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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오래 묵힐수록 가치 높아져…강남엔 관심없어
개그맨과 개그우먼 결혼 1호 커플인 최양락씨(48)와 팽현숙씨(45).최양락씨는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여전히 입담을 자랑하고 있지만 은퇴한 팽현숙씨는 부동산투자의 숨은 고수다. 주변에는 팽씨가 20여년간 자영업과 부동산 임대업 등을 통해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팽현숙씨는 1985년 제3회 KBS 개그맨 콘테스트로 데뷔했지만 1988년 10월 개그맨 선배인 최양락씨와 결혼 후 방송 활동을 접었다. 20대 못지않은 날씬한 몸매에 세련된 옷맵시를 자랑하는 팽현숙씨를 지난 26일 경기도 남양주 덕소에 있는 '팽현숙의 순대국'에서 만났다. 순대국집은 1년6개월 전에 차려 대박을 쳤다. 그래서 '주식회사 PK' 란 순대국 프랜차이즈 회사를 차렸다. 팽씨가 대표이사다.
팽씨는 최근 재기에 성공한 최양락씨의 숨은 내조자로서,20여년간 부동산 투자를 해온 투자 노하우를 담은 책 '팽현숙의 내조 재테크'를 오는 7일 출간할 예정이다.
▶부동산 투자의 고수라고 하던데요. 주로 어떤 투자를 하시나요.
"아파트 임대업을 해요. 스무 살 때부터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어요. 처음 시작할 땐 집을 샀다 팔았다 하면서 재미를 느꼈죠.본격적으로 임대업에 눈뜬 건 10년 전 호주에 다녀오면서였어요. 호주는 집주인과 매수자가 얼굴도 보지 않고 중개업자가 모든 일을 처리하더라고요. 앞으로 한국에서도 임대업이 활성화되겠다는 감을 잡았죠.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임대업을 시작했어요. 그 당시가 98~99년도였는데 역세권 아파트에 주로 투자했죠."
▶그때도 장사를 하면서 임대업을 병행하신 거죠.
"그렇죠.부동산 투자에는 현금이 필요해요. 대출을 받으려면 은행 이자를 낼 수 있는 현금이 돌아야 하니까요. 특히 신용도가 중요한데 아무리 돈이 많아도 현금이 없으면 돈줄이 막히니까 큰일나죠.처음 옷장사로 시작해서 전원카페,커피숍,음식점 등 계속 업종을 바꾸면서 장사를 했어요. "
▶20여년 부동산 투자를 하셨는데,가장 중요한 게 뭔가요.
"장기적으로 보고 무리수를 띄우지 않는 거예요. 급하게 먹으면 항상 체해요.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죠.남들이 좋다고 하는 데는 절대 투자하지 않아요. 특히 강남엔 관심이 없죠.주로 저평가된 땅을 찾는 편이에요. 수도권 위주로요.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남들이 좋다고 해서 들어가면 꼭 손해를 보고 나오더라고요. "
▶최근 인천 청라 등 청약시장에 사람들이 몰렸는데,묻지마 투자라고 보시는지요.
"냄비근성이라고 봐요. 전형적인 묻지마 투자식 투자죠.저도 그렇게 해 봤어요. 하지만 그 지역에 대해서 잘 알고 제 판단에 의해서 들어가야 해요. 부동산도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아요. 쉽게 하면 결국 쉽게 망해요. "
▶지금은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 편인데요.
"경기가 어려울 때는 부동산 매매가 잘 안되니 특히 지나친 대출을 삼가고 대신 현금을 확보해야죠.몇 천 평을 개발하여 타운하우스를 지어 놓고 빚더미에 앉은 사람을 봤어요. 멋지게 집을 지었는데도 분양이 되지 않아 계획에 차질을 빚었죠.20억원이 넘는 대출이자를 갚느라 허덕이고 있어요. 부동산은 잘못 손대면 재산이 아니라 큰 빚덩이가 될 수 있어요. 감당할 수 없는 이자가 많을 때는 100억원짜리 부동산이 있다 한들 '땅 거지'가 될 수 있으니까요. 최소한 이자를 감당할 수 있고 현금 회전이 될 때 부동산에 자금을 묻고 대출을 받는 것이 좋아요. "
▶지금 부동산 시장에서 일반인에게 투자 조언을 한다면.
"대단지 역세권 아파트를 추천하고 싶어요. 특히 소형 평수로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상가 투자에 관심이 많죠.이제 노후를 생각해야 하니까요. 과거에는 10년 정도 장기로 묻어두는 투자를 했었는데 이제는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많죠."
▶덕소 순대국집 땅은 직접 고르건가요.
"네.시간이 날 때마다 남들이 보지 않는 저평가된 땅을 보러 다녀요. 돈이 많은데 왜 투자를 하겠어요. 아직도 수도권 주변엔 저평가된 좋은 땅들이 있어요. 그런 땅들을 찾아서 투자를 하는 게 좋죠.지금도 다른 창업 거리가 없는지 보러 다니죠."
