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26 22:45

http://blog.drapt.com/kumhon/1223491177595158510

92년9월 자유로가 개통됐다는 소식에 부장 이하 전 부원이 통일 전망대로 행차했다.

1년에 한두번 하는 직장인들의 '땡땡이'였다

점심 식사후 밀려오는 졸음을 쫓으며 한 길을 내달렸다.왕복 4차선이었던가.

도로옆 선홍빛 코스모스가 우리를 반겼다.한참을 달리니 우측에 건물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일산 신도시였다.

저리 먼 곳에서 어떻게 살까.

문득 시린 발 동동 구르며 군대간 친구를 면회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1981년 겨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101여단 깡촌인 금촌 읍내에서 내려 칼날같은 얼은 볏잎을 피해가며 친구를 기다렸었다.

1993년 가을.

일산에 업무차 갔다.스무살 시절의 백마는 사라져 있었다.도로는 거의 완성됐다.일부 아파트는 주인 맞이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지금의 강촌 마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이런 데도 잘 만들면 근사하게 보이는구나.

서울 장애인 올림픽이 열리던 가을 일산 홀트복지원을 찾은 날이 떠올랐다.

그 때는 서울에서 너무 멀었는데...

이제 아주 가까워졌네

가을 바람에 일렁이던 누런 벼와 키작은 코스모스 대신 콘크리트 덩어리가 들어서있었다.

도시개발에 밀려 전원의 고즈넉함이 사라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94년 가을.

이미 강촌 백송 마을 쪽은 입주가 진행되고 있었다.아파트 숲 사이로 삐즉이 내민 건물이라고는 5층 상가 하나둘이 전부였다.

황토를 파내고 여기 저기서 상가를 올리고 있었다.일산 서구쪽은 아직도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대화역 인근은 광활한 공터였다.

멀리 고봉산 위를 떠 노는 구름이 한가로왔다.몇년후에는 사람냄새가 나는 도시로 바뀌겠구나.이 곳에 사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95년 여름과 가을.

일산에 살다시피 했다.아내의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였다.9월의 어느 한주간에는 일산과 파주 일대를 60여차례나 다녀왔다.8일이나 휴가를 냈다.나를 어여삐 본 부장의 배려가 없었다면 상상할 수없는 일이었다.

지금의 마두역 부근인가.상가 분양광고 전단가 이리저리 길위에 나부꼈다.주엽역 인근에도 아파트들이 입주를 했다.후곡마을 백석마을쪽에도 근린 상가가 하나둘 분양됐다.

정발산 자락에는 목조주택을 짓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목조주택 건립 초기 시절인지라 미국에서 현지인을 초청해 짓는 곳도 있었다.

지금의 정발 중학교 앞 단독 택지가 평당 60만원에서 90만원이었다.미분양이 넘쳤다.60평 72평 90평 정도로 분양했던 것 같다.KT뒷편 정발산 기슭에 좋은 공터가 보였다.

탐이 나는구나.저기 저층형 아파트 지으면 돈되겠구나.나중에 그 곳에 청구빌라가 들어섰다.KT 5층 건물이 일산대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상가를 알아보려고 들른 부동산 사장.

여기 상가 부지 나왔는데 사놓으세요.

지금의 국립 암센터 맞은 편 싸릿골 인근 대로가 였다.150평 상가용지 가격이 평당 150만원.

주인이 돈이 없어 등기 분할해주고 절반씩 나눠 판대요.1억이면 75평 상가용지 살 수있던 시절.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이런 말을 했다.

어쩌면 당신이 사업해 10년 버는 것보다 거기 땅 사놓는 게 나을지 몰라....

돈은 사업해 버는 것이라고 믿는 아내와,젊은 사람이 부동산에 집착하면 안돼라고 신조를 가졌던 나.

융자 좀 쓰면 6000-7000만원이면 잡을 수있는 것을 보내줬다.

주엽역 인근 48평 아파트가 7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었다.뉴스에서는 아무 것도 갖춰지지 않은 도시가 말이 되냐며 주부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그 시절 행복했다.아내와 만나 사업 예정지 본뒤 점심 먹고 나들이의 연속이었다.젊음과 건강이 있고,목표가 분명한 나날들이었다.

