다 오히려 시세가 더 상승했습니다.

그러면 이들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더 상승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몇가지 원인을 들수 있습니다.

< 갭 메우기로 인한 집값 상승 >

지난 몇년간 일부 인기 지역과 중대형 평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몰렸으며, 이에 따라 이들 수요가 몰린 집값의 상승율은 평균 집값 상승율을 크게 웃돌면서 자산 양극화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소위 강남권이라고 불리우는 인기 지역이냐 아니냐의 여부, 중대형 주택이냐 아니냐의 여부, 아파트냐 아니냐의 여부에 따라 상승율이 명암을 갈랐던 것입니다.

참여 정부가 시작되기 직전인 2003년 1월초부터 2006년 12월까지 만4년동안 강남권이라고 불리우는 강남구(79.0%), 서초구(77.5%), 송파구(81.8%)의 평균 아파트값 상승율은 79.4%에 이른 반면, 같은 기간 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값 평균 상승율은 그 1/3정도인 26.4%에 그쳤습니다. 그나마 아파트 값은 나은 편이고 같은 지역의 단독주택 상승율(19.1%)과 빌라를 포함한 연립주택 상승율(10.5%)은 은행 금리 수준도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2007년 1월초부터 현재 시점인 2008년 3월말까지 15개월 동안 강남권 아파트의 평균 상승율은 -0.8%로 오히려 하락한 반면, 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 값은 13.2% 상승을 보여 극명한 대비를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강북 지역의 단독주택 상승율(11.2%)과 빌라를 포함한 연립주택 상승율(15.9%)도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 처럼 2007년 1월을 기점으로 다락처럼 올랐던 강남권 아파트 가격과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강북권 아파트, 단독 주택, 연립 주택 값의 간격(gap) 메우기가 진행되었던 것입니다.

지난 1년여간의 갭 메우기에도 불구하고 2003년 1월부터 현재까지 5년 3개월간의 누적 상승율을 살펴보면 강북 지역은 43.0%에 불과하여 강남권의 77.9%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참여 정부 기간동안 얼마나 심하게 양극화가 진행되었는가를 극명하게 알수있는 대목입니다.

또한 주택의 규모면에서도 2003년 12월말부터 2006년 12월말까지 3년 동안 전용면적 29평 이상인 대형 주택의 상승율이 16.2%, 전용 면적 19평 이상 29평 미만인 중형 주택의 상승율이 13.6%에 이르렀던 것에 비해 전용 면적 19평 미만인 소형 주택의 경우 상승율이 11.8%에 그쳐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06년 12월말부터 2008년 3월말까지 15개월 동안은 대형 주택은 1.8%, 중형 주택은 3.0%오른 것에 그친 반면 소형 주택은 7.2%나 올랐던 것입니다.

주택의 종류별로 살펴보면, 2003년 1월초부터 2006년 12월말까지 4년 동안 아파트의 상승율이 31.2%에 이르렀던 것에 비해 연립 주택의 경우 상승율이 11.2%, 단독 주택의 경우 상승율이 3.3%에 그쳐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되었습니다.

그러나 2006년 12월말부터 2008년 3월말까지 15개월 동안은 아파트는 3.2%에 그친 반면, 연립 주택은 11.7%, 단독 주택은 3.8%가 올라 지난 4년간의 상승율을 웃돌은 것입니다.

이상으로 살펴보면 현재 강북 지역의 집값 상승은 지역적 호재보다는 갭메우기의 성격이 크다고 할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그 동안 투자자의 관심에서 소외되었던 저가 주택에 매수세가 몰린 것입니다.

주식 시장과 비유하자면 호재를 가진 선도주가 너무 오르자 그 가격 차이에 부담을 느낀 일종의 순환매가 일어났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순환매가 아무때나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전환점이 있을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인데 주택 시장에서는 2006년 말, 2007년 초에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러면 2006년 말, 2007년 초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대출 규제 강화입니다.

