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새벽은 시리도록 차갑고 밤은 짙었다.

우르르... 연무대역에서 신병들을 가득 싣고 출발한 열차는 천안역에 일부병력을 내려놓고 엄청난 몸통을 흔들며 다시 출발한다. 싸구려 털실로 짠 듯 까칠한 군용내의는 삼등열차가 쏟아내는 히터연기에 이내 건조해진다. 피곤함과 불안감이 밀려오는 새벽녁...

'용산역에 도착해야 좋은곳 받는다 안카나...'

힘좋게 생긴 촌놈이 옆자리에서 중얼거린다. 열차는 수원역에 다다랐다. 헌병이 명단을 부르고, 수원 병력을 하차시킨다. 호루라기 소리가 멀어지고... 기차는 다시 어둠을 뚫고 달린다. 창밖에 쏟아지는 하얀 것들...눈...눈이 온다.

얼마나 달렸을까? 용산역에 도착했다.

' 아, 여기가 서울이구나' '용산'

3분의 1쯤 되는 병력이 용산역 광장에 내려서 도열하고 호출하는데로 무리지어 섰다. 5명, 3명, 2명, 1명. 내가 속한 무리는 무려 30명이 넘어 보인다. 30분쯤 지나니 신병을 인수하는 차들이 광장으로 속속 도착한다. 짚차, 승용차 그리고 버스.

'저건 국방부'
'저건 수경사...'

검은색 승용차는 지금 생각해보면 보안대나 정보사였던것 같다. 수많은 우리 병력을 실어갈 차는 한참동안 오지 않았다. 한시간 반쯤 지났을까? 커다란 크기의 60트럭 2대가 도착했다. 새벽녘 새까만 선글라스를 쓴 장교하나가 트럭앞자리에서 내리더니 이내 고함을 지른다.

'머리박아! 일어서!! 동작봐라!!!'
'각자 따블백을 들고 트럭에 탄다! 실시!!'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끝이 안 보이게 멀게남은 군대생활... 트럭은 검은색 매연을 뿜으면서 어디론가로 출발했다. 멀리서 '용산역'을 출발하는 열차의 기적소리가 들려왔다. 1981년, 나의 가슴아픈 크리스마스 이브의 추억이다.


2006년, 용산은 서울의 중심이다.

수십년간 남산과 한강을 끼고 서울은 급팽창해 갔다. 지금, 용산은 서울전역 어디든지 25분이면 갈 수 있고 KTX나 고속도로진입으로 지방과의 연계도 수월한 핵심지역이다. 또한 10년 후 상전벽해가 예상되는 지역 1순위이다. 따라서 집값 땅값도 이러한 가치만큼이나 무난히 오르는 편이다. 1960년대, 70년대 정부의 강한개발의지가 오늘의 강남을 만들어 냈듯이 정부가 얼마나 강북을 재개발 하려는 소신과 행동력을 가지고 있는가가 강북의 미래를 결정한다.

용산은 현 정부가 꿈꾸는 “U턴 project”의 대표지역이다. 용산의 발달된 교통망과 계획된 대규모 용산공원 그리고 81만평 대형공원주변으로 들어설 높은 층수의 주상복합과 업무시설 등을 기반으로 강남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신도시를 만들 예정이다. 용산이 강남보다 우월한 것은 이미 갖고 있는 기존의 비싼 인프라다. 대표적인 것이 여의도증권가나 방송타운과의 짧은거리,“도심”이라 불리우는 4대문 안의 대형 업무시설과의 근접거리, 고속도로, 서울역, 용산역, 김포 및 인천공항과의 강남보다 가까운 이동거리 등이다. 대부분의 언론과 정부 핵심기관도 강북 도심 안에 포진해있다.