왕복 4차선의 자유로를 달려 시원하게 달려 광진구 집으로 오곤 했다.사이드 미러에 비치는 자유로의 석양이 아름다웠다.

96년 여름

일산의 빌라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빌라에 입주한 친척이 집들이 초대를 했다.
텅텅 빈 빌라,문만 열면 내부 구조를 맘껏 볼 수있었다.46평 57평 65평 72평 다양했다.

복층 구조가 참 맘에 들었다.친척은 빌라 분양가가 더 비쌌는데 아파트가 더 인기라고 속상해 한다.65평 가격이 1억6-8천 했었나.

그 해 봄 지금의 마두 이마트 자리 근방에 유니코라는 쇼핑몰이 개장했다.일산 신도시내 최초의 쇼핑 몰이었다.제대로 걸음을 뗄 수없었다.

여기서 아는 사람 참 많이 만났다.신혼인 친구들이었다.서울 집 값이 너무 비싸 전세 살바에 여기에 사서 입주했다고 했다.

1년새 자유로에 주행차량 수가 확 늘어나 있었다.


97년 해외에서 귀국한 친척과 형제들이 일산에 이사왔다.

강남에서 오래 살았던 형제는 용산까지 출퇴근에 부담스러워 했다.그새 차량수가또 늘어나 있었다.

주말에는 가끔 형 집에서 자고 직장으로 출퇴근했다.막히기 시작했다.그해 가을 분당 일산 등 신도시 가격이 폭등했다.아마 두배씩 뛴 것으로 기억한다.1억을 조금 웃돌던 40평대가 2억5천-3억이었다.

98년 겨울 어느 주말 가족 전부가 일산 형집에서 주말을 지낸뒤 월요일 출근을 위해 일산에 사는 동료에게 차량 동승을 부탁했다.동료가 6시45분에 만나자고 했다.

6시45분이라니.

겨울 6시45분은 새벽이다.그래야 8시 이전에 여의도에 도착한다고 했다.7시 넘으면 한시간 넘게 걸린다고 했다.

호수공원 백화점 병원 등 웬만한 것이 1-2년새 모두 들어섰다. 아직도 군데군데 빈 땅이 많았다.

한 5-10년 되면 여기도 완성이 되겠구나.

혹독한 IMF 시절 일산 집값이 추락을 거듭했다.

40평대가 1억4-5천에 나왔다.호수 현대 32평이 1억에도 거래되던 시절이었다.

IMF의 혹독함 만큼 일산의 겨울은 매섭게 추웠다.서울보다 보통 2-3도 낮았다.



99년 IMF의 끝자락이던 시절.

일산에 집을 둔 동료들이 힘들어했다.

IMF끝나면 반등할 것이라고 위로했다.5년만 참으면 상당히 오를 것이라고 했다.

어느 새 회사에서는 내게 부동산 상담하는 동료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

그 때 집중 추천한 곳이 목동과 과천이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산에 활기가 넘쳤다.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섰다.허허롭기만하던 대화역 인근에도 건물이 하나둘 들어섰다.

고양 운동장 공사가 들어가고 그 맞은 편쪽으로 대화마을이 건설됐다.평당 500선이었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렸다.

돈이 많이 도는구나.무얼로 이 경제위기를 탈피하고 있는 것일까.주식과 카드였다.



2000년 봄

반포에 오래 살았던 친척이 일산을 떴다.

출퇴근에 너무 힘들다고 했다.

기사가 출퇴근 시켜주는데 뭐가 힘들까.

하여간 힘들다고 간 곳이 송파였다.





2002년 가을

대화마을에 아파트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평당 1000만원을 호가했다.

아니 이 곳이 평당 1000인데 일산 신도시는 500도 안돼

사람들이 미쳤구나.미치지 않고서는 어떻게 이 곳과 일산 신도시를 구별 못하나.

아내의 사업장 문제 때문에 부동산에 들렀다.

부동산업소 사장님이 입에 거품을 물며 대화마을 모 아파트를 사라고 했다.

파주 모 아파트 분양권을 사라고 했다.

저는 상가 문제로 왔습니다.그리고 저라면 일산 신도시에 사겠는데요.

한심한 눈길로 나를 쳐다봤다.