< DTI 규제로 인한 집값 상승 >

둘째, 이들 지역의 집값이 상승한 두번째 이유는 한마디로 이들 지역의 집값이 저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보통 ‘집값이 싸다’라고 말하는 의미는 어떤 지역의 집값이 다른 지역보다 싸다는 상대치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갭 메우기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쌀때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지역의 집값이 일년에 10%가 올랐다고 하더라도 다른 지역 집값이 30%나 올랐다면 절대치로서는 올랐다고 할수 있지만 상대치로서는 올랐다고 할수 없습니다. 이런 상대 차이가 많이 벌어지면 어떤 계기가 왔을때 갭메우기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강북 집값 상승세의 첫번째 원인이 바로 이것이지요.

그런데 아기곰이 지적하는 두번째 원인은 ‘집값 자체가 싼 절대치’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싸다’는 것은 지역간의 상대 비교가 아니고, 대출 기준과의 비교를 말합니다. 은행에서 대출을 해줄때 담보가치에 비례하여 대출액을 정합니다. 이것을 보통 LTV (Loan To Value)라고 부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은행에서는 LTV를 담보물을 기준으로 ‘6억원 이하’ 물건에 대해서는 60%를, ‘6억원 초과’ 물건에 대해서는 40%를 담보 가치로 인정해주는 이원적 관리를 합니다. 이러다 보니 담보물의 가치가 6~9억원인 경우, 담보 가치가 6억원일때 보다 대출이 적게되는 모순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집값이 6억원 이상되는 아파트에는 수요가 적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담보 가치가 6억원 이하인 경우도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의 상환 능력에 따라 대출 금액이 달라집니다. 이것이 바로 2007년 초부터 강화된 DTI 규제입니다. 이에따라 기존의 담보 가치 기준(LTV)에 의한 대출 규정에다 소득 수준에 의한 대출 규정(DTI)까지 강화되면서 저가 주택으로 매수세가 몰리게 된것입니다. 그럼 왜 DTI 규정과 주택 가격과의 연관성이 높은 것일까요? LTV의 경우 담보가치가 올라가면 대출 금액도 따라서 올라갑니다. 예를 들면 6억짜리 아파트의 경우 대출 한도는 3억 6천만원이며, 4억 짜리 아파트는 2억 4천만원입니다. LTV를 40%만 적용하는 6억 이상의 고가 주택은 예외라고 놓고보면 담보물의 가치와 대출 금액이 정비례하기때문에 아파트 값이 비싸거나 싸거나 크게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DTI 규정은 이와는 다릅니다. 예로 6억원짜리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합시다. 과거에는  LTV를 60%까지 적용해주니까 3억 6천만원까지 담보 대출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DTI 규정까지 적용한다면 3억 6천만원을 대출 받기 위해서는 가계 수입이 연간 9천만원을 넘어야 합니다. 연간 소득이 6천만원인 사람은 대출을 2억 4천만원밖에 받을수 없으므로, 자기 자본이 충분치 못하다면 4억원 정도의 아파트 밖에 살수 없는 것입니다.

연봉이 9천만원인 사람은 4억원짜리 집이나 6억원짜리 집이나 원하는대로 살수 있지만 연봉이 6천만원인 사람은 4억원짜리 집만 살수 있는 것입니다. 이 의미는 개인에다 초점을 맞추어 보면 저소득자일수록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는 의미가 되고, 고소득자일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개인이 아닌 시장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6억짜리 집에 대한 매수 경쟁은 점점 약해지고, 4억원짜리 집에 대한 매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 데이타를 근거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도시 가구 평균 소득은 4410만원입니다. 국민은행 2008년 3월 31일 시세를 기준으로 보면, 평균적인 직장인이 대출을 끼고 살수 있는 45평형 아파트가 서울 25개구 및 5개 신도시에는 한군데도 없으며, 34평형 기준으로도 단 한군데도 없습니다. LTV의 대출 한도보다 DTI에 의한 대출 한도가 적기때문에 자기 자본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은행 대출을 이용하지 않고 100% 자기 자본만으로 집을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그 동안 자본 축적을 많이 해놓은 고소득자나 부모님등 주변의 도움을 받을수 있는 소수에 한하며, 대부분 신규 매입자의 경우 어느 정도 대출을 끼고 산다고 보았을때, DTI 규제로 인해 저소득자는 매입할수 있는 지역이 점점 좁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나마 24평형 아파트가 되어야 관악, 평촌, 성북, 동대문, 구로, 노원, 서대문, 강북, 일산, 산본, 도봉, 은평, 중랑, 금천, 중동등 15개 자치구에서 매수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요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노원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3월말일 기준으로 노원구 아파트의 평당 매매가는 1127만원이므로, 34평 아파트의 경우 평균 3억 8327만원입니다. 34평형 아파트를 살 경우 LTV 60%를 적용하면 2억 2996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 자기 돈은 1억 5331만원만 있으면 됩니다. (계산을 쉽게하기 위해 취등록세와 복비등 부대비용은 생략하였음.)