강남은 테헤란로가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프라임 빌딩임대가격과 철도, 항공 등의 이용편리성에서는 강북에 많이 뒤진다. 용산은 동부이촌동과 서빙고동, 한남동, 이태원을 기반으로 새로운 꿈을 꾼다. 반환되어지는 신도시크기의 100만평 새 땅을 한국대표 공원과 주상복합 타운으로 만들고, 용산역으로 들어올 예정인 고속전철 신 분당선과 경의선, 공항철도 등을 매개로 사통팔달의 교통중심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용산의 개발예정 청사진이 그려진 지역은 이러한 이슈를 바탕으로 주택가격과 재개발 구역 지분이 최근 1년간 대부분 2배 올랐다. 땅으로서의 효용가치가 눈에 띄게 상승된 것이다.


◈동부이촌동과 서빙고동

용산의 핵심주거지역이다. 이른바 상류층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몰려 산다. 이곳의 특징은 상류층 주택지로서의 수준을 유지 한 것이 꽤나 오래 되었다는 것이다. 총15만평 정도의 면적에 약 1만세대, 인구는 약 3만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 아파트지역이고 평수도 큰 편이다. 불과10년 전만해도 동부이촌동과 서빙고동을 잇는 블록의 최고부자들은 동부이촌동 깊숙한 곳에 위치한 신동아 아파트 거주자들이었다. 대형평수에 돈 씀씀이가 크고 생활수준이 높아 동네의 가장 큰 아파트 단지로서의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수년간 재건축된 프리미엄 아파트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동부이촌동 아파트 지형도에 변화가 왔다. 그중 눈에 뜨이는 것이 외인 아파트 재건축부지로 일반 분양된 LG 한강자이이고 그다음이 한신,청탑아파트 재건축물량인 삼성리버스위트이다.

이곳 또한 대부분 한강변 조망권의 강도로 가격이 형성된다.그 다음이 중대형이 제법있는 이촌역 근접의 대단지 한가람과 한강대우아파트다. 초입의 동부센트레빌도 조망권은 최고지만, 최고평형 40평으로 고급수요에 비하여 아파트 평형이 적고 강변에 너무 인접해 소음이 심한 편이다.그외의 다른 중층아파트들은 리모델링을 준비 중이거나 검토 중이다. 그러나 막상 이주시점이 임박해 오면 조합원들이 하나 둘씩 발을 뺀다. 추가부담금 대비 확실한 아파트가격 상승이 머릿속에 계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동부이촌동은 완전한 평지에 사통팔달 교통여건으로 아주 살기 좋은 주거지역이다 .

그러나 세대수 대비 전체 상업시설의 비율이 적고 상가마다 크기도 작아서 장사는 잘되는 편이지만 이용자들은 불편하다. 실평수 25평이면 이 지역에서 최고크기의 상가에 속한다. 압구정동과는 달리 패션거리나 대형고급 백화점도 없다. 백화점을 이용하려면 소공동 롯데나 회현동 신세계, 반포 메리엇신세계까지 나가야 된다. 그래도 사람들은 동부이촌동이 좋다고 한다. 그만그만한 사람들이 섬마을처럼 몰려 사는, 편하고 익숙한 분위기가 담겨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 동부이촌동의 제일 큰 단지 한가람 아파트

1998년 9월 아직 열기가 가시지 않은 듯 여름의 태양이 이글거렸다. 강남에서 수입가구점을 운영하던 K씨는 거의 파산상태로 동부이촌동에 들어왔다. IMF의 폭풍은 7개월만에 그의 집을 뺏아가고 급작스레 돌아온 어음은 그를 신용불량자로 만들어 버렸다. 이촌역 앞 한가람 아파트 25평형... 방3개, 화장실 한 개짜리, 복도식으로 재건축된 APT다.

