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10 23:10
http://blog.drapt.com/jang186/91130186990354 
내 나이 어느새 32..
부모님에게 일원 한푼 물려 받을 재산없는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
작년 가을에 결혼을 하고 우리 마누라와 알콩달콩 살아보자고
매일을 다짐하며 살건만...
그 놈에 집이 뭔지... 가끔 구경삼아 모델하우스를 가보면 어쩜 그리도
살고 싶게 만들어 놨는지...끝내주는 평면과 최신의 인테리어...
근데 분양가는 왜 이리도 비싼지...거기에 또 피까지 붙는다니
우리나라가 이젠 정말 돈 많은 나라가 됐나봅니다...
몇억씩 되는집이 이리도 많다니...근데 그많은 아파트중에 아직
내집이 없다니...
집을 알아보러 다녔죠...하지만 전 10년동안 죽어라 모은게
1억 5천정도...이 돈이면 26평짜리는 헌아파트도 못사겠더라구요..ㅠ.ㅠ
남들은 몇천 만원씩 융자 얻어 잘도 사더만 말이 좋아 융자지
그게 빚 아니겠습니까? 원래 남의돈 쓰는게 겁나서 여태까지 카드한장
안 만들어본 저에게 융자란 너무나 싫은 선택이였죠.
그리고 아무리 저금리라고 하지만 얼마간의 이자부담도 전 너무 싫었습니다.
내가 없으면 안쓰면 그만이지 빚까지 얻는다는게...
하지만 미친X 널띠듯 오르는 집값...자고 일어나면 얼마가 올랐니...
누군 분양권 사서 얼마를 벌었니...역시 상대적 박탈감 이라는게 절대적
빈곤보다 무섭다는걸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도 시류에 편승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1년전. 별생각없이 청약저축통장을 만들어 놨었죠..
사실 그때는 무슨 분양보다는 한달에 10만원씩 저금한다는 생각에 만든 통장...
무장정 10만원씩을 부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저에겐 희소식이 들렸죠...상암동에서 50년 임대 아파트가 나온다는 겁니다..
마침 제가 사는곳이 마포였고 직장은 광화문...그리고 모든 생활연고지가
상암동 근처라서 저에겐 최고의 입지였죠..
조건을 알아보니 실평수 15평...흔히 남들이 말하는 22평형 아파트였고
보증금 1천 9백에 월 26만원씩...하지만 월세를 내기 싫으면 보증금 6천6백에
전세도 가능하더군요...담에 애가 하나 있어도 충분히 살만한 크기였죠..
전 주저없이 거길 신청했습니다...50년 임대 아파트에 상암동...그리고
새 아파트가 전세 6천6백이면 너무나 훌륭한 조건이였죠...
그리고 분양이 안되는 아파트라 청약저축 통장을 분양 아파트에 한번더
쓸수 있다는 것에 많은 매력을 느끼기도 했구요..분양 아파트를 받아서
분양권 전매를 하게되면 계속 임대아파트에서 거주가 가능했기에 전 속으로
그래...요걸로 요번 6월에 분양하는 삼산지구를 분양받자...그리고 분양권
전매를 해서 임대 아파트 보증금을 내자...작년에 분양한 삼산지구가
지금 피가 일억아는데...라는 생각을 했죠...
근데...
그런데....
분양권 전매 제한이라는 핵폭탄이 터졌습니다...
전 생각했죠 내돈 몇천 만원이 날아가는구나...라고...
하지만...하지만 말입니다...
어느새 내가 어이없다고 생각한 그 피라는걸 받아보려고한
내ㅡ 자신을 발견했죠...
부끄러웠습니다...
내가 만일 이번에 분양 받아서 전매를해 몇천의 피를 받는다면
결국 그돈은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겠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돈이라면 남들한테도 중요한 돈인데...
그 돈 몇천만원을 꿀꺽하려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전 한달에 한 3백정도를 법니다...
그리고 2백정도를 저금하죠...
일년 모으면 2천 4백쯤 됩니다...근데 저는 몇천이란 돈을 그냥 꿀꺽
먹으려 했던겁니다...
누군가가 힘들게 땀흘려 번돈을 말입니다...
그래서 전 오늘 생각했습니다...
내가 지금 당장 얼마의 손해를 보더라도
정부의 이런 방향은 옳다...라고요..
남들은 이런 저를 비웃을지 모르지만 분양권 전매제한이 저에게 준건
어떤 앞으로의 시장 동향이라던가 이런게 아니구요...
나를 돌아볼 기회를 준것 같습니다...
어느새 간이 커져 누군가의 몇천 만원을 꿀꺽 하려한 나를....
내가 잃은건 얼마의 돈일줄 모르지만
내가 찾은건 나의 마음입니다...
그런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0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