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아기곰동호회)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Last Exit to Brooklyn)’라는 영화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암울했던 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였죠. 오늘 말씀 드릴 아기곰 시리즈 69탄 ‘블루칩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는 그 영화 내용하고는 별 상관은 없지만 제목과 그 분위기가 현 상황과 딱 어울려서 차용을 해보았습니다.

< 현재의 시장 상황 >
지금의 주택 시장 상황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이 흥미 진진합니다. 8.31이라는 야심찬 대책을 내놓은 후 시장이 깜짝 놀래 벌벌 떨기를 기대했던 정부에서는 불과 몇달만에 그 약효가 다하자 내심 당황해 하면서 새로운 대책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한편 시장에서는 그 대책이 나오기를 내심 기다리는 투자자도 있고, 별거 있겠냐며 과감하게 내지르는 투자자도 있다고 합니다.

8.31조치가 나온지 다섯달이 채 안된 현재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물밑에서 많은 움직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설날을 앞두고 투자 심리가 사그러드는 것이 아니라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 중심에는 블루칩 지역으로 진입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작년 10월 이후 전체적으로 슬금슬금 오르던 아파트 가격은 올해 들어오면서 블루칩 지역을 중심으로 재상승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블루칩 지역의 경우 작년 11월말 8.31 조치후 떨어진 폭을 완전히 회복한후 올해 들어와서는 2주만에 1.33%나 상승하여, 같은 기간중 시장 전체 평균 상승율인 0.21%를 상당히 초과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판교 분양이 임박하였기 때문이라고 하고, 송파 신도시 연기설이 그 원인이라고도 합니다. 또 3종 주거지의 용적율을 210%에서 230%로 상향 조정하였다가 취소했던 해프닝 때문이라고도 하고, 청담동 한양에 대한 재건축 인가를 내준것도 원인이라고 합니다.

모두 맞는 답일수도 있고, 틀린 답일수도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들은 하나의 작은요소에 불과하지 그것 자체가 주된 원인이 되지는 못합니다. 전에 아기곰이 비유를 든것 처럼 펄펄 끓는 기름은 겉으로 보아서는 뜨거운지 잘 모릅니다. 비로서 튀김거리를 넣어서야 그 온도를 실감할수 있습니다. 그 튀김거리를 다시 꺼낸다고 기름의 온도가 내려갈까요?

만약 판교 분양을 2~3년 연기하고, 반대로 송파 신도시 건설을 2~3년 앞당기면 집값이 떨어질까요? 3종 주거지에 대한 용적율 허용치를 230%로 하려는 계획을 철회했다는 발표후에도 시장이 들끊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재건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아파트들도 덩달아 오르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현재의 시장 상황은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한 상황입니다.

< 8.31 조치의 부작용 >
이러한 상황들은 8.31 조치가 내재한 문제점들 때문입니다.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일부 사람의 대리 만족도 부합시키고, 동시에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려는 정부의 정책이 8.31 조치의 실체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여러번 강조했듯이 세제만으로 부동산 값을 잡은 선례는 전세계적으로 단 한번도 없습니다.

8.31 조치를 포함하여 그간의 정부 정책이 효과를 못거두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시장을 보는 시각이 편향되기 때문입니다. 즉, 정확한 팩트를 인식하기 보다는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면서 그것이 전부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편향된 시각때문에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정책들을 남발하는 것입니다.

몇가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주택 거래 신고제.
대부분의 블루칩 지역은 주택 거래 신고제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말씀드리면 주택거래 신고제로 지정된 지역은 정부가 블루칩 지역이라고 공인해준 지역입니다. 정부에서 어떤 생각때문에 주택거래 신고제를 만들었을까요? 정부에서 생각하기로는 블루칩 지역에 주택을 마련하는 사람은 투기꾼이라는 시각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주택 거래 신고제를 실시하면 신분 노출을 꺼리는 투기꾼들이 블루칩 지역에 몰려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로 그렇던가요? 주택거래 신고제는 집값 안정에는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정부의 과세 자료 확보에 쓰일 뿐입니다.