K씨는 빚에 몰려 50평대 압구정동 아파트를 급히 처분하고 2,036세대 대형단지가 입주중인 한가람 아파트 25평을 6,500만원 전세로 얻었다. 아내와 3명의 자녀, 5명의 가족은 반으로 줄어버린 자신들의 주거공간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른 집보다 훨씬 많았던 가구들을 다 처분하고 안방에 장롱 하나, 침대 하나만 겨우 들여놓았고 아이들 방은 몸만 경우 눕힐만한 상태였다. 복도식 아파트에 1면만 베란다가 있고 2평이 채 안되는 방 2개에 4평짜리 안방하나, 3평의 거실, 1평 조금 넘는 화장실 한 개, 거실에는 TV를 볼만한 이격거리가 나오지 않았고 싱크대에서는 안방까지 음식물찌꺼기 냄새가 올라왔다. 새삼 집의 소중함을 느꼈다.

K씨는 좋은 것만 생각하면서 어려움을 이겨가기로 마음먹었다. 이촌동 조기 축구회에 가입하고 공무원시장에 조그마한 공간을 얻어 인테리어 가게를 냈다. 시장상인들을 사귀면서 한창 입주중인 동부이촌동 새 아파트들의 개조공사와 헌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조금씩 따냈다. 밤 9시쯤 가게문을 닫고 공무원 시장 한켠에서 치킨 반마리에 소주 1병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익숙한 동네길이어서 너무 편했다. 집도 가깝고 평지에 시원하게 부는 바람... 조금씩 수입도 늘어간다. 작은 집에 들어오면 아직도 내곁에 있는 아내와 예쁜 자식들이 모여 있으니 용기가 난다.

K씨는 1년만에 동부이촌동 전체를 파악했다. 그리고는 2년만에 한가람아파트 옆에 새로 입주중인 대우한강아파트 33 평으로 옮길수 있었다.
동부이촌동의 장점은 직장이 구역 내에 있으면 차가 필요없는 곳이다. 완전한 평지로 걸어다니면서 모든 동네 구경과 쇼핑을 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이웃 사람들을 만난다. 그것이 다른 곳과 다른 동부이촌동 특유의 분위기다.

동부이촌동 한가람아파트는 동부이촌동 최대 단지로 1968년에 지어진 공무원 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파트다. 시공사는 건영으로 재건축 시공중에 부도를 냈다. 결국 공사기간은 늘어지고 아파트의 질도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43평, 33평, 25평 총 2,036 세대로 구성된 한가람 아파트는 1998년 9월 IMF 한가운데에 입주를 했다. 입주당시 2억 5,000만원 정도이던 33평형 한가람 아파트는 입주 후 꾸준히 올라서 지금 9억원이 넘어간다.

한때 전성기를 구가하던 건설회사 건영은 “재건축에 돈 있다.”라고 판단하여 엄청난 재건축 물량을 수주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동부이촌동 강촌아파트(건영1차)와 한가람아파트(건영2차)다. 한가람 아파트는 대형단지 메리트와 전철역 인접으로 아주 인기가 높다. 용산민족공원 계획이 구체화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이촌역에 들어오면서 이촌역 지하차도와 철도건널목 등 동부이촌동에서 용산동쪽으로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길에 인접한 아파트들이 몸값을 높였다. 종전에는 한가람 아파트와 강촌아파트, 코오롱이촌아파트 등 재건축된 33평형 아파트 가격이 비슷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작은방과 주방, 베란다에서 이촌역이 내다보이는 북향은 철길이 붙어 있어서 가격이 높지 않았으나, 공원계획이 만들어지면서 조망권 프리미엄으로 미군부대가 들여다보이는 북쪽 아파트가 가격이 차츰 높아지는 추세이다.