▶남편 최양락씨에게 땅문서를 선물하셨다고.
"하하.네 그랬어요. 남편이 일이 없어 의기소침해 있을 때 기를 북돋워 주고 싶었죠.그래서 남편 몰래 땅을 하나 사서 남편 명의로해서 선물해 줬어요. 그렇더니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남편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뿌듯했어요. 요즘은 남편이 장난치는 말로 '또 땅 사달라'고 조르곤 하죠."
▶주식 투자는 안하고 부동산에만 투자하신다고 들었어요.
"주식은 항상 신경을 써야 해요. 하지만 부동산은 특성상 투자한 후 시간대별，하루별로 체크하는 일이 없죠.사 놓고 그날부터 없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는 게 미덕이에요. 이게 부동산의 매력이죠.
부동산은 오래 두고 놔두어야 돈이 돼요. 절대 짧은 시간에 돈이 되지 않아요. 내가 저걸 100만원 주고 산걸 뻔히 아는데，금세 150만원에 판다고 누가 사겠어요? 땅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서 주인이 신경 써서 꾸미면，그 만큼의 노력을 쳐 줘요. 그러다보면 전체적으로 땅값도 오르고，평균 땅값 오른 것 플러스해서 가치가 더 올라갈 수 있죠.그렇게 10~20년 땅을 가지고 있는 것은 투자죠.투기는 아니고요. "
▶돈관리 비결 좀 알려주세요.
"통장을 나눠서 관리해요. 고정 지출용 통장에 대출 원리금，아파트 관리비，각종 공과금，보험료 등 고정 지출을 자동 납부하게끔 만들어요. 가계부로 한 달 고정 지출을 예상해 놓았기 때문에 금액에 맞춰 입금하죠.예비통장에는 경조금이나 비상금을 예치해 두고요. 투자통장으로는 부동산 임대사업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모두 저축해 놓았다가 계획한 목돈이 되면 적당한 투자를 해요. "
▶부동산 고수이기도 하지만,내조 9단이라고 들었어요. 진정한 내조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21세기 내조는 재테크라고 생각해요. 대부분 집에서 살림하는 여성들이 남편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남편이 10을 벌면 아내도 10을 버는 게 내조라고 봐요. 그래야 남편도 기를 펴고 긴급 상황이 생길 때 대비할 수 있으니까요. 또 한가지 덧붙이자면,내조는 상대방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거예요. 남편도 저한테 항상 '하나엄마는 크게 성공할 수 있어'라고 격려해줬고,저도 남편한테 '다시 기회가 올거야.다시 한번 일어날 수 있어'라고 말해줬어요. 말이 씨가 된다고.진짜 남편이 재기에 성공했잖아요. "
▶부부간의 내조,외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참.여성의 경우 몸관리도 재테크인 것 같아요.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버리지 말아야 해요. 아줌마가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죠.긴장된 생활이 비결이에요. 개인적으로 현관 중앙에 체중계를 놓고 매일 오갈 때마다 체크를 해요. 20여년간 43㎏을 유지하는 비결이죠."
▶끝으로 민감한 부분인데,지금까지 얼마나 벌었나요? 주변에서는 100억원대 부동산 부자라는 말이 있던데요.
"그건 절대 비밀이에요. 기사가 잘못 나가면 세무서에서 조사받아요. 상상에 맡기겠어요. 그냥 제 꿈이 별 5개짜리 호텔을 가지는 거라고 해주세요. 그건 20년 전부터 꿈이었어요. "
▶별 5개짜리 호텔이면 얼마나 하나요.
"적어도 수천억원대는 되지 않을까요. 꿈이야 누구나 다 꿀 수 있는 거니까. 재산 얘기는 여기까지만 해요. (웃음)"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팽현숙이 전하는 부동산 투자 10계명
1.장기적으로 보고 무리수를 띄우지 마라.부동산은 오래 두고 놔두어야 돈이 된다.
2.올인하지 마라.반드시 잘 된다는 보장이 없다.
3.적은 투자부터 시작해라.투자금이 적으면 회수금도 적으니 욕심을 버려라.
4.절대 혼자 다 먹지 마라.수익금의 20~30%는 관계자들과 나눠먹어라.
5.부동산의 가치는 주인이 들인 정성만큼 오른다
6.부동산중개사를 내편으로 만들어라.특히 복비는 깎지 마라
7.임야를 대지로 형질 변경해 명품 땅으로 만들어라
8.부동산 투자를 할 때 70~80%는 자기자본으로 해야 한다
9.'카더라 통신'에 휩쓸리지 마라.잘 아는 지역에만 투자해라
10.시세보다 저평가된 물건을 고르는 안목을 키워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