나오는 길에 사장님을 다시 한번 봤더니 입 주위에 하얀 테가 끼어있었다.

정말 거품 물고 추천해준 것 같았다.

송파로 간 친척은 그 해 여름 잠실 장미 55평을 4억5천에 샀다.

결과적으로 이 친척은 반포에서 돈 벌고 잠실에 돈 벌고 그런 것 같다.

부동산도 모른다.그냥 지 편한대로 산다.돈도 많고 사회적 지위도 있다.

저지르면 오른다.

어쩌면 부동산에 대한 연구나 지식이 필요없는 게 돈버는 길인지도 모른다.




2006년 봄

아이들이 하도 졸라대서 호수공원 나들이를 했다.휴일에는 북새통이었다.

호수공원은 외지인들의 놀이터였다.평일에나 일산 사람들 몫이겠구나.

나중에 용산 공원도 평일에는 인근 주민,주말에는 서울 시민 것이 되겠구나 싶었다.

날좋은 휴일이면 북새통이 되는 것을 아는 큰 아이.

월드컵공원 여의도공원 효창공원 등으로 희망 놀이터를 변경했다.

이 해 여름 일산 집 값은 서울의 옐로칩을 뛰어 넘어 블루칩 바로 아래로 가있었다.

지인중 한 사람이 일산 40평대가 11억에 거래됐다고 자랑스럽게 전화한다.

여기 부동산 아저씨가 일산 40평대는 1년후에는 10억 이하로는 구하기 힘들다고 그래요.

너무 올랐다.

나라면 구리나 이런 곳 사겠다.40평대가 4억이니 얼마나 실한가.전세가는 일산에 비해 더 높고.그러나 속 마음 뿐이었다.

남의 가슴에 염장 지를 일 무엇이 있을까.

앞으로 일산은 어떻게 될까.



2007년 초

잠시 귀국한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일산 나들이를 갔다.

놀랐다.

일산 신도시 어디서든 보이던 고봉산이 사라졌다.

여기저기서 봉우리 끝자락만 볼 수있었다.

건물이 너무 많이 들어섰다.후곡마을을 지나니 고봉산이 아예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고층 아파트들이 너무 많이 들어섰다.

아 여기도 용인도 닮아가는구나.

나쁜 놈들 이 곳에 택지개발허가 내주고 20-30층 고층으로 올린 놈들은 다 짤라야 하는데.

예전 2003년 봄 일산을 생각한다라고 닥터에 글을 쓰며 일산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었는데.

단아하면서도 시원했던 일산 스스로 무너지는구나.

주변을 돌아보니 풍동은 물론이고 식사동에도 택지개발이 진행중이었다.

규모의 신도시는 이런 것이 아닐진대....

대곡역 주위도 삼송리도 은평 뉴타운도 파주도 문산도 행신2지구도 아파트일뿐인데.

한국 건설족의 힘은 위대하구나.

아파트는 물론이고 상가마저 과공급돼 텅텅 빈 모습.

신도시 기획단과 지자체는 무슨 심보로 이 많은 건물과 상가 신축을 지정하고 허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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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6 22:41

http://blog.drapt.com/kumhon/1223491177594883620

강남과 용산이 변치 않는 두개의 축이 될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10년간은 두 지역이 주도할 것입니다.

용산은 돈많은 사람들의 투기장이 돼가고 있습니다.

2005년말과 2006년초 일부 지웠던 글도 있지만,간간히 용산에 대해 언급한 기억이 있습니다.그 때도 지금과 비슷한 맥락으로 올렸습니다.

예전 압구정 반포처럼 찍어주기 싫어서 그렇게 쓴 것입니다.그 당시 한남 뉴타운보다는 먼저 개발될 곳을 보라고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강남은 당분간 불변의 곳입니다.그리고 한차례 급등할 소지도 있는 곳입니다.

금융조이기로 금융권 혜택을 입기 어렵기 때문에 용산이나 강남 모두 기본적으로 한장(10억)은 갖고 출발해야 하는 곳이 됐습니다.

부자들의 투기장에서는 실패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이익 남기고 빠지기도 수월합니다.