둘째,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블루칩 지역에 사는 사람은 다주택자가 많다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실제로 다른 지역보다 경제적으로 앞선 사람이 많다보니 블루칩 지역에 주소지를 둔 사람이 다른 지역보다 다주택자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언론에도 이미 보도된 사실이죠. 그러나 이것을 어떤 분들은 엉뚱하게도 ‘다주택자가 블루칩 지역에 많이 산다’고 하는 것을 ‘블루칩 지역은 다주택자가 주로 소유하고 있다’라고 해석을 하기도 합니다. 앞의 이야기와 뒤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뒤의 이야기가 맞으려면 블루칩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임대수요자, 즉 전세를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블루칩 지역의 자가 주택 거주율이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낮다는 통계는 보지 못했습니다.

정부의 시각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다주택자를 압박하면 블루칩 지역의 매물이 증가하여 집값이 안정되리라고 믿는 거죠.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로 그렇던가요? 틀린 가정에 기초한 정책은 틀린 결과를 가져옵니다. 블루칩 지역에 주소지를 둔 사람이 소유한 주택은 블루칩 지역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옐로우 칩 지역이나 기타 지역등 다양합니다. 이 들이 주택을 처분할때 어떤 순으로 처분하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는 아기곰 시리즈 67탄등 지난 글속에 자세히 분석해 놓았기 때문에 다시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여기에 가세하여 기타 지역에 여러채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도 그것들은 처분하여 블루칩 지역에 ‘똘똘한’것 하나 마련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움직임도 지금의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8.31조치 이후 블루칩 지역은 -1.67%까지 떨어졌다가 이제는 완전 회복하여 오히려 8.31 이전보다 2.03%가 오른 상황입니다. 옐로우 칩 지역도 2.45%가 상승을 하여 상승율중에서는 최고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타 지역은 1.12% 상승에 그치고 있습니다. 블루칩 지역이나 옐로우 칩지역의 상승율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상승율이 아니라 절대 금액 기준으로 보면 그 결과는 더욱 참담하죠. 8.31 조치이후 1월 중순까지 블루칩 지역 아파트는 평당 36만원, 옐로우 칩 아파트는 평당 28만원 상승한데에 비하여, 기타 지역 아파트는 평당 8만원에 그쳐 그 상승폭이 1/4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양극화 현상을 만든 주범이 누구인지 명확히 알수 있습니다. 정부는 아직도 그 주범이 ‘잘못된 정책’이라는 것을 모르고 시장에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 정부의 또 다른 규제책 >
최근에 블루칩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불안해지자 정부에서는 새로운 규제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블루칩 지역에 대한 주택 거래 허가제와 양도소득세의 탄력세율 적용, 재건축 사업에 대한 추가 규제가 그 골자인것 같습니다. 단언컨데 그 정도 수준의 대책이라면 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의 문제이지 그 효과는 거의 없으며, 그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세가지 정책 모두 매물만 없어지게 하는 역효과를 부를 것입니다.
주택 거래 신고제가 그 효과가 없는 것 처럼 주택 거래 허가제라고 달라질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수리 기간이 오래 걸리게 되면서 공무원들의 일만 많아지게 되는 것이죠. (정부에서 공언한 ‘일자리 창출’면에서만 도움이 되겠죠.) 거래를 어렵게 한다는 것은 현실을 인정하고 고착화한다는 의미입니다.

주택 거래 허가제가 도입된다고 주택 거래를 제한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예로 특정 정당 당원만 블루칩 지역 집을 살수 있다는 입법이 가능할까요? 또는 자산이 얼마 이하인 사람만 주택 거래를 할수 있다는 입법이 가능할까요?

양도소득세에 대한 탄력 세율 적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양도소득세율이 50%만 넘어가면 거래는 급속히 위축되게 됩니다. 자신의 몫보다 세금이 더 많을때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집을 처분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양도세를 65%내야 할때도 안 팔려는 사람이 80%되면 팔겠습니까?