지하주차장이 지하 2층까지 충분하게 있어서 주차상황이 편리하고 새로 인테리어를 하거나 바닥재를 손봤으면 33평과 43평은 오래동안 사는데 큰 무리가 없어보인다. 25평은 그 당시 재건축의 특징을 반영하듯이 방 3개를 넣었다. 전용면적 18.1평에 방3개를 넣으니 아주 비좁다. 거기에 화장실 1개, 베란다 1개로 33평, 43평에 비하여 거주동선이 불편하지만 지역적인 이점이 있어서 아파트 가격은 4억 6,000만원을 호가한다.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미래가치가 가장 우수한 단지를 꼽으면 내가 추천하고 싶은 아파트 단지이다. 그리고 10년 후에 확실히 재건축 되어 있을 아파트 1순위이기도하다.
1960년대,한강맨션은 공유수면매립지구라는 개발 방식으로, 건설회사가 한강에 제방을 쌓아 주택지와 분리하고 한강변 모래밭을 매립해서 택지를 만든 동부이촌동의 대표아파트다. 약 2만4000평의 넓은 대지를 가지고 있고 앞뒤로 뻥 뚫린 한강과 남산의 조망권을 기대할 수 있는 동부이촌동의 중심에 위치한다. 따라서 향후주거가치로도 아주 전망이 있는 재건축 투자대상 물건이다. 입주 35년이 됐지만 아직도 상태가 양호해서 올수리된 집은 바로 옆 LG 한강자이가 부럽지 않다.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거주를 목적으로 주택을 소유한 노년층이어서 재건축에 매달리지 않는다.

한강맨션은 착공 당시엔 거의 최초로 지어진 아파트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최신식 아파트의 개념을 도입한 호화 주택이었다. 일단 위치가 좋고 아파트 평수가 넓다.(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아파트로 공용면적이 적어서 아파트의 평수와 전용면적도 거의 비슷하다.) 한강맨션이 만들어지기 전의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연탄을 때는 방식이거나 중고등학교와 같은 공동화장실을 사용했다. 그러나 한강맨션은 최초로 중앙난방식을 도입해 기름을 때고, 각 집마다 양변기 화장실을 도입했다. 당시 한강맨션은 상상을 초월하는 획기적인 상품이었고 최상류층의 아파트가 됐다. 그로 인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러나 그 아파트 컨셉은 아직도 유효하여 별로 고리타분함이 느껴지지않는다. 따라서 한강맨션을 팔겠다고 선뜻 내놓는 소유자들은 아주 드물다. 한강맨션은 3종 주거지역으로 재건축시 높이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재건축시 의무적으로 지켜야하는 소형평수 의무비율과 개발 부담금, 용적율 제한만 해결될 수 있는 때가 온다면 국내 최고가 아파트가 탄생할 수 있는 위치와 공간을 확실히 확보하고 있는 아파트다.


◆ 용산의 그늘, 서부이촌동

올림픽대로를 타고 압구정을 지나 여의도쪽으로 가다보면 병풍처럼 둘러쳐 남산 전망을 가리고 가슴을 꽉 막히게 하는 연두빛 아파트가 시야에 들어온다. 서부이촌동 대림아파트다. “어떻게 아파트를 저렇게 짓도록 허가해 줄 수가 있을까?” 운전을 하고 올림픽대로를 오가는 사람들은 혀를 끌끌찬다. 동간거리를 띄우지 않고 방패형 설계를 한 설계자나 건설사, 인허가 관청 등이 수십년간 책임져야할, 이시대의 가장 답답한 건축물 중 하나이다. 1994년도에 입주한 638세대의 대림아파트는 이런 이유로 입주자들도 만족도가 높지 않다. 그 외에 강변도로 소음과 경부선, 호남선 열차소음 그리고 조경면적이 적고 일자형으로 늘어선 아파트가 공간활용과 동선에 있어서 불편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다행이 한강으로 이어지는 보행육교가 만들어져 막힌 숨이 트여보인다.

