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9월 실거래가 정보가 발표되었습니다. 실거래가 정보는 국세청이 급매물 매도나 추격매수는 가급적 배제하고 발표하는 것으로서 실제 하락/상승장에서는 시장의 가격을 잘 못 판단할 수 있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정보가 공유됨에 따라 지나친 아파트값 담합이 사라졌고, 아직도 질이 나쁜 일부 중개업소에서의 가격 장난도 사라져서 시장참여자들에게는 너무도 좋은 제도입니다.

 

거래량이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올 최고치였던 4월에 비해 1/5수준이라니 참으로 심각한 거래량입니다. 이렇게 거래가 안되면 중개업자나 이사업자, 인테리어업자들이 받는 고통도 고통이려니와 거래없이 호가만 내려가는 것은 부동산 경착륙의 가능성이 높아져 하락장이 본격화되면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시장은 언제든지 조금씩 오르 내리면서 안정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면 참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좋습니다만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냄비근성이 있는 것인지 폭등할 때 너무 급작스럽게 올라갔기 때문에 이제 외환위기 이후 처음 맞을지도 모를 본격적인 하락장세가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제가 요즘 매도를 강조하는 것도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고언입니다. 지금 무리한 대출로 끙끙 앓는 사람들이 매도하는 물량을 신규진입자들이 받아준다면 향후 추가하락시에 그 고통이 분담되어 주택시장이 연착륙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꿋꿋이 매물화시키지 않고 지켜나가다가는 하락장에서는 투매가 일어날 수가 있고 그것은 곧 패닉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흔히 주식시장에서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의 패닉은 더욱 심각한 타격을 줄 것입니다.

 

물론 하락장이 안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그것을 누가 알겠습니까만 그 가능성에 대해 냉철히 생각하자는 것이지요. 그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위험을 분산해야 하는 것이 순리이지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버티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보아도 하락의 확률이 상승의 확률보다는 높다는 생각에서 드리는 얘기입니다.

 

담보대출 금리가 또 상승했습니다. 한국은행에서 금리인하를 하고 추가 인하도 검토하고 있지만 지금 은행권은 돈 줄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예금 유치전쟁이 일어나고 있겠습니까? 금융위기의 가장 취약한 업종이 아마 바로 당사자인 금융권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은행의 신용도가 외환위기 때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아직 위험요소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당장 은행 신용위험이 높아지면서 은행채의 금리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러나 돈 빌려주는 은행이 자금 조달비용이 높아지면서 금리는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담보대출자들의 고충은 산 넘어 산입니다.

 

오늘 용인/분당 실거래가 비교 리포트를 올렸는데, 2006년말 대출받아 주택을 매수한 사람들은 지금 최소 1억 이상의 하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출이자까지 합하면 그 손실은 가히 패닉 수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상승 반전보다는 추가 하락의 위험이 더 크다는데 있습니다. 위험 분산을 아니 할 수 없는 상황은 더욱 더 다가오는 듯 합니다.

용인 공세지구 D건설의 20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예정자들은 입주를 2개월 앞둔 13일 용인시청 앞에 모여 항의집회를 가졌다. 입주예정자들은 '이 회사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회사보유분을 다량 확보한 뒤 이를 30%가량 할인해 다시 팔았고 시공사 자금 악화로 시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 상태로는 입주할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경부축 주변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기존 집값이 하락하자 계약해지 및 중도금 납부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높은 분양가를 감수하면서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분양권을 매입했지만 집값 하락폭이 커져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데다 시공을 맡은 건설사들이 자금난으로 부실공사를 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부동산뉴스 2008/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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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의 분양 후유증이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제 용인에서 별로 분양할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상승의 끝자락에서 분양했던 물건들 중에 입주를 앞둔 몇 아파트 단지와 현재 한창 건설 중인 몇 아파트들이 건설사와 심각한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분쟁의 이유는 건설공사가 지체되었다든지, 계약자들의 요구를 건설사가 안들어 주고 있다는지 하는 것이지만 사실상 그 근본 원인은 오직 하나입니다. 기대했던 아파트 가격의 상승이 없기 때문입니다.