사업이 급속히 어려워져서 현금화가 필요한 사람들이나 지방 이전등으로 집을 급하게 처분해야 하는 사람 이외에는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경제적 어려움으로 집을 급하게 팔아야 하는 사람에게까지 양도세 중과를 하는 것이 사회 정의에 맞는가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그러면 양도세를 중과하면 매물이 급속하게 사라지는 현상을 왜 정부는 예상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시각의 차이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양도소득을 불로소득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공짜로 몇억원을 벌었는데, 그중 대부분을 내더라도 몇천만원은 공짜로 남을테니까 팔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택 소유자의 입장에서는 그 집을 팔아 다른 집을 또 사야하기 때문에 양도세를 낸다는 것은 그만큼 집을 줄여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부동산에서 발을 빼려는 사람조차도 안전하며 수익성있는 투자처를 찾기는 어려운 현실에서는 고액의 양도소득세까지 내면서 무리하게 현금화할 이유가 없습니다.

재건축 사업에 대한 추가 규제라는 측면을 보면 실소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은마아파트 34평형이 10억원이 넘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건교부에서는 그 책임을 서울시에 떠넘기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조인스랜드의 시세판을 살펴보면 같은 대치동에 있는 개포 우성 아파트의 31평형은 11억원, 은마아파트 31평형은 7억 9천만원에 불과합니다. 두 아파트는 겨우 두 블럭 떨어져 있습니다. 은마아파트는 안전진단도 통과하지 못한 아파트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재건축 아파트도 아니죠. 백번 양보해서 은마가 재건축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그 보다 40%나 비싼 개포 우성 아파트의 시세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 집값이 오르는 진짜 이유 >
집값을 밀어 올리는 에너지는 ‘보다 좋은 곳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인간의 보편적 본성’에서 나옵니다. 주택 보유율이 100%가 넘고, 모두가 현재 사는 집 (또는 정부에서 지정해주는 집)에서 10년이고 20년이고 평생 계속 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 집값은 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다 출퇴근이 편한 곳, 교육 환경이 더 좋은 곳, 쾌적한 환경을 갖춘 곳등 입지가 뛰어난 곳으로 가고 싶어하는 수요, 지금 보다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고 싶어하는 수요, 새집에서 살고 싶어하는 수요가 있는한 주택 가격은 시장의 ‘보이지 않은 손’에 의해 정해지게 됩니다.

문제의 핵심은 이러한 곳은 ‘나만 살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모두 살고 싶다’는데 있습니다. 이런 곳으로 이사하기 위해서 김씨는 열심히 일해서 1억원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동안에 이씨는 1억 5천만원을 모았고, 박씨는 2억원을 모았습니다. 그 집은 누구 차지가 되어 있을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아기곰 동호회 회원분중에는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 집이 하나 밖에 없는 것도 아닌데, 다른 집을 사면 안되나?”

빙고!
바로 그것입니다. 수요자가 세 명이고 공급되는 집이 세 채라면 집값은 지금처럼 과열되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수요자는 세 명이고 공급되는 집이 한 채라면 서로 그 집을 사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집값은 계속 치솟기만 할 것입니다.

“에이~ 무슨 소리. 주택 보급율이 100%가 넘은게 언제적 일인데…” 이렇게 반문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양극화의 또 다른 원인입니다.

편의상 집의 종류를 A급, B급, C급이라고 구분해보죠. 그중에서 A급 주택이 입지등 종합적인 면에서 제일 좋은 집이고, C급 주택이 제일 불편한 집이라고 가정을 하겠습니다. 아기곰이 누누이 말씀드린대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것을 비난하는 사람이 이상한거죠. 자기 가족이 보다 편한 집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는 가장은 한명도 없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여건만 된다면 C급 주택을 가진 사람은 B급이나 A급 주택으로 이사를 하려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B급에 살던 사람도 A급 주택에서 살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A급의 수요는 점점 많아지고, C급의 수요는 점점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택 보급율이 115%가 넘는 미국등에서도 집값이 오르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전문 용어로 필터링 현상이라고 합니다.

