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초광역권 4대벨트 기본구상 (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 = 지역 균형발전과 광역경제권간 연계, 국경을 초월한 개발 협력을 목표로 국토를 4대 권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초광역권 4대 벨트 기본구상'이 2일 확정됐다. kirin@yna.co.kr

(수원.부산.광주=연합뉴스) 박기성 정학구 기자 = 2일 정부의 '초광역권 4대 벨트 기본구상'이 공개되자 전국 지자체들은 일제히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9월 발표된 지역발전 5개년 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이 구상은 우리 국토를 남해안, 동해안, 서해안, 남북 접경지역으로 나눠 지역 특색에 맞도록 개발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지자체들은 지역 개발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필요한 제안이 대부분 반영됐다면서 그대로 실행된다면 규제가 풀리고 인접 지역 간 연계 개발이 가능해져 도약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충남 등 일부에서는 정부의 산업벨트와 계획이 지리적인 연계성만을 앞세워 특화된 지역산업 발전에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 접경지역권

경기도 접경지역 자치단체와 주민들은 정부의 발표를 크게 환영하며 개발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다.

경기도는 이미 추진 중인 비무장지대(DMZ) 일원 평화생태공원 조성과 유네스코 생물권지역 지정 작업,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DMZ 종합개발 등 관련 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317억원을 들여 파주 임진각과 연천 태풍전망대 일대에 조성할 DMZ 평화생태공원은 2012년 말 완공을 목표로 이르면 내년 4월 착공할 예정이다.

군사시설보호 등으로 군(軍)과 협의가 진행되지 않던 다양한 사업들도 추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영일 경기도 제2청 DMZ총괄담당은 "이번 발표는 대부분 이미 경기도가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사업"이라며 "정부의 이번 발표가 큰 그림을 그려준 의미여서 DMZ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주시 DMZ 안쪽 마을인 통일촌의 이완대 이장은 "초광역권 구상을 계기로 안보상 이유로 규제를 받는 우리 마을에 다양한 혜택과 지원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DMZ의 상당 부분을 경기도와 공유하는 강원도도 불모지로 방치됐던 접경지역의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8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DMZ관광청을 설립한 강원도는 DMZ를 한반도 평화벨트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들이 정부 구상에 반영돼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갑열 DMZ관광청장은 "정부가 DMZ 전체를 다루는 사업을 추진하면 도가 그동안 해온 사업들이 상당 부분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서해안권

경기도는 정부의 서해안권 개발 구상의 핵심인 신산업벨트(골드벨트)가 도가 추진하는 방향과 맞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도는 안산.화성.평택에 걸쳐 있는 서해안 지역을 개발하기 위한 '골드코스트' 구상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골드코스트 구상에는 화성.안산지역의 해양 및 항공레저 클러스터화, 각종 관광단지 개발 등이 포함돼 있다. 정부의 서해안 개발 콘셉트와 기본적으로 일치한다.

안산.화성의 해양레저사업단지와 종합항공레저단지 '에어파크', 생명공학을 특화한 '바이오밸리', 유니버설스튜디오가 포함된 송산그린시티, 농업체험 테마파크 '바다농장' 등이 골드코스트 구상을 구체화한 것들이다.

박익수 경기도 정책기획심의관은 "도의 서해안 개발 구상과 정부의 개발 방향이 일치한다"며 "중요한 것은 어떤 세부사업을 추진할 것인가인데 우리의 구상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인천시도 서해안권을 동북아의 비즈니스 거점이자 초일류 첨단 산업의 집결지로 성장시킨다는 정부 전략이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한 인천시의 지향점과 일치한다며 반겼다.

인천공항의 이점을 살려 관광, 컨벤션, 비즈니스, 쇼핑 등이 결합한 복합 업무.컨벤션단지를 조성해 서해안 일대를 환황해 경제권의 거점으로 육성하면 국가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충일 인천시 정책심의관은 "정부의 '서해안 신산업벨트' 개발 전략이 구체화되면 인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정부의 벨트별 종합계획 수립 과정에서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경기, 인천, 전북과 함께 서해안권 신산업벨트로 묶이는 충남에서는 기대 못지않게 우려의 시각도 엿보인다.

권희태 충남도 경제산업국장은 "디스플레이는 경기도 파주와 충남 아산, 경북 구미 등이 특화돼 있고 자동차는 울산과 전북 군산, 충남 아산.서산 등이 특화돼 있다"며 "이를 지역으로 묶기보다는 '산업'으로 묶어 육성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주.아산은 비교적 가까워서 하나의 지역으로 묶어 육성할 수 있지만 이들 지역과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구미는 어떻게 연계해 개발할 것이냐고 권 국장은 반문했다.