성수 일대는 여러번 지적했습니다.강남 군불을 쬐는 신세입니다.뚝섬 공원과 압구정동을 마주 보는 지역적 여건,그리고 강북 최고 시세의 주상복합과 대학 유흥가를 두루 갖고 있기 때문에 투자로서는 크게 물리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각 지자체는 자신의 시군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습니다.성동구도 마찬가지일 텐데 재정자립도나 교육여건,내륙(?)쪽의 빈민가가 걸림돌 입니다.한양대에서 강변역까지 지상철이 가는 점이 이 지역의 가장 큰 개발 난점입니다.노원구가 창동에서 상계까지 이런 구조여서 개발이 정체됐습니다.이런 점을 참고 하십시오.

마포는 용산 곁불 쬐는 곳입니다.용산 땅값이 평당 최하 3000만원 정도라면 그 곳에 진입하지 못한 사람들이 나중에 몰려들 소지도 배제 못합니다.여기도 땅 값은 만만치 않습니다.40평대 입주하려면 최소 대지지분 40평 이상은 가져야 합니다.초기 투자금액이 6억 이상의 몫돈이 필요한 곳입니다.기존 아파트가 그럭저럭 가치를 지닙니다.강쪽으로 투자하십시오.

송파는 좋은 곳입니다.송파가 강남을 능가할 지는 미지수입니다.그렇게 된다 해도 시일이 오래 걸릴 것입니다.이전에 쓴대로 송파 신도시 인근의 풍광 좋은 곳은 강남 노년층의 배후 주거지가 유력해 보입니다.이 곳도 괜찮은 곳은 평당 3000-4000만원입니다.송파는 면적이 매우 넓습니다.잘 골라 투자하셔야 합니다.

리모델링 15년 연한은 앞으로 재건축 하지 말고 리모델링 해서 살으라는 이야기 같습니다.70년대 건설붐 이후 건축 기술이 발달해서 80년대 지어진 아파트는 내구연한 오래갑니다.마포아파트나 종암 아파트처럼 쉽게 허물 대상이 아닙니다.콘크리트 건축물의 내구 연한은 50-70년은 보아야 합니다.

캐나다 미국 등 목조주택 문화권도 보통 50년 이상 가는 집 수두룩 합니다.

9호선 라인이라고 모두 뜨는 것 아닙니다.메일 보내주셨던 분의 상당수가 9호선 라인을 들먹이는 데 강남 접근성은 좋다지만 당분간 교보타워까지 일 것입니다.
동작구 9호선 역세권을 돌아 보십시오.과연 제대로 개발될까 하는 곳이 상당수입니다.개통과 함께 개발의 열기가 일 것이지만 강남만 가는 외통라인으로는 교통이 좋다고 할 수없습니다.이 곳도 선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강서구는 마곡지구와 9호선이 직접적 영향권이고,청라 등 인천 김포지역과의 개발 연결고리에 따라 움직일 것입니다.마곡지구 개발은 2020년 정도에 1단계 완성될 것으로 봅니다.이들 지역의 개발 정도에 따라 주목 받을 것입니다.

상암 목동 여의도 청량리 등은 알아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구로 관악 동대문 노원 등지는 옐로칩이 되기위해서는 시일이 오래 걸릴 것입니다.

분당 일산 평촌 과천 부천 산본 등은 기본 수요가 받쳐 줄 것이며 이들 지역 주위에 신도시가 들어설 것은 자명합니다.만약 신도시 발표로 급등하면 파는 게 좋아 보입니다.

앞으로는 고입이 아니라 대입학원이 다시 주목받을 수있음도 염두에 두십시오.

3불정책 폐지를 대학에서 거론하는것은 교육권력의 최정점인 대학이 다시 그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땅 값은 동심원 원리에 따라 핵심지역에서 외곽으로 퍼지며 오릅니다.내릴 때는 그 반대 현상입니다.

아직도 수도권 외곽으로 땅 값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으니 부동산이 꺾이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다음정권에서 국가발전전략을 뒤집어 수도권 확대를 펴는 지 살펴 보십시오.이 경우에는 개발제한구역의 부분해제도 상정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산과 파주 사이의 광활한 용지를 개발한다면,분당 판교에서 수서 사이의 세곡동 일대를 개발한다고 상상해보십시오.외곽의 위험성은 이런 측면도 상상하고 있기 때문에 집의 경우 외곽으로 너무 나가 투자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작년과 재작년 말 용산이 한남 뉴타운을 제외하고는 땅 값이 그렇게 싼데도 자꾸만 바깥으로 나가는 게 맘이 걸렸습니다.

