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사업인가를 받은 뒤에는 사업지구 내 공공부지에 대한 점용료를 낼 책임이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재판장 이영동 부장판사)는 서울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조합이 서울시와 서초구를 상대로 “부당하게 징수한 165억원을 반환하라”며 낸 소송에서 사실상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2003년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재건축조합은 사업구역에 포함돼 용도폐지되는 국·공유도로를 착공 전까지 매수키로 서초구와 합의한 뒤 사업인가를 받았다.

조합 측은 2005년 부지 내 용도폐지될 도로 전부를 무상양도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일단 확정판결 전까지 149억여원을 들여 서울시 및 서초구와 부지 내 일부 국·공유지를 사들이거나 대부계약을 맺었다.

조합 측은 서초구가 대부계약 전까지 해당 도로부지를 무단점용했다며 변상금 15억여원을 부과하자 대부료와 변상금 등 165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은 ‘인·허가 대가로 부과되는 수수료 등은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수수료 등’에는 사용료까지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며 “재건축조합이 용도폐지되는 도로부지를 점용했다 해도 점용료는 면제되는 것이고 대부료 납부의무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이 도정법에 의해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날 도로점용 허가를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인가 이후 변상금 부과 역시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서초구청 측은 “지난 10월 같은 법원 민사33부는 3단지 인근 다른 재건축조합이 서초구를 상대로 낸 동일한 내용의 소송에서 ‘사업부지 내 구청 땅은 반드시 대부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며 “이번 판결은 이전 판결 및 국토해양부 유권해석과 전혀 다른 데다 및 현행 도정법을 잘못 판단했기 때문에 곧바로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