그러나 DTI 규정을 적용하면 2억 3천만원 정도의 대출을 위해서는 연봉 수준이 5750만원은 되어야 합니다. 연 소득 4410만원인 평균적인 사람이 대출을 받는다면 최대 1억 764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으므로 자기 자본 2억 687만원이 필요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DTI 규정이 없었던 과거에는 자기 돈 1억 5천여만원만 있으면 대출을 끼고 34평형 집을 살수 있었지만, DTI규정이 강화된 2006년말 이후에는 자기 돈이 2억원이 넘게 있어야 대출을 끼더라도 노원구의 34평형 아파트를 살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저소득자는 DTI 규정 때문에 내집마련을 하려면 자기 자본이 더 축적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설명한대로 이런 이유로 소득이 적은 사람일수록 수도권에서는 집을 살수 있는 곳이 적어지는 현상이 벌어지며, 경쟁이 그만큼 더 치열해지므로 내집마련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소득자나 자본이 충분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주택을 사고, 저소득자나 자본이 부족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저가인 주택을 산다고 한다면 현재와 같은 저가 주택으로의 쏠림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고기를 먹어야 할 사자는 고기를 먹고, 풀을 먹어야 할 양은 풀을 먹는 것이 순리인데, 고기를 먹어야 할 사자가 풀을 먹게되니까 정작 풀을 먹어야 할 양의 몫이 적어지게 된것입니다. 그러면 사자들이 왜 갑자기 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 모순투성이 양도소득세 중과규정 >

셋째, 저가 주택이 오르게된 세번째 원인은 양도소득세 중과 규정의 예외 규정때문입니다. 참여 정부에서는 집값이 오르는 원인을 다주택자의 탓으로 보았기 때문에 8.31조치를 통해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주택을 양도할때 양도차익의 60%를 내야하는 규정을 만들었고, 2006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바 있습니다. 또한 1가구 2주택 보유자에게는 주택을 양도할때 양도차익의 50%를 세금으로 내야하는 규정을 2007년 1월 1일부터 시행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중과 규정을 만들어 다주택자 양산을 막고, 세수도 늘이자는 의도는 좋았지만 부작용이 걱정되었습니다.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경과 기간동안 다주택자들이 잉여 주택을 파는 것 자체는 괜찮은데, 상대적으로 가치가 적은 저가 주택을 매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였기 때문입니다.  사과 두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하나를 내놓으라고 한다면 좋은 사과를 내놓는 사람보다는 작고 볼품없는 사과를 내놓는 사람이 대부분일거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수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양도세 중과 규정이 실시되면 매물이 적은 고가 주택은 희소성때문에 더 오르고, 매물이 많은 저가 주택은 가격이 오르지 않거나 떨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것이 뻔한 이치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몇년간 양극화의 한 원인이 이 조항때문이었습니다.