서울은 수도권 외곽철도인 경원 경의 경춘 중앙선 분당선 신분당선 안산선 등의 개통으로 재탄생 합니다.철도가 가장 많이 통과하는 지역의 땅 값이 오른 것은 자명한 이치입니다.

이번 부동산 전망이 부동산에서는 마지막 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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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6 22:39

http://blog.drapt.com/kumhon/1223491177594776603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제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해보겠습니다.견해가 달라도 양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대가 저물고 있다.그가 실패했는 지 성공했는 지는 훗날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노무현 정권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미움이 교차했다.애증의 관계라고 할 수있다.이는 지난 대선에서 그에게 표를 던졌든 안 던졌던 찬반여부를 떠나 정부 수반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당연한 감정인 지 모른다.

1.노무현은 순진하고 똑똑했다.

노무현은 바보 노무현으로 불릴만큼 세간에 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고정관념이 그의 집권 초기 정책 실패를 불러왔을 수도 있다.

대통령은 행정가이자 정치인이며 외교가이다.
한마디로 종합예술인이다.종합예술인에게 고정관념은 거추장스런 것이다.그는 지나치게 똑똑했다.

바보 노무현으로 불릴 정도면 그 이미지에 맞게 똑똑하지 않아야 했다.그는 처음부터 너무 잘난 척했다.이 것이 우리사회 주류세력에게 미움을 샀다.주류세력에게 그의 사법고시 합격증은 우직한 마당쇠가 어쩌다 답안 잘써 턱걸이로 붙은 자격증 정도로 보였을 지도 모른다.


2.지식인 포섭에 실패했다.
싫든 좋든,인정하든 하고 싶지 않든 지식인은 한 사회를 이끄는 존재로 영향력 또한 막강하다.여론을 주도하고 그의 방패막이가 되기 때문이다.그는 자신의 과거 행로에 비춰 지식인을 피아로 구분하려 했고 그 존재감 또한 인정치 않으려 했다.진시황의 분서갱유나 전두환의 공포정치처럼 지식인을 압박하지 못할 바에는 일정 부분 타협할 필요성도 있었다.

그는 지식인 그룹의 속성에 대해 너무 몰랐다고 본다.지식인도 그가 성장하던 시대와 달리 가문과 돈,권력에 따라 특급에서 5급까지 나뉘어지고 자신들끼리 암투도 심하다.또한 지식인 일수록 권력욕도 강하다.최고 위치에 오르는 지식인들은 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적 기질도 다분하고 집안 배경 등도 좋다.

언론인은 차치하고라도 교수 전문가집단 시민사회 활동가 등 지식인의 상당수를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삼아 긴밀한 협조를 구했다면 출범부터 봉변을 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본다.출범초부터 서로 인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집권초부터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본다.

어쩌면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그는 짐짓 모른체 하며 타협하지 않으려 했는 지도 모른다.그게 노무현씨의 기질이라면 훗날 역사가 평가하지 않을까.


3.권력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

대선후보 시절부터 대척점에 서온 조중동과 그는 밀월을 할 수가 없었다.대통령은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한국적 현실에서 모든 행정의 수반일 뿐 아니라 사법부의 수장 노릇도 할 수있다.국회만이 그의 힘 바깥의 전선이다.

전임자처럼 그도 국정원이나 검찰 등의 권력을 동원했으면 시작부터 한나라당이나 반대집단이 대놓고 자신에게 칼을 내밀지 못했을 것으로 단언한다.구정치에 오랜기간 젖어온 한나라당은 물론이고,재벌 전문가집단도 국정원의 사찰 한방이면 끝나는 게 한국적 현실이다.지금 벌어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공천매매나 이익단체로부터 받는 향응 등은 범죄이다.

자신의 정책을 관철하고 집행하기 위해서는 때론 칼의 힘도 빌릴 줄 알아야한다.노무현 정권 4년동안 얼마나 피곤했는가.자신이 발의한 정책을 야당과 보수언론의 반대에 부닥쳐 제대로 펴본적이 없다.오히려 정권 말기에 정책다운 정책을 펴고 있다.이같은 그의 행위는 분명 권력의 칼을 통치수단으로 삼아온 한국적 현실에서 본받을 점이 많으나 4년동안 그는 물론이고 국민에게도 상흔을 많이 남겼다고 본다.



