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 대책 이후 한동안 숨죽이던 아파트 시장이 여름의 끝자락부터 시작하여 추석을 앞둔 지금까지 적지않은 거래량을 동반하며 술렁거리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언론에서도 이러한 동향을 민감하게 보도하고 있고 일부 오버하는 경제신문에서는 이미 아파트 시장이 상승기로 돌아선 듯한 기사를 남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때에는 참으로 시장에 민감한 분들은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입니다. 으례이 이러한 움직임이 있고 나서 시장에 이제 큰 맘먹고 발을 들여놓을 때쯤이면 감히 말도 붙이기 힘들 정도로 가격은 오르고 그나마 매물도 사라지는 현상을 우린 수차례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사람들은 이제 선취매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남들이 사지 않을 때 먼저 선수를 쳐서 심리적 안정을 기하고 또 내가 매수한 아파트가 오르는 그 짜릿함을 만끽하려는 야무진 투자자들이 이제 시장에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시장의 변화라면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름직전에 선취매는 참으로 과감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3.30 대책의 서슬퍼런 대출억제와 각종 규제들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또한 내년 다주택자의 매물 홍수?로 인한 가격하락 심리도 뛰어넘은 용기있는 선취매였기 때문입니다. 자! 그 용감한 선취매의 결과가 지금 열매를 맺으려고 하고 있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여기저기 언론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하여 기사화하고 시장에는 상승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분양가의 상승으로 인한 기존 아파트의 연쇄적인 시세의 상승! 은평 뉴타운의 후분양제 도입 및 용인 등 주요지역의 분양연기 등으로 인한 공급부족이 불러 일으킬 상승 기대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매수자들이 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언제든 매수하려는 그 매수심리가 시장의 어느 호재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이 시장의 현실 속에 아파트 가격은 다시 한 번 강한 상승의 기류를 타고 있는 듯 합니다.

 

조급해진 쪽은 이제 매수자들입니다. 여름까지 매수자 시장 분위기가 이제 인기지역을 필두로 매도자 시장분위기로 급반전되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이제라도 매수에 적극 가담해야 하는 것인지? 조금 더 기다려 보아야 하는지? 추석이후에도 시장분위기가 연장되어 강한 상승의 물꼬를 틀 것인지? 아니면 반짝 상승으로 말 것인지?  오늘은 추석이후의 아파트 시장을 전망해 보겠습니다.

 

결론은 반짝 상승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는 생각입니다.

 

근거를 대라면 이러한 전망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대기가 어렵습니다. 아무리 객관적인 전망치를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전망은 전망일 뿐입니다.

 

제 나름대로 꼬집어본다면 가을 시장의 상승기류는 2000년대들어 흔치않는 일이라는 것을 들고 싶습니다. 이러한 계절적 요인이 왜 나왔는지는 깊은 분석을 하는 연구기관의 과제이겠지만 항상 시장의 폭등은 여름과 겨울의 중심에서 일어났습니다.

 

굳이 시장이 상승할 것이라면 이번 여름이 되었어야 했습니다. 판교라는 대형호재도 있었기에 더욱 더 기대되는 2006년 여름 시장이었건만 올 여름의 시장은 의외로 냉랭했습니다. 그만큼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들이 많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로서는 이번 9월의 상승 조짐은 여름 상승의 기회를 못 잡은 상승을 원하는 기류(세력)가 시장의 반전 분위기를 세우려는 몸부림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한 분위기를 부채질 한 것은 고분양가와 주요 인기지역의 분양연기였는데 과연 그러한 요인들이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뒤엎고 상승기류를 형성할지는 참으로 미지수입니다.

 

여름 시장의 냉랭함이 추석 전까지 이어졌다면 아마 추석이후에는 더욱 시장이 냉각되었을 수도 있기에 반전을 원하는 기류의 움직임이 더욱 민첩했다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결국 사람들에게 추석이후의 전망을 어느 정도 장미빛으로 인식시키는데에는 성공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상승기운을 크게 뒷받침하려면 거래량이 터져주어야 하고 특히 소위 블루칩이라고 하는 강남, 목동, 분당 등지에서 거래량을 동반한 상승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사실상 지금의 상승을 뜯어보면 수도권 저평가지역으로의 매수세력의 확산이라는데 상승 의구심을 가지게 만듭니다. 일례로 최근 가장 상승율이 높은 지역은 파주지역입니다. 이곳은 어떤 곳입니까? 그동안 소외되었던 지역이었지만 파주 LCD 공장 호재와 파주 신도시 호재를 타고 급부상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이 일산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을 일부 상승시키기는 하겠지만 이곳의 대장주로 나서는 힘이 있을런지도 의문시되기도 합니다. 블루칩의 파워가 솔직히 없다는 생각입니다. 일산이라면 몰라도...

 

결국 지금의 상승기류를 면밀히 뜯어보면 소위 저평가 지역이라는 곳에 대한 재평가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상승기류라고 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기류는 바람직한 것이지만 이것이 전반적인 상승기류를 형성하는데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계절적으로도 상승의 기운은 한계가 있지만 블루칩의 움직임이 옐로우칩이나 기타 지역의 아파트에 후행한다면 시장의 힘은 한계가 있습니다. 더욱 이러한 블루칩의 움직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소위 아파트 시장의 큰 손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조심스러워졌다는데에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큰 손의 움직임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아파트로 쉽고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없는 구조가 되었다는 것을 그들이 인식했다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지금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개미들이 너도 나도 먹을 것을 향해 뛰어들고나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봅니다.

 

다행이 1가구 1주택의 실수요자가 이러한 재평가 작업의 일환으로 자기 자본으로 선취매하는 것은 무리가 되어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지금 상황에서도 다주택을 염두해 두고 먹을 것이 보인다는 곳으로 분양권 시장을 기웃거리고 호재가 있다는 아파트 시장을 기웃거린다면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시장은 구조적으로 과거처럼 남겨줄 이익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로서는 다소 급해진 매수대기자(특히 실수요자) 분들께서 이러한 시장의 기류에 편승하여 소위 아무거나 매수하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과거에는 시장의 기류가 바뀌면 아무거나도 돈이 되었지만 이젠 그런 선택은 몇 안되는 내집마련 기회를 사그러뜨리는 큰 실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분위기에 부화뇌동하기 보다는 블루칩의 움직임과 동향에 더욱 민감해져서 전체적인 시장의 움직임을 체크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저평가 아파트가 아니라 블루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