이촌동은 이촌 1동과 이촌2동으로 나뉜다. 이촌1동은 동부이촌동이고 이촌2동은 서부이촌동이다. 지금까지 동부이촌동과 서부이촌동의 풍광이 많이 달랐다. 한강로를 사이에 두고 동부이촌동은 꽤 사는 사람들이 몰려사는 동네이고 서부이촌동은 그렇지 못하는 동네였다. 2005년 들어서면서 대림아파트 뒤쪽의 철도기지창 13만평에 100층 빌딩 개발 계획이 세워지고 서부이촌동에 한줄기 빛이 들어온다. 서울시와 용산구청은 용산역 인근을 국제첨단업무지구로 지정하고 도심화하는 개발계획을 만들어가고 있다. 철도기지창 개발계획이 나오며서 서부이촌동 단독주택과 빌라에도 발빠른 투자자들이 몰려오고 있다. 또한 한강대교 밑에 서부이촌동과 동부이촌동이 반반씩 나누어서 볼 수 있는 새로운 명물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한강대교 중간에 걸쳐있는 노들섬 위에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1만 3,700평의 타원형 섬 노들섬을 전소유주인 건영으로부터 매입해 국제적인 설계공모를 거쳐 입상작을 정하고, 건설 계획을 입안중이다. 섬위에 아름답고 효율성있는 작품이 만들어지면 그 또한 조망프리미엄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서부이촌동은 한강조망 프리미엄을 갖고 있지만 서울역으로 진입하는 철도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이다. 한강을 보고 주거목적으로 집을 사러온 사람들은 철도레일과 낡은 아파트 숲을 보고 발길을 돌린다. 따라서 가격이 오를만한 특별한 이슈가 적었다. 산재되어 잇는 단독 및 연립주택과 중산시범아파트 등 노후화된 주거 건축물이 전체적으로 재개발되고 철도기지창 슈퍼타워건립계획이 급물살을 타면 용산역을 거점으로 한 교통인프라를 기반으로, 동부이촌동 부동산 가격 이상으로 급반등이 예상되는 미개발 지역이 서부이촌동이다.


◈용산민족공원

용산 미8군 출입증은 “신분의 상징”이었다. 특급호텔에 늘어선 최고급 세단에는 미8군 출입증이 붙어 있었고 그 승용차의 주인은 「주요인사」라고 하는 또 다른 표현이 바로 그 네모난 스티커였다. 「US ARMY」라고 쓰인 군용차량 번호판도 서울 시내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특별한 무엇이었다. 부대 안은 아주 넓고 쾌적하다. 잔디밭과 너른 운동장과 연병장,헬기장등 땅의 희소성이나 부족함이 없다. 그 속엔 극장도, 수영장도, 레스토랑도, 볼링장도, 오락실도, 클럽도, 병원도, .......없는게 없다. 서울에서 가장 너른 중심의 평지에 도시속의 도시 100만평, 그곳이 초대형 공원부지로 예정되면서 뜨거운 이슈거리가 되고있다.

건교부는 “용산민족역사공원 조성및 주변지역 정비에 대한 특별법”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공원 활용면적에 있어서 건교부와 서울시의 생각이 아직은 서로 상이하다. 공원조성 관련기관의 대체적인 생각은 미군부대의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 81만평을 공원화하고 도로로 분리되어 있는 산재된 미군부지들, 즉 캠프킴(1만6000평) 아라든가 ,수송단(2만6000평), 유엔사(1만6000평) 등은 상업용지로 매각하여 미군기지 이전자금을 충당하고, 그 자리에 주상복합오피스빌딩이 들어서도록 할 계획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81만평 공원이 만들어지고 그 공원을 둘러싼 높은 빌딩들이 들어서 맨하탄 센트랄파크 주변같은 모습을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용산민족공원 한켠에는 9만3000평에 달하는 국립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건축면적이 1만5000평이다. 약 7만8000평은 아름다운 호수공원이다. 향후 민족공원과 이어지면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같은 고급 문화명소의 역할을 할 것이다.

서울은 그동안 녹지가 많이 부족했다. 24시간 열려있어서 지친 삶을 달랠 만한 공원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서울시민들이 용산민족공원에 거는 기대는 상상 그 이상인 것이 사실이다.