상식적인 분이라면 집값을 잡을 방법은 쉽게 생각할수 있습니다. A급 주택의 수요가 많아지면 A급 주택의 공급을 늘이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간의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살펴보면 놀랍게도 그 방향은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첫번째 실수는 재건축 사업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몇십년의 인프라를 갖춘 블루칩 지역의 공급을 늘이기 보다는 그 공급을 억제하는 방향의 정책만을 남발한 거죠. 특정 지역의 땅은 유한하기 때문에 그 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래야 한채라도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수 있는 것이죠. 그 유일한 대안이 재건축입니다.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리모델링이나 1:1 재건축도 집값 안정에 별로 도움이 되지는 못합니다. 입지가 탁월한 지역에 절대 가구수를 늘여야 늘어나는 고급 수요를 만족시킬수 있습니다.

두번째 실수는 소형 평수 위주의 아파트 건설입니다.
소형 평수 아파트와 대형 평수 아파트의 평당 건설가는 어떤 것이 더 비쌀까요? 백지 위에 사각형을 그려 놓고, 그 안에 선을 하나 그려보십시오. 먼저 그린 큰 사각형이 대형 평수 아파트고 두번째가 소형 평수 아파트 두채입니다. 소형 평수 아파트의 경우 세대를 구분하는 벽체가 하나 더 필요하지요? 그러므로 당연이 평당 건설가는 소형 아파트가 비싼 것입니다.

그러나 시세는 정반대입니다. 대형으로 갈수록 평당가가 더 비싸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투기꾼의 농간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을수 있습니다. 그러나 매매가가 아닌 전세가 조차도 소형 평수보다는 대형 평수가 평당 전세가가 높은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수 있을까요? 전세 사시는 분들이 투기꾼입니까?

이것은 그 동안 정부에서 중대형 아파트 건설을 억제하고 수요가 적은 소형 평수 위주 아파트만을 건설하게 해서 입니다.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 그 수요도 달라집니다. 국민은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행정을 하시는 분들은 1980년대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번째 실수는 양도세 중과 방향입니다.
현재 왜곡된 주택 시장에는 주택 소유의 불균형도 그 원인입니다. 이것은 정부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죠. 그러므로 다주택자를 압박하여 1가구 1주택자를 늘이는 주택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아기곰이나 정부나 같은 시각입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말만 그렇게 하고 행동은 반대로 한다는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양도세를 강화하면 강화할수록 시장에서 매물은 더욱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한시적이라도 양도세를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나서 매년 양도세율을 높인다고 하면 일시적으로 매물이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부수적으로 정부 세수 확보에도 도움이 될것입니다. (박리 다매)

그러면 정부에서는 이 처럼 쉬운 해법들을 몰라서 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각각의 이유는 다 있죠.

재건축 활성화는 재건축 소유주에게 많은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못마땅해서, 소형 평수 위주의 아파트 건설은 서민을 위한다는 구실로, 양도세 일시 인하는 그 동안 많은 시세 차익을 거둔 투기꾼(?)이 그 불로소득의 대부분을 현금화할 것을 두려워해서입니다.

< 정책 대안 >
그러므로 정부에서 우려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시장이 원하는 공급을 늘이는 것이 향후 집값 안정의 유일한 해법입니다.

첫째, 이를 위해 재건축에 대한 정부의 시각을 먼저 바꾸어야 합니다. 규제 일변도에서 활성화로의 사고의 전환을 하여야 합니다. 다만 그 개발 이익이 현 소유주에게 모두 돌아가는 것을 방지하는 여러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순서겠지요. 상식적 수준의 개발 이익 환수제가 그 대안이 될것입니다. 공익(정부)과 사익(소유주)이 모두 만족하는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것입니다. 소유주는 헌집이 새집으로 바뀌니 이익이고, 정부는 개발 이익의 상당분을 현금으로 회수하여 양극화 해소 재원으로 활용하면되고, 그 지역에 진입하려는 실수요자는 분양물량이 많아지니 지금보다는 쉽게 분양을 받을수가 있습니다. 1석 3조라 아니할수 없습니다.