주택 시장에서 이렇게 양극화가 진행되는 것은 저소득층을 지지기반으로 삼았던 참여 정부에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들었겠지요.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예외 규정을 두어 지방의 경우 기준 시가 3억원 이하짜리 주택과 수도권은 기준시가 1억원 이하짜리 주택은 양도세 중과 규정 계산시 주택수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예외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기준시가 2억원짜리 집이 두채가 있는 사람이 한채를 파는 경우 양도차익의 50%를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서울에 2억원짜리 한채, 천안에 2억원짜리 한채를 가진 사람은 1가구 1주택자의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즉, 양도차익에 따라 9~36%를 적용하는 일반 세율을 적용하며 장기 보유 특별 공제 혜택도 받을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서울에 기준시가 2억원짜리 집이 두채가 있는 A라는 사람이 한채를 파는 경우 양도차익의 50%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그러나 서울에 5억원짜리 한채, 기준 시가 1억원짜리 열 채를 가진 B라는 사람은 A 보다는 혜택이 많습니다. 기준 시가 1억원짜리 주택을 팔게되면 일반 세율을 적용받기때문입니다. 그러므로 A라는 사람은  자산이 4억원에 불과하고 주택수도 2채에 불과하지만 양도세 중과 규정에 해당되고,  B라는 사람은 자산이 무려 15억에 이르고 주택수가 11채에 달하지만 저가 주택을 먼저 파는 경우 양도세 일반 세율을 적용받습니다.

실제 세율을 적용하여 시뮬레이션 해보겠습니다. B라는 사람이 2006년 3월 7천만원짜리 주택 열채를 샀습니다. 열채 모두 전세 2800만원(전세비율 40%)씩을 끼고 샀기때문에 매입에 필요한 부대비용을 포함하더라도 실투자비용은 4억 4100만원에 불과하였습니다. 매입한 후 2년이 지난 2008년 3월에 열채를 모두 팔았습니다. 그동안 시세가 40%가 올라서 9천8백만원으로 올랐습니다. 이 사람의 투자수익율을 계산해 보죠.

취득가가 7천만원, 양도가가 9800만원, 필요경비가 210만원 (매입가의 3%)이기 때문에 양도차익은 2590만원입니다. 여기에 양도소득 기본 공제 250만원을 제하면 과세표준은 2340만원이 되므로  세율 18%와 누진 공제 90만원을 적용하면 양도소득세는 331만 2천원이 나옵니다. 그러므로 세후 순이익은 2258만 8천원으로서 전세금을 제외한 실투자금 4410만원을 감안해보면 투자수익율은 51.2%에 달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첫번째 매도한 집에 한하는 이야기이고, 두번째 매도한 주택부터는 투자 수익율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그 이유는 첫째 양도소득 기본 공제 250만원은 1년에 한번만 적용되기 때문이고, 둘째 당해년도에 매각한 주택들에 대한 양도소득은 누적하여 계산을 하기때문입니다. 즉 첫번째 주택은 18%의 세율을 적용하지만 두번째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 소득이 누적되어서 과표가 4930만원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에 따라 27%의 세율과 450만원의 누진 공제가 적용되어서 첫번째 주택과 두번째 주택의 양도소득세의 합은 881만 1천원이 됩니다. 이를 실투자금 8820만원으로 나누면 투자 수익율은 45.9%가 됩니다. 이런 식으로 열채의 주택을 모두 처분 할 경우 8064만원의 세금을 내고도, 1억 7586만원의 수익을 거두어서 투자금 4억 4100만원 대비 투자 수익율은 39.9%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면 같은 4억 4100만원을 고가 주택에 투자한 A씨의 투자 수익율을 살펴보겠습니다. 비교 조건을 같게하기 위하여 투자 기간 2년 동안 상승율을 40%라 하겠습니다. A씨는 서울에 있는 7억짜리 고가 주택을 매입하였습니다. 전세가 2억 8천만원이고 매입에 필요한 부대비용이 2100만원이니 실투자금은  4억 4100만원입니다. 2년전에 매입한 이 주택이 40% 올라서 9억원에 양도하였습니다. 양도차익은 2억 5900만원이고, 인적 공제 250만원을 제하면 과표는 2억 5650만원이 됩니다. 이때 A씨가 1가구 2주택자인 경우 50%의 세율이 적용되어 1억 2825만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세후 수익은  1억 2825만원에 불과하여 투자수익율은 29.1%에 불과합니다. 만약 A씨가 3주택자라면 수익율은 더욱 줄어서 23.3%에 불과합니다. (설명이 부족하신 분은 첨부한 엑셀 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같은 4억 4100만원을 투자했고 같은 기간동안 같은 가격 상승율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세제상의 모순때문에 양도소득세의 차이가 투자금의 10%가 넘는 4761만원이나 난 것입니다. 저가 주택 열채에 투자한 B씨는 세후 1억 7586만원의 이익을 거둔 반면, 순진(?)하게 고가 주택 한채에 투자한 A씨는 세후 1억 2825만원의 수익에 그친 것입니다.

