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양도세 대못` 뺀다

비업무용 토지·多주택자 징벌적 중과세 손질 추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양도소득세 체계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정부가 다주택자와 비업무용 토지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도를 어떻게 손질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투기 억제 목적으로 이들에 대한 세율을 45~60%까지 올렸는데 이건 세금이 아니라 사실상 '징벌'에 가깝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

징벌적 세제의 정상화를 주장하는 측은 다주택자에게도 일반 양도세율(6~33%)을 적용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1년에 8%씩 10년 보유 시 최대 80%)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게 맞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세금 때문에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고 경기 회복도 늦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차원에서 부재지주 농지나 기업이 보유한 나대지 등에 60%(부가세 포함 시 최고 66%)를 양도세로 부과하는 것 역시 과도하기 때문에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도세 중과는 참여정부 작품이다. 참여정부는 출범 직후인 2003년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1세대 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60% 단일 세율) 방침을 정했다. 2005년에는 2주택자도 중과 대상(50% 단일세율)에 포함시켰다.
다주택자는 보유 기간에 따라 매년 8%씩 최대 80%까지 양도소득을 공제해 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인정받지 못한다.

신규 주택을 매입해 가지고 있으면서 주택 시장에 저렴한 전셋집을 공급하는 다주택자의 순기능은 무시됐고 이들을 '투기꾼'으로만 본 결과다.
3주택자에 대한 세율(60%)을 미등기 양도(70%)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린 게 이 같은 시각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다주택자들은 양도차익은커녕 투자 원본마저 잠식당하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손해를 보느니 자녀에게 물려주겠다며 계속 보유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부동산시장이 더욱 침체되는 부작용까지 나타났다.
또 집을 두 채 이상 갖고 있는 사람에게 양도세를 중과하자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값싼 주택 여러 채보다는 값비싼 주택 한 채를 갖는 걸 선호하게 됐다.
이에 따라 규모가 크고 값이 비싼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올라갔다.

이명박 정부는 경기 침체가 심화되자 이 같은 세제에 부분 손질을 가했다.

그런데도 일부에선 여전히 징벌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2주택자 부담 완화를 영구화하고 3주택자에 대한 세율도 45%가 아니라 일반 세율로 돌려 참여정부 이전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4월 임시국회에서라도 세금 대못을 다 빼내자고 지적하고 있다. 윤 장관이 이런 의견에 동조한다는 생각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부자 감세' 비난을 감수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세율을 낮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은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내렸다…갈아타자 담보대출

초저금리시대 '대출 테크'

집을 살 때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대출이자는 연 5% 안팎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불과 5개월 만에 3~4%포인트 가량 대출금리가 내렸다. 2000년대 초에 이어 다시 초저금리시대를 맞은 것이다.

대출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경우나 기존 대출의 갈아타기를 고려하는 사람 모두 ‘대출 테크’가 필요한 시점이다. 3개월에서 1년 사이에 이자율이 바뀌는 변동금리를 택할지 아니면 2년 이상 금리가 고정되는 고정금리를 고를지 고민해야 한다.

금융기관마다 서로 다른 조건의 대출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 자신에게 유리한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대출자들은 잘 모르지만 최근 은행들이 최근 대출조건을 대출자에게 유리하게 많이 바꿨다.

 

대출 갈아타기도 고려해 볼만

거치기간이나 만기를 별다른 조건없이 연장할 수 있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금리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대출상품을 선택하거나 대출조건을 바꾸면 적지 않은 이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수요자들이 꼭 알아야 할 기본적인 대출 상식과 대출테크를 일문일답으로 알아봤다.

-주택담보대출상품에는 어떤 게 있나.
“크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있다. 변동금리는 최저 3개월마다 금리 상황(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 금리 기준)에 따라 금리가 바뀐다. 고정금리는 대출 계약 때 정해진 금리가 2년 이상 적용된다. 요즘에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연 2~3%포인트 가량 높다.