자동차 분야도 군산과 아산.서산은 가깝지만 울산은 먼 만큼 지역의 개념을 적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남해안권

부산과 경남, 전남으로 이어지는 남해안권은 오래전부터 남해안을 공동으로 개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추진해왔다.

정부의 이번 초광역권 개발구상과 함께 관광투자 활성화 방안이 나오자 3개 시ㆍ도는 규제에 묶여 있던 투자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감을 표시했다.

부산시는 부산ㆍ광양 일대 항만시설을 확충해 배후 복합물류단지를 조성함으로써 글로벌 물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 이번에 포함된데 주목하고 있다.

부산시는 또 경남과 울산 등 인근 지역과 연계한 해안지역 광역개발사업 활성화에도 관심을 보였다.

송정부 강서 대저 신도시대책위원장은 "정부의 남해안 선 벨트 구상이 구체화되면 부산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강서 국제 산업물류도시 조성사업도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남도 역시 앞으로 자연공원법과 수산업법상 각종 규제가 풀리면 투자 상담 문의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해상국립공원과 수산자원보호구역도 상당 부분 해제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남해군 물건항 등 국가마리나항 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서는 벌써 민간자본을 유치해 요트 계류장과 리조트, 클럽하우스, 요트수리소 등을 조성해 해양레저산업 발전과 함께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거제시청 김종천 해양수산과 과장은 "마리나 시설은 해양관광의 기초이자 중요 기반으로 정부의 국가 마리나 육성계획을 환영한다"며 "거제 지세포항 마리나 사업에 미국기업 투자를 유치해놓고 있어 이번 발표가 큰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도의 경우 전체적인 윤곽은 그동안 지역에서 요구해 왔던 내용이 반영돼 반기면서도 구체적인 사업내용은 없어 정부 후속계획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또 SOC부문도 기존 사업만 나열됐을 뿐 신규 사업이 없어 아쉬운데다 전남도와 제주도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저터널이 초장기 과제로 넘어간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재권 전남도 광역경제권기획단 과장은 "이미 남해안권종합개발계획 용역이 마무리돼 정부 중앙부처와 협의 중이며 그 내용이 이번에 반영됐다"며 "정부의 권역별 종합계획에 지역개발계획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해안권에 속한 제주도는 남해안과 연계한 크루즈 관광사업을 구상하고 있지만 독립적이고 차별화한 발전전략을 추진중인 지역적 특성 때문에 차라리 수도권과 연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 동해안권

대구ㆍ경북과 울산, 강원 등 동해안권 지방자치단체들도 정부가 초광역권 4대 벨트 기본구상에서 '에너지ㆍ관광벨트' 개발방안을 밝히자 적절한 시기에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크게 환영한다는 분위기이다.

경북도는 "동해안 에너지ㆍ관광벨트 개발은 경북이 녹색성장의 중심이자 환동해권 경제거점 역할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그동한 낙후된 동해안권 개발과 이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동북아 물류 허브항 개발과 해양관광 단지 조성,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등을 담은 '동해안 개발계획' 추진과 울릉도ㆍ독도 국제 자유관광섬 개발, 경주 세계 역사관광 거점도시 조성 등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남립 경북도 관광협회장은 "경주를 비롯한 동해안 관광이 침체기를 맞고 있는데 경주권을 국제 관광거점으로 발전시킨다니 기대가 크다"면서 "경주는 녹색관광 자원이 풍부한 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면 시너지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여기다 외국인들의 경북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면 공항이나 외국까지 운항하는 여객선 취항 등이 고려돼야 하고 컨벤션산업까지 갖춰지면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울산시도 울산과 포항을 연결하는 광역권 개발계획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며 환영했다.

시는 울산과 포항을 연결하는 축에는 국가기간산업인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철강까지 국가기간 5대 산업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4대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선조 울산시 기획관은 "정부와 자치단체가 이처럼 초광역권 개발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게 되면 관련 기업들은 발빠르게 자기 분야를 개척하는데 앞장설 것"이라며 "시에서도 다양한 행정적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삼척, 강릉, 속초 등 강원도 지방자치단체들도 동해안을 에너지ㆍ관광벨트로 구축하겠다는 초광역개발 기본구상에 대해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대수 삼척시장은 "지난해 8조7천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제4 생산기지와 종합발전단지 유치와 함께 삼척을 21세기 동북아 신에너지 중심도시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대관령 옛길 등 자연자원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용역발주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정부의 초광역권 개발 기본구상으로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