다주택 보유를 억제하려고 만든 세제가 오히려 일부 다주택자에게 수익율을 더 안겨주는 모순된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수도권과 광역시권 소재 주택으로서 기준시가 1억원 이하인 주택이라고 모두 양도세 중과 규정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도정법이라고 부르는 ‘도시 및 주거 환경 정비법’에 의한 정비 구역으로 지정된 구역은 제외됩니다. 쉽게 말씀드려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지로 지정된 곳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정비 구역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투자의 걸림돌이 되지는 않습니다. 예로 적당히 낡은 동네의 싼 집을 여러채 사두었다고 가정합시다. 이곳이 재개발 지역으로 구역이 지정되면 그날로 집값은 날개단듯 오를 것입니다. 뉴타운이라도 지정되면 더할 나위없죠. 이때 양도세 중과세 예외 규정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시세 차익이 많으므로 투자자로서는 별 불만이 없을것입니다. 만약 재개발등 구역 지정이 되지 않더라도 묻어두기 투자를 하려는 소액 투자자들은 많으므로 대박은 아니더라도 시세는 어느 정도 상승을 할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양도세를 일반 과세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구역 지정이 되든 안되든 어떤 경우에도 수익을 올릴수 있는 양수겸장이였던 것입니다.

여기까지 설명을 드리면 눈치빠른 회원분들은 벌써 감을 잡으셨을 것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1~2년전부터 단독 주택을 사서 그것을 헐고 다세대 주택으로 다시 짓는 것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다세대 주택은 분할 등기가 가능하기때문에 여러 주택이 새로 생기는 것이죠. 이런 소형 저가 주택의 수요자중에는 적은 자본때문에 할수 없이 이런 다세대주택이라도 사야하는 실수요자도 있겠지만, 앞서 예로 든 것처럼 양도세 절감을 위해 소형 저가 주택을 대량으로 매집하는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현상이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과거에도 이런 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람이 있었겠지만 이런 형태의 투자가 본격적으로 퍼져나간 것은 2007년 초부터입니다. 국민은행(구 주택은행)에서 주택 시세 조사를 시작한 1986년 1월부터 현재까지 22년간 다세대주택을 포함한 연립주택의 수익율이 아파트의 수익율보다 높았던 때는 세번의 기간 밖에 없었습니다.

첫번째는 91년 중반에서 92년 중반까지 1년간입니다. 이때 분당등 5대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서울의 기존 아파트 값이 떨어졌습니다. 이때 연립주택 값도 떨어졌지만 그 폭이 아파트 하락 폭보다 적었기 때문에 손실이 적었습니다.

두번째는 97년말에서 98년말까지 1년간입니다. 이때는 IMF 외환위기때여서 내수 경기가 아주 침체되어있던 때이죠. 이때도 아파트 값이 폭락을 하였지만 연립주택은 상대적으로 적게 떨어진바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이 두번의 시기는 연립주택 값이 아파트 값보다 덜 떨어졌다는 것이고, 이는 아파트 값보다 연립주택이 경기에 덜 민감하다는 것과그만큼 환금성도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번째는 2007년 2월부터 현재까지 입니다. 작년 2월경부터 시작된 세번째 역전기는 아파트 값과 연립주택 값이 모두 오르는 가운데 발생된 것이므로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만약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아파트에서 연립주택으로 변했다면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부를만큼 대단한 변화라 일컫을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차 문제나 보안 문제등의 이유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연립주택의 선호도보다 줄었다고 볼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문제는 현재의 상승세는 앞서 지적한대로 상당부분 가수요에 의한 것입니다.