◈한남동

한남동은 전통적인 부촌이다.1960년대부터 부자동내를 형성하기 시작하여 하야트호텔 밑으로 국내의 내로라 하는 재력가들이 몰려 살았다. 교통이 편리하고 남향에 고가 높고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입지로 한남동은 지금도 강남을 능가하는 최고가격지역이다. 한남동의 부촌은 하야트방향 삼성타운 근처의 고급주택지와 유엔빌리지쪽 강변 조망권을 지닌 고급주택지로 이분화 된다. 대부분 넓은 대지면적을 지닌 단독주택이다. 대형 평수의 빌라, 조망권을 확보한 고급 주택시설들이다.

상위 랭킹의 최고가격주택들이 모두 이곳에 몰려있다. 이곳 거주자는 재벌계보의 주택 소유자들이 수백명이며 주거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이 돈 벌면 들어오고 싶은 1순위이다. 단독주택의 군데군데에는 30개가 넘는 외국 대사관과 영사관이 섞여있다. 따라서 동네의 보안과 경비가 어느 정도 자연적으로 유지된다.

한남뉴타운은 한남동,보광동,이태원동,동빙고동,서빙고동 일대 33만 1000평 규모를 추진 중이다. 남산과 용산민족공원의 녹지축에 놓여있고 부자동네 한남동과 인접해 있어 뉴타운 중 선호대상 1순위이다. 다만 지역이 넓고 15층 이하를 지어야하는 남산고도제한구역이라 중층재개발이 쉽지 않다. 시간과의 싸움, 그것이 필요한 재개발 구역이다. 단국대학교 개발계획과 맞물려 대량의 신규아파트가 쏟아져 나올 경우 서울시내에서 랭킹에 드는 핵심지역으로 발달할 소지가 아주 높다.


◈시티파크와 파크타워

요즘 오르는 APT의 1순위는 “Green'을 담은 아파트이다. 얼마나 편하게 많은 녹색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최고 아파트를 선정하는 기준이다. 용산민족공원이 구체화되면서 사우스포스트 담벼락에 위치한 시티파크와 파크타워는 연속 상한가이다. 초대형 민족공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아파트는 아직은 시티파크와 파크타워 뿐이다. 그 중 파크타워가 조망권확보 면에서는 훨씬 좋다. 대신 시티파크는 원스톱으로 부대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동선과 네모반듯해서 효율성 있는 유니트 평면을 지녔다.

2007년 7월과 2008년 10월에 입주예정인 시티파크와 파크타워는 용산을 대표하는 주상복합 아파트로 각종 용산개발 계획과 맞물려 공원가시화 시점이면 국내 최고 가격의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 중 눈 여겨 보아야 하는 것이 파크타워 아파트 888세대이다. 파크타워는 재개발로 지어지는 고급 주상복합이다. 용산 남측구역이 준주거 지역으로 지정받으면서 600%의 용적률을 확보하게 되었다. 아파트 부지를 두 블록으로 나누어 한쪽면은 삼성물산건설이 또 다른 한쪽은 현대건설이 시공중이다. 보기드문 삼성과 현대 컨소시엄 인데다가 지하철 4호선과 국철, 신분당선이 들어오는 이촌역을 끼고 있으며 공원과 한강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최고급 조망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위치에 동(棟)들이 가로로 도열해있다. 2008년10월 입주 물량으로, 입주시점에 용산공원 조성사업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더욱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시티파크와 파크타워가 국내 최고의 APT로 될 수 있는 또 다른 확신을 주게 된 것은 용산 국제센터구역의 주상복합타운 지정이다.

시티파크에서 용산역에 이르는 한강로 3가 일대 2만 2770평은 용산의 대표적인 슬럼 화된 지역이다. 시티파크나 파크타워를 사기 위해 온 사람들도 시티파크 서(西)측면의 지저분하고 낡은 지역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이제 그곳도 재개발 계획이 확정되어 최고 40층의 빌딩과 30~60평대의 중대형 주상복합촌으로 거듭날 것이다. 2006년3월의 국제빌딩 주변 특별계획구역 지정은 시티파크와 파크타워의 거래 가격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 구역 중앙에는 전체면적 20% 수준인 5470평 규모의 녹지 공원이 조성되며 민족공원에서 용산역에 이르는 아름다운 녹지보도도 계획되어 있다. 국제센터구역과 용산사이의 18000평 용산역전면지구도 구역지정을 받았다.

