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에 4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A씨. 오는 5월 새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기대에 부풀어 있다.

A씨는 최근 전매제한 완화까지 발표돼 더욱 즐겁다. 판교 중대형 아파트는 분양 이후 7년의 전매제한 기간이 생겨나 입주 하더라도 4년이 지나야 팔 수 있었던 아파트였다.

부동산 시장의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마련됐던 전매제한 규제가 거듭된 완화로 그 의미를 잃게 됐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민간택지 아파트는 전매제한 기간이 1년~3년으로 짧아져 분양 직후 바로 거래할 순 없어도 입주 시기가 되면 얼마든지 팔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공공택지 아파트도 3년~5년으로, 양도세를 비과세 받기 위해 3년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전매제한 자체는 큰 의미가 없게 됐다.

거듭된 규제 완화로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된 전매제한의 역사와 실제로 달라지는 전매제한을 판교, 은평뉴타운에 적용해 보자.

1. 은평뉴타운, 판교신도시 전매제한은?

전매제한 완화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곳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민간택지 분양 아파트다. 민간택지 분양 중 과밀억제권역은 전용면적에 따라 전매제한이 1년~3년으로 분양 후 입주까지 2년 반~3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매제한이 거의 의미가 없게 된다.

여기에 앞으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까지 폐지된다면 전매제한은 공공택지, 그것도 과밀억제권역의 중소형 아파트에나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로 지금까지 민간택지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전매제한을 받았던 단지는 많지 않으므로 은평뉴타운에 달라지는 전매제한 기간을 적용해 보자.

공영개발인 은평뉴타운은 도시개발사업단지로 2006년 10월 주택법 개정 전 사업승인을 받아 민간택지와 같은 전매제한 규정을 적용 받는 곳이다.

2007년 12월 분양, 2008년 2월 계약, 같은 해 6월 입주한 은평뉴타운 1지구의 전매제한 기간은 어떻게 될까?

전매제한 기간 산정은 ‘계약일로부터’다. 일반적으로 계약은 3일 동안 진행되는데, 그중 ‘최초로 계약체결이 가능한 날’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은 계약 후 3년, 85㎡ 초과 중대형은 1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은평뉴타운 1지구는 입주 후 소유권 이전 등기가 되면 전매제한 기간이 3년 경과한 것으로 간주된다.

국토부가 선분양에 비해 계약 후 공사 기간이 짧은 후분양 단지의 전매제한 기간이 제약 받는 것을 배려하기 위해 후분양 단지는 소유권 이전 등기가 되는 경우 일률적으로 3년이 경과했다고 본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형과 중대형 모두 소유권 이전 등기는 3년 경과라고 봐 바로 거래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선분양 한 공공택지는 어떻게 될까?

판교신도시는 2006년 3월 중소형이, 2006년 9월 중대형이 분양됐다. 중소형의 경우 5년 전매제한이 적용되므로 입주 후 2년이 지나면 거래할 수 있고 중대형은 3년 전매제한으로 입주 후 바로 거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9년 1월 31일 입주한 한성필하우스는 105㎡ 중소형만으로 이뤄진 단지로, 계약은 2006년 5월 이뤄졌다. 따라서 계약일로부터 5년인 2011년 5월부터 거래할 수 있다. 입주 후 2년 4개월이 지나면 거래할 수 있지만 양도세 비과세 보유 기간(3년)을 감안하면 무의미한 규제가 된다.

중대형 아파트도 예를 들어보자. 2009년 5월 입주할 판교 휴먼시아현대(A13-1)는 2006년 9월 분양, 같은 해 11월 계약한 중대형 아파트다. 그러나 은평뉴타운과 마찬가지로 소유권 이전 등기는 3년이 지났다고 봐 바로 거래가 가능하다.

2. 수도권 전매제한, 강화에서 완화까지

분양권 전매제한 제도는 외환위기 이후 폐지됐으나 투기세력이 늘면서 2002년 3월 주택시장안정대책에서 다시 도입됐다.

이후 본격적으로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대해 전매제한이 강화된 것은 2005년 8.31대책 때 다. 분양가 상한제 주택 중 85㎡를 초과한 주택으로 확대 적용됐다.

8.31대책 이후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에 따라 전매제한도 강화됐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모든 주택에 대해 분양 후 일정기간 동안 전매가 금지됐다.(2007.7.30)

그러나 2008년 6월 지방 분양시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수도권 외 지방 공공택지의 전매기간은 면적 구분 없이 1년으로 줄었다.(2008.6.29)

본격적으로 수도권 전매제한 기간이 완화된 시기는 2008년 8.21대책 때부터다. 이때는 신규 분양주택(8월21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 신청한 단지부터)에 한해 권역별로 전매제한 기간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그래서 과밀억제권역과 기타지역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11.3대책에서 기분양 단지에 대해서도 소급적용 하기로 했고 2008년 12월 22일 국토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공택지의 전매제한 기간을 1년~5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2009년 2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에서는 민간택지 전매제한도 더 줄이기로 해 현재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