< 현 상승세의 문제점 >

현 상승세는 과거와는 그 형태가 다르다는 측면외에도 몇가지 문제점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합니다.

첫째, 과거의 아파트 위주의 상승에서 다세대 주택이 포함된 연립주택 위주의 상승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아파트는 올라도 되지만 연립주택은 오르면 안된다는 논리는 아닙니다. 문제는 연립주택을 매입하는 이유가 실거주보다는 시세 차익만을 노리는 가수요가 많다는 점입니다. 저가 주택 몇채를 동시에 매입하는 전업 투자가부터 시작하여 여윳돈 몇천만원을 굴리기 위해 전세를 끼고 한채 사두는 서민형 투자가까지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들어가서 실거주할 주택이 아니라 재개발/뉴타운 사업등을 통하여 아파트로 가는 징검다리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과거의 분양권 거래와 같은 식의 개념으로 통용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연립주택이 오르기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수요의 내용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연립주택에 들어가서 살려는 실수요보다는 뉴타운이나 재개발 사업을 통해 언젠가는 아파트로 바뀔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사두는 가수요가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가수요가 늘어난 것 자체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앞에서도 소개한 지분쪼개기입니다. 단독 주택을 허물고 그곳에 여러 채의 다세대 주택을 짓는 것이 일종의 ‘지분쪼개기’입니다. 단독 주택 한채로서는 아파트 한채 밖에 분양을 받을수 없지만, 등기가 별도로 된 독립 세대인 다세대 주택으로 여러 채 분양하면 그만큼 여러채의 아파트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늘어나는 가구수 만큼 아파트를 더 지을수 없다는 것입니다. 용적율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일정 면적을 가진 지역에 가구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향후 그 지역이 재개발이 되더라도 소형평형 아파트 위주로 건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조합원수가 두배로 늘어났다면 과거 40평형대를 받을수 있던 곳도 20평형대 밖에 받을수 없습니다. 수학으로 따지면 분자(아파트 건설 면적)는 같은데 분모(조합원수)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소형평형 위주의 단지는 당연히 서민 주택 단지가 될것이며 시세 상승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돈있는 사람들의 수요가 몰리지 않기때문입니다. 현재도 강남과 같은 인기지역내에서도 단지마다 시세 차이가 존재합니다. 입지도 중요한 변수지만, 같은 입지라도 그 단지를 구성하는 가구의 평형 구성비에 의해서도 단지의 가치가 차이납니다. 중대형 평형이 없는 단지는 상승에 한계가 있습니다. 부자들의 수요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지분쪼개기등으로 조합원대열에 합류한 사람때문에 그 지역에 오랫동안 살았던 토박이 주민까지 손해를 입는 것입니다. 강을 건너는 배에 너도 나도 올라타니까 배가 강을 건너기도 전에 가라앉는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히 서울시에서 오는 7월부터 짓는 면적 60제곱미터 이하의 신축 주택에 대해서는 재개발 사업시 현금 정산을 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무분별한 지분쪼개기에 대한 방지책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6월 이전에 지어진 소형 평형 주택의 기득권을 모두 인정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몸값을 더 높여주는 부작용도 있을수 있습니다.