4.모든 기득권과 싸우려고 했다.

앞에서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그는 일국의 대통령이자 국민을 대표하는 존재이다.그는 민주투사도 아니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려 하는 국회의원도 아니다.

기득권이 그와 생래적으로 맞지 않더라도 일정 부분 타협하며 함께 가는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 했다고 본다.그는 그렇지 않았다.자신이 옳으면 모두 옳은 것이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관철해야 직성이 풀리지 않았나 싶다.오죽했으면 노반장이라는 상서롭지 못한 칭호를 받았을까.

기득권이라는 말이 암시하듯 기득권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는다.오랜 기간 그들도 공들여 쌓아온 것이다.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시작해야 하지 않았나 싶다.

하기는 이런 점이 유권자들의 호감을 사 대통령으로 오르게 하지 않았나 추측하고는 했다.그가 집권말기까지 이렇게 자신의 신념대로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 다음 정권에서 누가 잡든 기득권의 힘은 약해질 것이다.그는 어쩌면 이런 것을 노렸을 지도 모른다.


5.참을 수없는 경박함

그는 잘난체를 했다.바보에게조차 바보라고 말하면 싫어한다.누구든 자신에게 설득하고 강요하면 반감을 갖는다.그는 이런 인간심리를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니었을까.
그는 대화를 통한 설득과 양보를 중요시 한다고 했지만 이런 기본적 의사소통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결국 이는 설득의 실패로 이어졌다.

그는 또한 경박했다.얼마전 지방대 출신도 성공할 수있다며 전남대 출신의 이용섭 건설부장관을 예로 들며 칭송했다.이는 사실 깎아 내린 것과 다를 바 없다.이용섭 장관은 50대 중반이다.그리고 행정고시 출신이다.행정고시는 아무나 붙는 게 아니다.

이용섭 장관 세대라면 전남대가 호남제일의 명문이었음을 다 안다.그의 세대가 아닌 나도 아는 데 어찌 대통령이 모를까.60년대말 70년대초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는 연고대와 비견되는 실력의 학생들이 모인 곳이었다.박정권의 호남탄압이 심해지면서 전남대가 추락하지만 않았어도 80년대초까지 부산 경북대와 거의 어깨를 나란히 했을 것으로 본다.

한미 FTA체결 당시 지금 반대하는 사람들도 전략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신문이 보도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설령 사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이념이나 입장때문에 반대하고 있는 분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치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외신이 어떻게 보도했을까.한국은 FTA체결뒤 희희낙락하고 있지만,국민눈을 의식해 반대하는 척 하고 있다고 보며 한국에 더욱 많은 것을 양보하게 해야한다고 하지 않았을까.너무 경박하다.대통령에 품위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그러나 지나친 솔직함이 경박함으로 이어지면 국민은 싫어하게 된다.


6.인터넷에 대해 착각했다.

그는 오마이뉴스나 서프라이즈 등 인터넷 신생매체의 힘에 편승해 접전끝에 대선에서 승리했다.그는 절은 세대가 그에게 우호적이었고 이 우호세력을 한데 묶은 것이 인터넷으로 보았다.따라서 집권이후 인터넷과 친해지면 이 우호세력이 자신에게 더욱 충성도를 더할 것으로 착각했다.

착각은 자유다.인터넷 언론이 진보적이고 발빠른 면이 있지만,거기도 사람사는 세상이어서 각종 협잡의 냄새가 나는 곳이다.조중동에 비해 덜하지만 규모에 비춰본다면 백보 이십보이다.

그리고 가장 큰 착각은 인터넷의 컨텐츠를 진보언론이 아니라 조중동 등 보수세력이 잡고 있었다는 점이다.인터넷 서핑을 해보라.인터넷 포탈 등은 자체 컨텐트 생산능력이 부족하다. 결국 그 곳에서 제공하는 거의 모든 정보가 기존 보수언론 것이다.보수언론 논리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

이는 오히려 부머랭으로 돌아와 전통 지지세력이던 20,30대가 그에게 등을 돌리는 요인이 됐다.