시중금리가 오르더라도 대출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는 금리상한상품이나 대출자가 원할 때에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바꿀 수 있는 금리혼합형 상품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품들의 경우 은행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금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어떤 대출 상품이 유리한가.
“금리가 어떻게 변할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 다만 요즘 같이 금리 하락세가 뚜렷할 때에는 단기 변동 금리가 유리하다. 6개월이나 1년 변동금리 조건으로 계약한 대출자들은 일단 3개월 변동금리로 바꾸는 게 좋다. 추가비용 부담 없이 이자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것은 어떤가.
“대출조건과 대출시점에 따라 다르다. 2~3년 전 연8~9%대의 고정금리로 대출받은 경우는 변동금리로 갈아타기를 고려할 만하다. 그러나 계약을 변경할 때 내야 하는 중도상환수수료는 꼭 따져봐야 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대출받은 지 3년 이내에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면 대출금의 1.4%까지를 중도상환수수료로 요구한다. 3년이 지났더라도 은행을 바꾸게 되면 신규 대출에 따른 인지대와 근저당 설정비(대출액의 0.6~0.8%) 등을 내야 한다. 각종 수수료 비용과 이자비용 절감액 간의 손익을 잘 계산해야 한다.”

 

국민주택기금 대출 적극 활용해야

-거치기간을 늘리는 것은.
“최근 각 은행들이 대출규제를 푸는 과정에서 거치기간(원금상환 이전에 이자만 받는 기간)을 연장해주고 있다. 기존 3년을 5년으로 늘려주는 식이다. 또 만기도 20년에서 30년으로 늘려주는 경우가 많다. 대출자 입장에서는 일종의 혜택이다.

시간이 갈수록 돈의 가치는 떨어지는 반면 소득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이렇게 변경된 내용을 개별 대출자에게 친절하게 알려주지는 않는다. 대출자 스스로 은행을 찾아가 조건을 바꿀 필요가 있다.”

-싼 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융기관은.
“제2금융권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초저금리시대라고 하지만 일부 지역 단위 농협의 대출 금리는 연 9%에 이르고 저축은행은 연10~15% 수준이다. 대출 자격이 되면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대출이나 주택금융공사가 판매하는 대출상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특정 대출상품에 대한 대출금리를 더 낮추려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주거래은행을 이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거래를 많이 한 우수고객이나 주거래 고객에게는 연 0.2% 안팎의 금리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은행별로 급여 이체ㆍ공과금 자동 이체ㆍ신용카드 신규 가입 등에 따라 금리를 더 내려주기도 한다.

대출 조건이 확정됐다면 대출 이자를 제때 내는 게 중요하다. 이자를 연체했을 때 대출자가 떠안아야 하는 높은 이자도 부담이지만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끼쳐 나중에 대출 기한을 연장한다거나 할 때 적용 금리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대출테크

구분	내용
금리 흐름에 맞춰 대출 상품 선택	금리하락기에는 3개월마다 조정되는 변동금리가 유리
금리 우대 혜택 최대한 챙기기	주거래은행 이용하고 급여 자동이체하면 금리인하
봉급생활자는 소득공제 혜택 고려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m²이하)이면서 기준시가가 3억원 이하인 주택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이자 상환액에 대해 연 1500만원 범위에서 소득공제
개인신용등급 관리	대출 이자 제때 못 내면 향후 대출받을 때 금리 불이익
이자 싼 대출 상품 고르기	금리 낮은 국민주택기금이나 주택금융공사의 대출 상품 적극 이용
거치기간 및 만기 관리	조건변경 통해 거치기간 3년에서 5년으로, 대출만기 20년에서 30년으로 변경하는 게 유리

주요 은행 대출 상품

은행	상품	최저대출금리(단위:%, 3개월 변동금리 기준)	대출기간	상품 특징
국민은행	KB주택담보대출	4.75	최장35년	-원리금균등·원금균등· 마이너스대출 등 대출형태 선택 가능 -15년 이상 대출은 소득공제 혜택
신한은행	신한장기모기지론	4.59	10~30년	-대출잔액의 10% 범위 내에서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중도상환가능 -대출원금의 50%까지 만기일시상환가능
하나은행	이자안전지대론	5.19	최장30년	-금리상한 기간 3년, 5년 중 선택. -CD금리 하락시 가입시점보다 2.0%P 대출금리 감소 -CD금리 상승시 최초 5년간 대출금리 변동 없음
우리은행	아파트파워론Ⅲ	5.50	최장35년	-고객이 기준금리 변경 선택(1년 경과 후부터) -기준금리 선택 가능(CD연동대출, 1년, 2년, 3년, 5년 변동금리 대출) -주택가격의 최고 60%까지 대출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