 

용인의 아파트는 당첨만되면 프리미엄이 억대까지 올라가는 아파트도 많았습니다. 그것이 잔재되어 있는 많은 사람들은 용인에 아파트만 사면 대박을 맞는 꿈을 꾸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용인에 아파트를 분양하는 건설사가 그 기대치를 한껏 높여 놓았고, 소위 자칭 타칭 용인 전문가?들이 그 바람에 일조하였습니다.

 

지금 아예 계약해지 분위기까지 가는 용인 공세지구 아파트는 가장 우려가 되는 곳이었습니다. 분양당시 고분양가로 미분양이 되었던  이 아파트가 어느날 갑자기 바람몰이를 하는 세력? 덕분에 여기 저기 사람들이 모이며 미분양분이 순식간에 사라졌던 기억이 납니다. 분양 타이밍은 기가 막혔습니다. 용인은 그 당시 불패신화의 중심에 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당시 제 생각으로 미분양이 되야 정상인 이 아파트에 지나친 바람이 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었고 프리미엄까지 주고 매수를 하는 것에 대해 경계를 한 기억이 납니다. 그것으로 인해 계약당사자들로부터 적지않은 공세를 받기도 하였지만 말입니다.

 

상하동의 모 아파트도 그러한 케이스였습니다. 그 당시 중대형 바람이 불면서 사람들은 중대형의 가치가 어느 곳에든지 통하는 것으로 착각하였습니다. 저는 그 당시 분양가격이 평당 1천만원 미만인 30평형대에서나 만족할 것으로 내다보았고 중대형은 이자부담 등을 따져보면 남을 것이 없다고 했다가 또 심한 테클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지금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프리미엄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금의 시장상황이 올 연말 입주때까지 진행된다면 마이너스 프리미엄의 물건도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도 공세지구처럼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역시 대부분의 중대형 평형을 매수한 사람들은 지금 적잖이 고통을 받고 있을 것입니다. 그나마 프리미엄을 주고 매도한 사람들은 다행이지만 그 아파트를 프리미엄을 주고 매수한 사람들은 지금 이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2006년 분양당시가 그러한 들뜬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부추켰고 시장참여자들도 그러했습니다. 그나마 일부만 자제해 줄 것을 역설하였지만 공허한 메아리였습니다. 작년 동천에 분양아파트도 역시 지금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분양가격이 비쌌다고 지금 건설사들에게 이것도 해달라 저것도 해달라 요청하면서 중도금 납부 거부운동까지 하고 있답니다. 이 아파트가 어떤 아파트입니까? 당시 세간의 관심을 끌며 인기리에 분양을 마친 곳입니다. 지금 그곳에 떨어진 사람들과 당첨된 사람들의 입장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떨어진 것이 다행으로 여기는 아파트가 바로 용인에서 나타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동천 아파트는 아마 용인불패 신화의 마지막 기차였다는 생각입니다. 다행이 그곳은 입지가 좋습니다. 지금 당장에는 고통스럽겠지만 실수요자들은 참고 기다리면 괜찮은 아파트입니다. 그러나 위의 아파트들은 그러한 메리트를 누리기도 쉽지 않은 입지입니다.

 

중대형을 매수할 때는 최소한 중고등학교라도 단지 주변에 존재하는지를 파악해달라고 누누히 강조했지만 초등학교 정도 있는 것에 만족하나 봅니다. 자신의 아이들이 초등학교만 다니면 중고등학교는 안다닌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신규로 중대형 집을 사러오는 사람들은 중학교 자녀가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요즘 공부! 공부하는 시대에 중학교를 걸어서 다닐 수 없는 아파트 단지에 누가 비싼 가격을 주고 들어오겠습니까? 이것은 중대형(36평형대 이상)을 매수하시는 사람들이 필수적으로 체크해야할 목록 중 한가지일 뿐입니다.

 

전 그 한가지만 보더라도 당시 그러한 분양광풍에서도 그 아파트들에서는 미래가치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전반적으로 아파트 가치가 내리기 때문에 일시적인 것이라고 보면 더 큰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용인의 상승반전은 상당기간 쉽지 않겠지만 설사 반전되더라도 예전같은 버블수준의 광풍이 불지 않는 한 입지적 열세를 극복하면서 상승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큰 평형은 더욱 더 그러할 것입니다.