6.흰색도 검은색을 닮아가면서 점차 회색이 된다.

애초 정치인이라는 존재는 믿을 바 못된다.근묵자흑이라는 말이 있다.그와 평생동지로 지낼 것 같은 많은 정치인,386세대들이 당을 깨고 나갔다.그들이 처음부터 진보적이었는지 알 길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그들도 정치판이라는 험한 물길에 시달리며 기성정치인을 닳아 갔을 것이다.아예 검은 놈이라고 제껴논 사람보다,깨끗한 자라고 여긴 놈이 검은 놈을 닮아가면 더 미운 법이다.그의 특급 참모중에는 이런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그를 둘러싼 많은 관료나 고위간부,정치인들이 그런 행태를 보였다.국민들은 이런 변절의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다.그는 집권 처음부터 이들에 대한 스탠스를 잘못 잡은 것이다.


이외에 어젠다의 실패와 성공을 들 수있다.그는 어젠다를 창출하려고 했으나 무력했다.보수언론 탓으로 돌릴 수도 있고 대국민 설득 부족으로 돌릴 수도 있다.어젠다 창출에 실패하다 보니 계속 헛발질을 한 게 참으로 안타까웠다.대통령은 어젠다를 창출할줄 알아야 한다.솔직히 본다면 이는 보수언론 탓이 더 크다고 본다.

대통령이 내놓는 정책은 고사하고 대형 화재시 대통령이 연극을 관람했다고 퍼붓는 언론이 세상에 어디있는가.그가 그 시간에 대형 화재가 났는 지 알수도 없을 뿐 아니라 설령 알았다 해도 그는 소방관이 아니고 대통령이다.

이런 특정 신문의 보도를 보고 대통령을 욕하는 사람을 보고 한국의 민도에 대해 많이 실망했다.

또 그는 자신의 공약과 신조를 포기했다.FTA는 필연적 수순이고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 측면도 있다.그렇다고 신념을 포기해서는 안된다.야당이 반대한다고 그가 전가의 보도처럼 내건 사회안전망 구축이나,사민적 정책을 포기했다.

빈자에 대한 구제,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 등은 대통령 아니고서는 할 수없는 사항이다.그는 대선공약에서 이들 없는 자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공언했다.지금 그가 이들에게 해준 것이 무엇인가.한나라당이 집권했을 경우보다는 조금 나은 정책을 편 것은 틀림없다고 보지만,이는 분명 그를 선택한 51% 친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대통령은 자신을 반대한 49%를 친구는 아닐망정 적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를 지지한 51%의 친구들과는 끝까지 함께 가야한다.어찌 자신에게 반대표를 던진 49%가 좋아할만한 정책을 펴고 51%친구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할 수있는가.

그는 부동산 빼고는 잘못한 게 없다고 했다.부동산은 실패작이 아니다.나의 책 제목에서도 제목을 그리 뽑고 편집자가 내용을 쳐내서 그렇지 정부에서는 맘만 먹으면 언제든 부동산을 죽이고 살릴 수있다.그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하지 않았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은 일부 지역만 빼고는 적정한 측면이 있다.그리고 그 나쁜 경기에 부동산에 취하지 않았다면 국민들은 아마 미쳤을 것이다.김영삼과 김대중 정권이 망가뜨린 부동산 정책과 IMF를 그가 뒷설거지 한 것은 웬만한 국민은 다안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앞에서 열거한 정책의 실패가 더 크다.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노정권의 전례 때문에 막가파식정책은 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야당이 반대하고 국회가 반대한다고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하며 복지 노동 외교 통일 등 주요정책에서 어젠다를 설정 못하고 야당에 끌려간 실패는 어찌해야 되는 것인가.

그는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를 하고 있다고 본다.성공은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된다.깨끗한 정치 권력의 오남용 근절 공무원의 봉사의식 고취 등 많다.

다음에 한나라가 정권을 잡을 지 알수없지만,만약 그들이 잡는다면 어떻게 한국호를 이끌지 궁금하다.경제에서는 노무현씨의 강제적 경기부양이 없었기 때문에 좋아질 가능성이 많다.그 호경기를 국민에게 얼마나 돌려줄지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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