둘째, 지분쪼개기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저가 주택이 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고가 주택이 오르는 것은 당연히 생각하다가 서민 주택인 저가 주택이 오르니 문제를 삼는 것은 공정치 못하다라는 의견도 일부 있을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가 주택의 상승은 고가 주택의 상승 이상으로 부작용이 심각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A지역에 집을 가진 사람은 자신 보다 비싼 동네인 B지역의 집값이 오르게 되면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말을 합니다. 이런 양극화 현상을 줄이고자 만든 것이 참여정부의 작품인 양도세 중과 예외 규정입니다. 이때문에 그 동안 소외되었던 A지역의 집값이 오르게 된것이지요. A지역 주택 소유주와 B지역 주택 소유주만을 보면 양극화가 어느 정도 개선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A지역에서라도 내집마련을 하려고 준비중이던 무주택자의 입장에서는 내집마련의 꿈이 더 멀어졌다는 것입니다. 무주택자의 입장에서 보면 비싼 동네인 B지역의 집값은 별 상관 없는 다른 나라의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맨허튼이나 베버리힐스 집값이 비싸다고 하더라도 본인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돈을 더 모으면 집을 살수 있을것 같았던 A지역 집값이 오르는 것은 이들에게는 희망을 빼앗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해 만들었던 예외 조항이 그나마 집한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평생 내집 한번 마련하는 것이 소원인 진짜 서민들과의 양극화를 심화시킨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주택자들에게 내집마련 기회를 주고자 A지역의 집값을 강제적으로 억누르는 것은 더욱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럼 아기곰이 주장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A지역이 오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하고, 그렇다고 억누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모순적 태도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기곰이 주장하는 것은 시장의 일은 시장에 맡기라는 것입니다. 정부가 섣불리 시장에 개입하게되면 이번과 같은 무주택자의 내집마련이 더 힘들어지는 모순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DTI 규정 강화와 양도세 중과 예외 규정만 두지 않았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저가 주택의 무차별적인 상승 현상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양들이 뛰노는 풀밭에서는 양들끼리만 경쟁을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부지런한 양은 부드럽고 신선한 풀을 더 많이 먹을수 있고 그렇지 못한 양은 적게 먹는 것이 자유 경쟁 체제이고 시장원리입니다. 풀밭을 사자들이 차지하는 지금의 현상은 자유 경쟁이 아닙니다.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자들까지 풀을 먹기 시작하자 양들이 먹을 몫이 적어진 것입니다.

< 가격 확산 현상의 이유 >

기준시가 1억원 이하짜리 주택을 자본력을 갖춘 다주택자들이 매집하기 시작하여 저가 주택이 오르기 시작했다는 아기곰의 주장에 대해 조금 의문이 생길것입니다. 서울 시내에 1억원 이하짜리 주택이 얼마나된다고 그러는가 라고 하는 점과 1억원이 넘는 주택들이 오르고 있는 현상과의 연결고리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일 것입니다.

첫번째 의문에 대한 답은 1억원이라고 함은 기준시가를 말하는 것이지 실거래가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연립주택이나 단독주택의 경우 실거래가 대비 기준시가 반영율이 아파트 보다 낮으므로 기준 시가 1억원이라 함은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2억원 정도의 주택을 말합니다. 2억원 이하짜리연립주택이나 단독주택은 서울에서도 쉽게 찾아볼수 있습니다.

두번째 의문에 대한 답은 게르만 족의 대이동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4세기말 중원세력에게 밀려난 훈족이 서진을 계속하자 동유럽에 살고 있던 게르만 족이 서남쪽으로 계속 밀려내려와서 로마 제국의 영토에 정착한후 로마를 멸망시킨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기준시가 1억원 이하짜리 주택에 대한 수요가 몰리자 가격이 급등하게되고, 평당 가격을 따져보면 1~2억대 주택이 더 싸보이는 현상이 벌어지니까 실수요자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약한 1~2억대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게된 것입니다. 같은 원리로 그 다음에는 2~3억원대 매물이 점점 소진되는 것이죠. 각 가격대별로 일정한 수요는 있어왔으나 저가 주택에서 부터 시작한 추가 수요가 점점 비싼 가격대로 번져나가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양들이 먹어야할 풀을 사자가 먹기 시작하니까, 양들은 풀밭에서 쫓겨나서 근처에 있는 채소밭의 야채들을 뜯어먹기 시작한 것입니다. 

(2부로 이어집니다.)

* 출처 : 아기곰동호회, 아기곰 님, 2008.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