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형과 중대형 평형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소위 전용면적 25.7평 이하(흔히 33~34평형)의 아파트를 중소형으로 그 이상의 평형을 중대형으로 분류하여 향후 움직임을 전망해 본다.

 

중대형이 거침없이 달리다가 멈칫하게된 것은 6억이상 아파트에 대한 각종 규제가 시행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그 전까지 중대형 아파트는 시장의 대세라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지방 분양시장에서 조차 중대형의 인기가 더 높았다는 것은 중대형의 강풍시대였음을 말해주고 있다.

 

정부가 6억 이상 아파트에 대해 종부세와 양도세를 강화하고 심지어 대출규제까지 하므로써 중대형 아파트의 거래량이 대폭 감소하게 되면서 그 틈새를 노려 소위 중소형 아파트의 반란이 일어났다. 작년 가을의 폭등의 주체는 중소형 아파트이었고, 최근 침체기에서도 중소형 분양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현상과 국지적이지만 기존 아파트 시장에서 중소형이 상승을 보이는 것도 이같은 강세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사람들은 이제 중소형의 시대가 도래한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여러가지 분석을 하면서 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즉,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돈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규제일변도의 중대형을 벗어나 중소형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 중대형과의 평당가격의 갭을 좁히려는 움직임 그리고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운 중소형의 장점까지... 등 등의 장점이 나열되면서 중소형의 시대를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 다 설득력이 있는 얘기이다.

 

 

지금 중대형의 경우 분양시장을 보면 지방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 중소형 분양시장이 청약열기가 식지않으며 인기의 명맥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에 중대형 분양시장은 고가분양가의 영향과 수요급감으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물론 그 영향으로 중대형 수요기반이 취약한 지방의 기존 아파트의 시세도 하락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럼 과연 절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다는 수도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일단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면 과거 상승치가 높았던 버블세븐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고 향후 중대형은 철저한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즉, 현재 버블세븐 지역의 과도한 상승으로 인한 선 조정이 지나고 나서도 전반적인 시장이 침체기를 유지한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수도권 외곽지역과 비택지개발지역의 중대형이 하락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다. 반대로 시장이 상승기운으로 돌아선다고 하면 소위 블루칩, 옐로우칩이라고 하는 강남, 목동, 용산 및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 그리고 수도권 대규모 택지개발지구(50만평 이상)가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우선 중대형의 수요 측면에서 보면 보유세 및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와 각종 주택관련 규제정책으로 인하여 주택의 투자가치가 기대치 이하로 하향조정되고 있기 때문에 중대형의 수요는 실수요와 고소득자 위주로 편중될 것이다. 따라서 과거처럼 눈높이를 낮춘 중대형 수요(예를들면 블루칩 입성이 어려워 그 주변 비택지개발지구의 중대형을 매수하는 수요)는 줄어들고, 투자가치가 높거나 주거만족도가 높은 지역의 수요로 집중될 것이다.

 

중대형을 통한 대형으로의 평형넓히기 수요 및 자산가치 증식을 노리는 수요자는 수요가 크게 늘지않는 지역의 투자를 회피하고 블루칩 중소형이나 다른 투자처를 모색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점진적으로 일어날 것이지만, 시장의 침체가 지속된다면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이다. 따라서 소위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과 아닌 지역의 양극화가 급속도로 진척될 것이다.

 

한편 소위 블루칩 지역, 버블 세븐 지역이라고 모두가 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그 자체내에서 택지의 규모와 선호도에 따라 극명하게 양극화가 진행되어 그 상대적 박탈감은 더 심각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역에서의 중대형의 접근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초보자는 가능한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로 그 수요를 한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가격부담으로 눈높이를 낮추어 택지개발지구 인근의 다소 저렴한 중대형을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며, 차라리 택지개발지구의 중소형을 매수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중소형의 경우에는 중대형처럼 단순한 움직임 보다는 다소 복잡하게 움직일 것이다.

 

우선 중소형의 수요는 평형넓히기 수요와 내집마련을 마무리 짓는 수요 그리고 주택투자 수요로 나뉘어질 것인데, 평형넓히기 수요자의 경우에는 중대형의 경우처럼 철저히 선호도가 높고 자산가치 상승 여력이 있는 고가아파트 지역(블루칩,옐로우칩)으로 편중될 것이며, 소형의 경우에는 2000년대 이후의 택지개발지구의 아파트가 기존 인기지역보다 더 인기를 끌게 될 것인데, 이들 소형은 30평형대 이상보다 적게 공급되어 희소가치가 높고, 기존 소형과는 달리 주택 구조상으로 3베이와 2개의 화장실이 보편적으로 되어 있어 선호도가 높을 것이다.

 

내집마련을 마무리 짓는 수요자들은 각자의 주택마련 선호도에 따라 수요가 분산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도 한정된 척도내에서 움직일 것이므로 신도시 등 택지개발지구가 1순위가 될 것이며, 환경은 열악하지만 교통 여건 등 생활이 편리한 구도심 대단지의 경우에도 지속적인 수요가 일어날 것이다. 또한 생활의 편리성보다는 쾌적한 환경을 더 선호하는 수요자도 늘어 도심 외곽의 환경프리미엄을 갖춘 중소형도 수요가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수요의 분산으로 모든 지역의 중소형이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인구 감소의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경제활동 인구는 줄어들 것이고 그에 따라 중소형 주택의 수요도 감소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생 내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주택 선호도에만 맞추지 말고 보편적인 선호도를 중시하여야 한다. 따라서 교통,교육 여건 등 생활 편리성이 뒤떨어진 중소형은 회피해야 할 것이고, 소규모 단지 및 혐오시설 인근도 배제해야 할 것이다.

 

이제 중소형은 미래가치와 내재가치를 중시하기 보다는 현재의 사용 가치를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안전하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는 열악하지만 미래의 개발호재가 있는 아파트를 미래가치가 이미 반영된 높은 가격으로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 불투명한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을 염두해 둔 매수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다. 중소형은 가능한 보편적인 선호도를 기준으로 현재의 주거만족도가 높고 선호도가 있는 곳으로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