 

용인은 참으로 특이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너무나도 복잡한 곳입니다. 분당처럼 획일화된 곳이 아니라서 용인에 아파트를 매매할 때는 특이 주의해야 합니다. 지금 동백택지지구 주변에는 동백보다 더 높은 가격에 분양되어 미분양된 아파트도 있습니다. 전 그 아파트의 분양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사람들이 냉정해지면서 이러한 아파트를 매수하지는 않습니다. 늦게 분양한 것이 건설사로는 천추의 한이겠지요. 그것도 용인시와 줄다리기를 하면서 분양가를 낮춘 것이라는데 지금 그 가격대로 분양을 받을 사람은 없습니다. 분양가격을 대폭 내리던가 사업을 포기해야 되는데 그래 저래 아파트는 열심히 짓고 있습니다. 조만간 분양가격 인하가 나오지 않을런지요.

 

다음 기회에 용인 전반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용인을 심층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면 내집마련에도 당연히 공격적인 방법보다는 안정적인 방법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마련입니다. 그러한 시그널의 하나로 이번 파주 운정신도시의 10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실적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과는 전혀 반대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듯 합니다. 일반 분양아파트는 미분양이 일어나고 있는데 주변보다 그 다지 저렴하지도 않은 장기 임대아파트가 1순위 청약마감되었다는 것은 이러한 안정을 추구하는 심리가 시장저변에 깔려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주택가격이 상승만 하던 시기에는 이러한 10년 공공임대아파트는 인기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당장 매매도 불가능할뿐만아니라 남들 아파트 오르는데 내집이라고 가지고 있어봐야 오르는 맛도 느낄 수 없으니 누가 선호하겠습니까? 그런데 이것이 최근 인기를 끌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두가지 복잡한 심리가 결합된 결과라는 생각입니다. 즉, 향후 10년간을 볼 때 단기적으로는 하락할 위험성이 더 높고 그 후에는 지금보다는 오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지금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럽고 또 마냥 주택을 구입하지 않고 있기에는 향후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 집이라는 이중적인 마음이 자리잡고 있는 사람들의 필요를 가장 충족시킬 수 있는 아파트가 바로 이러한 장기 임대 후 분양되는 아파트인 것입니다. 이 아파트는 향후 주택가격의 변동에 따라 내집으로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주택이라는 상품에 헤지를 하는 수단으로 위와같은 아파트를 선택하는 것이지요. 여기에 장기간 이사 걱정없이 거주한다는 장점은 보너스로 받는 것이지요.

 

그만큼 시장참여자들이 냉정해지고 현명해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최근 2년간의 혹독한 시장이 깨닫게 해준 선물입니다. 무조건 오르기만 할 줄 알았던 주택이 하락하는 국면을 외환위기 이후 처음겪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상 외환위기 전에는 주택에 대한 관심이 지금과 같이 많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부터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마치 주택은 주식시장처럼 전국민이 너무도 쉽게 접근하게 된 상품이 되어버렸습니다. 가격 또한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격대로 오르면서 시장의 볼륨 또한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그러니 지금의 하락 충격은 외환위기 때와는 그 강도에 있어서 더 큰 것이고 그것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큰 것입니다.

 

이번주는 연이어 주택가격 하락 공포를 언론이 앞다투어 기사화하고 있어 심리적 충격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언론은 항상 후발적입니다. 그것은 이미 이런 기사들이 나오기 전에 그 충격은 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미 추석이후에 인기지역의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규제완화가 시장에 최후의 기대감이었는데 그 효과는 시장에 반영되지 못하고 미국발 금융쇼크로 인한 심리위축만 더 해지는 듯 합니다. 문제는 이것이 실물경제의 침체를 가져온다는 것인데 이것이 점차 전세계적으로 현실화되고 있어 우리만 예외는 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전반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면서 시장은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고 있는 시장참여자들이 선택할 길은 매도를 서두르거나 매수를 보류하거나 하는 것이고, 좀 더 실용적인 사람들은 위와같이 장기 임대 후 분양되는 아파트를 선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극히 시장의 여건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결과물인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아직도 단순하게 이제 30% 폭락했으니 매수하면 대박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제는 시장참여자들이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것이 2년간의 학습의 결과이고, 지금의 시장상황이 과거와 같이 좋은 여건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10년 공공임대는 이러한 시장 분위기가 계속되어진다면 가장 인기있는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는 안목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