텍사스라 불리우던 역앞의 홍등가가 사라지고 40층짜리 주상복합촌이 들어선다. 이촌역에서 용산역까지 약 20개의 오피스빌딩과 주상복합 건물이 줄줄이 만들어질 계획이다. 이 정비계획이 완성되면 명실공히 서울의 부도심이 된다. 용산공원과 용산역,국제센터주변 개발계획으로 눈에 띄게 혜택을 본 곳 역시 시티파크와 파크타워다. 가장 녹지에 가깝고 주거지역으로 적합한 위치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2011년이 되면 블록 전체의 윤곽이 드러난다. 서울에서 최고로 치는 고급주상복합 단지가 형성되는 것이다. 입주 시 아파트 가격의 상승은 바람을 타면 분당 정자역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자역 일대는 무리지어 늘어선 새 주상복합들과 신분당선 계획과 유럽풍 상권의 조성으로 타워팰리스의 평당 가격을 능가하는 급반등을 했다. 아직 곳곳에 정비예정구역이 남아있는 손댈것 많은 용산역주변은 개발계획이 절반도 나오지 않은 듯하다. 줄줄이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용산공원 구체조성안, 철도기지창부지의 초고층빌딩 건설계획등과 겹쳐 밀려드는 바람은 70년대 강남의“영동지구”못지 않을 듯하다.


◈열악한 용산학군

용산은 이른바 5학군(종로,중구,용산)권역이다.
그러나 막상 용산에서 꼭 가고 싶은 학교는 드물다. 한강로의 한초등학교는 옥상을 운동장으로 쓰기도 한다. 그나마 좋다던 수도여고는 보라매공원으로 이전했고 용산고등학교는 여전히 남산 밑에 자리해 있으나 강남에 밀려 명성이 옛날만 못하다. 시티파크와 파크타워 앞에는 인기가 시든 용산공고가 있고 동부이촌동에는 신용산 초등학교, 용강중학교, 중경고가 있는데 동부이촌동 학교들이 용산에서는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학교시설이나 규모면에서 고급아파트 거주자들의 눈높이와는 차이가 난다. 이번에 보광동 정수장부지에 용산 국제학교가 신설됐다. 용산국제학교는 수영장, 체육관, 식당 등 동양최고수준의 교육시설을 갖추었으며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1000명 정원의 학교로 개교했다.

외국인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기관이나 한국인 학생도 정원의 30% 정도를 채울 계획이다. 외국인 자녀는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입학 가능하고, 한국인 자녀는“5년이상 해외거주'라는 일정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대학교는 단국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가 있다. 한남동 단국대학교는 금호건설 컨소시엄에서 주택단지로 개발계획 중이고 숙명여자 대학교는 진입로가 수월하지 않은 곳에 위치해 100년 역사에도 불구하고 크게 발전되지 못한 편이다.

용산이 정말로 제대로 된 주거단지로 개발되기 위해서는 교육인프라를 제대로 갖춘 초등학교와 중학교, 사립고 등 좋은 학교들이 미군부대 이전지에 개교 되어야 한다. 용산은 최첨단 빌딩과 고급주거시설들이 들어서므로 점점 더 상류층 인구가 늘어날 소지는 많은데 그에 맞는 제대로 된 교육환경이 따라주지 못한다면 용산은 주거지로서 또 다른 풍요 속에 빈곤이라는 문제점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넓은 캔버스위에 초록을 담는 신나고 즐거운 작업이 시작되는 곳이 용산이다.


<신동아, 봉준호의 아파트>,출처 : 닥스클럽 닥텅봉의 부동산 재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