물론 단지별로 이해 관계가 다르니, 정부의 방침에 따르는 아파트 단지가 있는가 하면 개발 이익 전부를 소유주가 가져가려는 단지도 나올 것입니다. 이때는 전자의 단지에게만 용적율 인센티브를 주게되면 문제는 해결됩니다. 개발 이익의 일부를 내놓지 않겠다고 버티는 단지에게는 용적율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 거죠. 그러면 채산성이 맞지 않아 재건축 자체가 지지부진해질 것이고, 인근의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 주거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오히려 상대적으로 집값은 떨어지게 됩니다. 결국은 늘어나는 용적율을 소유주와 사회가 어떻게 분배하는가로 문제는 귀착됩니다. (재건축 소유주들도 기대치를 낮추어야 할것입니다.)

둘째, 소형 평수 위주의 공급 정책은 지양해야 합니다.
주거 면적의 대형화는 세계적 추세입니다. 추세 이전에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정부에서는 실수요자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여, 현실적인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정부의 일방적 고집으로 수요도 적은 소형 평수만 많이 짓는 것은 그야말로 자원의 낭비입니다. 주택 대형화 추세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소형의무비율은 가구수를 늘려 공급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에서 출발하였다고는 생각되지만, 가족 구성원수가 줄어도 소득이 증가하면 1인당 사용되는 공간은 넓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셋째, 양도세의 세율을 조정하여 단기간에 매물이 흘러 넘치게 해야 합니다.
물론 양도 차익의 대부분을 소유주가 가져가는 것에 대해 많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 양도 차익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오지 않는 장치만 마련한다면, 정서적 박탈감보다는 많은 실익이 있습니다. 양도차익의 상당 부분이 주식 시장이나 소비 시장으로 흘러 들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보다 더 큰 효과는 단시적 매물 증가로 인해 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공급이 늘어날 때까지 수요를 잡아두는데 필요한 시간을 벌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세수 확보 측면에서도 거래당 양도세는 적어지더라도 거래 자체가 늘어나므로 전체 세수는 더 늘어나게 됩니다.

넷째, 해외 자산 취득은 전면 자유화해야 합니다.
원화 강세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중에 있는 사안입니다만 부동산 시장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넘치는 유동성의 일부를 해외로 돌리게되면 블루칩 자산에 몰리는 시장 에너지를 상당부분 완화시킬수 있습니다. 또한 확율이 적은 이야기지만 IMF 사태때와 같이 원화가 급속히 약세를 보일때에는 해외 자산이 일종의 보험처럼 되어 헷징 역활을 하게될 것입니다.

< 결론 >
지금까지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옷을 강제로 벗기려는 ‘바람 정책’이었다면 아기곰이 제시 한 정책들은 시장을 이용한 ‘햇빛 정책’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위에서 제시한 정책 제안이 현 정권에서는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현 정부의 주택 정책 목표는 ‘모든 국민에게 보다 나은 주거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 지금까지는 ‘투기 방지’와 ‘세원 확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정책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하여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한 장면 처럼 ‘블루칩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는 서서히 닫히고 있습니다. 그 닫히는 문사이로 들어가려는 실수요자들이 지금의 시장을 달구고 있는 것입니다.

기존 정책의 부작용때문에 양극화는 계속 진행될것이며, 정부의 각종 규제의 최대 수혜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블루칩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최대 피해자는 비인기 지역에 사는 서민들이 될 것입니다.

일부 지역은 평당 5천만원설도 아니고 평당 7천만원설까지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득 수준에 비추어 볼때 터무니 없는 수치입니다. 그러나 이를 현실화시킬수 있는 것이 현 정부의 잘못된 주택 정책이 아닐까 합니다. 이 잘못된 정책의 과실은 무식할 정도로 용기 있는자(?)들만의 것이 되고 있습니다. 그 반대 편에서는 줄 한번 잘못선 죄(?)로 상대적 박탈감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리없이 우는 소리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의지’나 ‘오기’로만 시장을 꺽을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시장을 이해하고, 더나가 시장을 이용할수 있는 현명한 정책 수준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